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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12구간(버리기미재-장성봉-악휘봉갈림길-은티재-구왕봉-지름티재)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백두대간(完)

백두대간12구간(버리기미재-장성봉-악휘봉갈림길-은티재-구왕봉-지름티재)

無碍人 2010. 12. 13. 23:57
2010년 12월 11일 토요일 구름많고 연무, 오후 맑아짐, 강풍, 체감온도 영하10도이하,천사랑

 

나이들면서 내 몸이 내 맘대로 통제가 안된다는것을 가끔 실감한다.

난 지금까지 모닝콜을 사용해본적이 없다.

잠들기전 낼 아침4시 기상 하고 입력하면 내몸은 언제나 정확히 새벽4시에 기상했는데...

요즘은 그 컴퓨터가 가끔 오작동한다.

오늘이 그렇다. 대간가기로 맘먹고 지난밤에 내몸에 새벽4시기상 하고 입력했는데 아뿔사 눈뜨니 5시가 넘었다.

이런 황당한 일이...대간길이 아침부터 삐그덕거렸다.

나만 믿고 쿨쿨자고 있는 천사를깨워 간신히 6시집출발 영동고속도로경유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나들목에서 예약한

택시를 불러 은티주차장에 주차하고 버리기미재로 이동하니 9시다.

국공파가 길막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기사님 그런걱정 마시란다.

친구가 국공파라고...암튼 버리기미재에 국공파는없고 하늘이 깜깜해지며 눈발이 흩날린다.

오늘 계획을 시루봉 갈림길까지 진행해야 다음구간을 이화령으로 마감하는데...날씨도 심상찮다.

마음은 바쁘지만, 모든여건이 계획대로 될것 같지는 않다.은티재든 지름티재든 탈출로는 많으니 다소 안심은돼지만...

다행히 장성봉을지나니 검은 먹구름은 거치고 해가드문드문 얼굴을내민다.

다만 지난밤에 내린비가 바위에 얼어붙어 미끄럽고 강풍은 종일 우리 발목을 붙들고 늘어진다.

영하2도정도 날씨라는데...대간산행은 능선산행이니...강풍에 체감온도는 영하10도아랜 것같다.

실제로 김밥과 귤이 얼어 이가시린정도니....그리고 군데군데 응달에는 지난번에 내린 눈이남아 발길을더디게한다.

마음이 급하니 설상가상으로 장성봉지나 막장봉에서 알바까지했다.

어디부터인가 눈길에 난 발자욱이,나도모르게 내 GPS가되어 졸졸 따라 가다보니 막장봉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야하는데

계속직진 시모살이계곡 하산지점까지 진행하고 말았다.

다시뒤돌아 합류하는데 30여분 알바를하니 내 컴퓨터는 즉시 계획수정에 들어가고 지름티로 하산하자고 맘먹으니 차라리

편안해진다.악휘봉 갈림길에서 몇번을 망설이다...중간쯤에서 선바위를 줌으로 댕겼는데...시원찮다.

은티지나 주치봉 가는길은 몸도 마음도 많이지쳐 자꾸 더뎌진다.

구왕봉 정상에서니 오늘처음으로 산님을만났다. 중학생정도의 아이둘과 함께 구왕봉 산행에나선 산님부부다.

처음으로 천사랑 한장 인증샷을 부탁하고 지름티재로 하산한다.

구왕봉에서 지름티재로 하산하는길은 오늘만은 만만하지가 않다.

그동안 내린눈과 비가 얼어 빙판이다.조심조심 밧줄과 나무뿌리에 의존해 하산하니 다리가 후둘거린다.

그래도 인증샷은 빼놓을수 없으니 나는 수시로 셔터를 누른다.

지름티도착하니 오후4시다. 하절기 같으면 얼마든지 시루봉 갈림길까지 갈수 있지만 여기서 접기로했다.

동절기 산행은 가능한 4시정도면 하산을 시작해야한다.

더군다나 오늘 날씨는 무섭다. 해가 나는듯하더니 3시넘어서니 바람은 더욱심해지고 체감온도는 자꾸 내려가는것같다.

은티 주차장에 도착하니 5시, 다음구간이 길어진다는 부담을 뒤로하고 4시간만에 인천도착이다. 영동고속도로 호법에서

신갈구간 확장공사로 거북이운행이 문제였다. 잘 안풀리는 하루였지만 무사히 귀가하니 감사하다.

 

1. 산행코스

   버리기미재-장성봉-막장봉갈림길-악휘봉갈림길-은티재-주치봉-구왕봉-지름티재-은티주차장

   (약15km(접속거리포함),7시간(알바,접속시간포함))

 

2. 산행경로

   06:00분 - 부개집출발

   08:10분 - 연풍IC도착

   08:30분 - 은티마을주차장

   09:00분 - 버리기미재 산행시작

                 (지난번 눌재에서 버리기미재 이용한 송면택시이용 이동)

   10:0분 - 장성봉(915m)

               막장봉 갈림길에서 눈위 발자욱따라가다가 알바 절골, 갈림길인 시묘살이 계곡 입구까지 진행하다 되돌아옴(30분 알바)

   12:30분 - 악휘봉 갈림길

                악휘봉까지 왕복 20여분이면 가능하나, 시루봉갈림길까지 가야한다는 목표를 아직수정못하고 서두르고 망설이다 그냥감

                (김밥으로 점심,김밥과 귤이 얼어 체온급강하 서둘러출발)

   14:00분 - 은티재

                 주치봉가는길이 아득하다. 은티하산 직전 전망바위에서 주치봉,구왕봉,희양산을 배경으로 한컷

   14:40분 - 주치봉(683m)

                 표지석은 없고 넓은공터

   15:30분 - 구왕봉(878m)

                 오늘 처음으로 가족산행나온 산님만남

                 전망바위는  봉암사와 희양산 조망이 좋음

                 은티마을이 잘조망되고 은티의 유래가 잘증명되는 곳이다.

                 풍수지리에 문외한이지만 이곳에서 바라본 은티는 내가봐도 큰물에 취약할것같다.

   16:00분 - 지름티재

                 봉암사에서 볼썽사납게 목책을 설치해두었는데...수도의 도량이라 그랬겠지만  다른사람의 통행을 제한하고

                 무슨 도를 닦는지...도닦기의 첫바늘이 잘못끼워진것아닌가...싶다가도 우리나라 최고의 기도도량이니 이해해줘야지...

                 존경하는 성철스님도 여기서....

   17:00분 - 은티주차장

   21:00분 - 인천집도착

 

@ 교통편

    영동고속도로경유 중부내륙고속도로 연풍나들목에서 은티 10분

    은티에서 송면택시 이용 버리기미재(32000원)

 

3. 산행개념도

 

 

 

 눈발이간간히 비치더니 깜깜해진다. 해는 구름속에서 살짝 붉은얼굴을보이고... 

 

 장성봉(915m)

 장성봉은 백두대간의 명산으로 경북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에 속한 산으로 완장리는 대야산,불란치재,곰넘이봉,버리기미재,장성봉

 과 막장봉을 품고있다. 장성봉 정상은 조망이좋아 북으로악휘봉 구왕봉,희양산,백화봉,조령산,월악산 주흘산 대미산이 조망되고

 남으로는 대야산,조항산,속리산까지도 조망되는 이지역의 전망대다.

 

  알바의흔적이다

  눈길발자욱의 마수에걸려 여기까지 가고말았다.

  잘못걸어둔 리본표시도 한몫...이래저래 운수사나운 날이다.

  악휘봉(845m) 

 악휘봉은 괴산군 연풍면과 칠성면 쌍곡리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백두대간의 본줄기에서는 한 발짝 벗어나 일구어낸 절경의 산이다 .
악휘봉의 정상부근은 온통 기암괴석과 노송, 고사목으로 이루어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데 인근의 희양산에 비하여 바위의 덩치가 작을 뿐 모양이나

기묘한 형상은 더없이 아기자기하며 아름답다. 장바우 다리에서 10분쯤 가면 잘생긴 소나무 한그루가 아주 점잖게 서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가리켜

 관송이라 부른다. 벼슬아치들의 관모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 옆에는 입석마을에 골골이 전해오는 얘기를 기록해 놓은 마을 자랑비가 자상하다 .

입석마을에 도착하면 악휘봉 산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
산행코스는 입석마을의 음지말 회관앞 광장에서 마을 가운데로 난 하천을 따라 다리를 두 번 건너 5분 쯤 가면 왼쪽으로 계류를 건너게 되며 수레길을 따라

25분쯤 더 가게 되면 Y자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 쪽 길은 하산 로이며, 왼쪽의 은티골 계곡을 택해 5분정도 더 가면 집바위가 나오는데 6.25때 마을 사람들의

피난처였으며 지금은 비오기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올리는 곳이다. 집바위에서 50m정도 더 가면 반석을 타고 흘러 내리는 계류가 쉼터를 제공해 주고 여기서

물을 채워야 한다. 높은 나무가 하늘을 가린 호젓한 산속 길은 평탄하게 이어지나 , 고개까지 5분을 남기고 가팔라지기 시작하는데 쉼터를 떠나 30분 정도면

은티로 넘어가는 안부 사거리에 닿게 된다. 고개를 넘으면 은티마을이고 왼쪽으로 난 길은 마분봉 가는 길로 30분 정도면 마분봉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잠시 숨을 돌리고 오른쪽 바위를 휘돌아 오르면 몇 군데 훤히 트인 전망 좋은 장소가 있는데, 뒤돌아보면 첩첩이 쌓인 산들과 가까이 마분봉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바위틈새를 맨몸으로도 간신히 빠지는 세미클라이밍 코스를 오르고 안부에서 30분정도면 동쪽 희양산, 구왕봉을 거쳐 온 백두대간이

맞닿고 100미터정도 더 가면 다시 백두대간은 서쪽으로 악휘봉, 덕가산, 칠보산 등 기기묘묘한 바위산을 빚어내고 그 구비를 90도 돌려 장성봉을 향해

줄달음친다. 장성봉 갈림길에서 10분쯤 서쪽으로 가면 악휘봉의 최고 걸작 선바위 앞에 닿는다. 벼랑위에 4미터 정도의 높이로선 입석(立石)은 밑 부분이

파석 형태여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연출하고 있으며 여기서 정상은 2-3분 거리에 있다.
정상에는 악휘봉 표지석이 자그마하게 서 있으며 이곳에서의 조망은 감탄을 금치 못한다 .

북에서 동으로 멀게는 월악영봉에서 부터 신선봉, 조령산, 주흘산 굽이굽이 아흔아홉 고개 이화령이 넘실거리고 동쪽으로 구왕봉, 희양산, 이만봉 서쪽으로

덕가산, 칠보산, 군자산의 위용이 눈앞에 거대한 파도처럼 일렁거린다.
하산은 서쪽으로 난 길을 10분 정도 비탈길을 내려서면 보기에도 아찔한 바위가 앞을 가로막아 도저히 길이 있을 것 같지도 않지만 바위에 40여 미터 밧줄이

그나마 가야할 길임을 알려준다. 짜릿한 전율을 맛보며 기어오르는 바위길은 마치 암벽 등반가라도 된 느낌이다. 힘겹게 올라보면 역시 보는 즐거움이 크다 .

노송과 바위가 빚어낸 형용키 어려운 악휘봉의 모습이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한다. 잠시 숨을 돌리고 가파른 길 (마사토로 미끄럼주의)을 내려서면 하산길의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북쪽의 하산길은 경사가 급해 뛰다시피 하여 내려오게 된다. 안부에서 25분정도면 옹달샘처럼 생긴 계류의 샘에 닿고 목을 축인 후

5분정도 내려오면 올라갈 때의 Y자 갈림길까지 오게 된다. 여기서 입석마을까지는 30분이면 여유 있게 갈 수 있다. (괴산군청제공)

  악휘봉 선바위

 

 

 

  앞쪽부터 주치봉,구왕봉,희양산

  은티재

  주치봉정상

 은티마을

 은티마을은 풍수학적으로 여궁혈에해당하여 그위치가 여자의 성기모양이라 민속학적으로 여러가지 유래가 있다.

 그중에서 풍수에 문외한이지만 나는 은티입구에 세운 남근석이 여자의 바람기를 막는다는 학설보다는,은티는 시루봉,희양산,구왕봉,주치봉,

 악휘봉,마분봉으로 둘러싸여 있어 그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이 모두 은티마을로 집중하게 되어 큰물에 약할것같다.

 당연히 골이깊고 물이많으면,땅도비옥할거고 여기에 터를잡은 우리조상들은 무수히 큰물피해를 입었을거고,그래서 여궁을 제압해야

수해로부터 마을을 지킬수 있으니,마을입구에 남근석을 세웠으리라...

 딱 마을입구는 여자의 오줌길이니...거길 남근석으로 막았으니 옛어른들의 해학이 재미있다.

 

 구왕봉(887m)

 동쪽의 희양산(999m)에 가려 비교적 덜 알려진 산. 아기자기한 등산코스를 자랑하며 희양산과 함께 동서로 나란히 위치한 암산이다.

 백두대간 구간 중에서도 급경사와 암릉이 많아 난코스에 속한다.

산자락에는 신라 헌강왕 5(879), 지증대사가 심충이라는 사람의 권유로 봉암사 자리를 정하고 그 자리에 있던 큰 못을 메울 때 대사가 신통력을

이용하여 못에 살고 있던 용을 구룡봉으로 쫓았는데 그 곳이 바로 구왕봉이다.

봉암사에서는 이 산을 날개봉이라고도 하는 창건 설화가 전해져 오며 매년 소금단지를 묻어 기를 눌러준다고 한다.

이 산에서 인상적인 것은 정상에서 은티마을 쪽으로 뻗은 대단애이다. 높이도 꽤 높고 길이도 2,3m 정도 된다

지름티의 단풍이 아름답다는데 단풍은지고 싸한바람만이 스산한 겨울길을 재촉한다.

 봉암사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희양산 남쪽 기슭에 있는 절.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인 직지사(直指寺)의 말사이다. 신라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인 희양산파(曦陽山派)의 종찰(宗刹)로 879년(헌강왕 5)에

지증대사인 지선(智詵)이 창건했다. 935년(태조 18)에 정진대사 긍양(兢讓)이 중창하고, 1431년(세종 13)에는 기화(己和)가 중수했다.

1674년(현종 15)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신화(信和)스님이 재건했다. 1915년 세욱(世旭)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현존 당우로는 극락전과 요사채 등이 있다.

중요문화재로는 지증대사적조탑(智證大師寂照塔:보물 제137호)·지증대사적조탑비(보물 제138호)·3층석탑(보물 제169호)·정진대사원오탑

(靜眞大師圓悟塔:보물 제171호)·정진대사원오탑비(보물 제172호) 등이 있으며 이 절의 서북쪽 계곡에 있는 거대한 암벽에는 높이 600cm의 마애불좌상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21호)이 새겨져 있다. 1년에 한번부처님오신날만 문이열린다는 기도도량이다.

 

 

 

 

 

 

 희양산(998m)

 

 구왕봉에서 지름티로 하산하는 암릉길 미끄럽다.

 

 지름티재

 

 

 은티산장

 

 은티 남근석

 사실 은티 마을은 여느 산골 마을처럼 계곡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그래서 그 형세가 마치 여성의 성기와 같은 여근곡(女根谷)이다.
이를 여궁혈(女宮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근곡에 대한 기록은 ‘삼국유사’에도 나타난다.
신라 선덕여왕은 세 가지의 일을 미리 알아냈는데, 그 중 하나가 여근곡에 숨어 있던 백제 병사를 찾아낸 일이다.
즉 겨울인데도 영묘사 옥문지(玉門池)에서 개구리가 울었다고 한다. 이것을 들은 여왕이 군사를 여근곡에 보냈다.
그곳에는 경주를 습격하기 위해 백제 병사들이 숨어 있다가 전멸됐다. 게다가 이들의 후미에 있던 병사까지 몰살됐다고 한다.
개구리가 우는 것은 남자가 성냄을 뜻하는 것이요, 옥문은 여성을 의미한다.
그래서 여근곡에 병사가 숨어 있음을 알아내고 이들을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선덕여왕은 ‘남자의 성기가 여성의 성기로 들어가면 필경 죽는다(男根入於女根則必死矣)’라고 하는 설명으로 대신했다.
매우 탁월한 표현법이 아닐 수 없다.
이 마을도 역시 여근곡이기 때문에 이를 맞춰줄 어떤 장치가 필요했던 듯하다.
즉 마을이 번창하고 아들을 많이 낳기 위해서는 남근석을 세워야 한다는 논리가 가미되었다.
여근과 남근을 합체시킴으로써 음양의 조화를 꾀할 수 있는 인식 때문이다.
물론 아들을 많이 낳을 수 있다고 한 것은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반대로 여근곡만 있을 경우 마을이 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여자들의 바람기를 잠재울 수 있는 풍수 비보(裨補)의 기능을 담당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합당하다. 즉 남근석을 마을 입구, 즉 여성기의 입구에 세움으로써 그 바람기를 막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남근석보다는 탑이라는 장치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마을이 배의 형국일 경우가 그러하다.
과거에 배라는 것은 돛이 달렸기 때문에 바람을 이용해서 항해한다. 그렇기에 바람이 불면 마을이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믿었다.
이에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돌탑을 세웠던 것이다.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도마리 탑동의 경우가 좋은 예이다.
하지만 은티 마을은 남근석이라는 특수한 사례를 제시했는데, 이것은 마을의 형국이 여근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 남근석은 하나의 선돌을 세운 것이 아니다.
약 120㎝짜리 남근석을 가운데 세우고 그 옆으로 조그만 돌들을 세워서 아기자기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지난 마을 제의 때 쳐놓은 금줄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 주위에는 아름드리 전나무가 세워져 있는데 300∼400년 정도 된 것이라고 한다.
이 남근석에 대한 제의가 매년 섣달 20일에 행해지며, 이를 ‘동구제(洞口祭)’라고 부른다.
아마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붙인 명칭인 듯하다.
음식을 장만하는 주판집과 지관, 축관 등 4명을 선출해서 제사를 올린다. 대개 농사가 잘되고 동네가 화목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현재 거주하는 28가구의 대주(大主·바깥주인)를 위한 소지를 올려주는 것으로 끝난다.
문제는 이 마을의 남근석은 기자신앙의 대상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마을을 수호하는 신앙체로 자리잡았는데, 이것은 남근석이 자식 점지라는 기자신앙의 한 모습으로만 정착되지 않았음을 뜻한다.
남근석을 모시는 신앙의 중심은 바로 마을의 평안과 풍요로운 수확을 기원하는 것임을 은티 마을을 통해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김종대·문학박사·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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