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백두대간 23구간종주(댓재-햇대등-두타산-문바위-청옥산-연칠성령-고적대-갈미봉-이기령-상월산-원방재-백복령)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백두대간(完)

백두대간 23구간종주(댓재-햇대등-두타산-문바위-청옥산-연칠성령-고적대-갈미봉-이기령-상월산-원방재-백복령)

無碍人 2012. 5. 16. 11:50

2012년 5월13일 일요일 태초에 안개가 있고 빛이그리고 바람이...나홀로

 

무언가에 끌리듯 나는 또 대간길에 나선다.

지난번 피재-댓재구간의 악몽을 잊기위해서라도 대간길 중단은 없다는 심리가 작동하고 있나보다.

걱정하는 천사에게는 올해중 대간 졸업을 하려면 장마와 무더위가 오기전에 대간중 가장 길고 난 코스인 댓재-백복령구간을 마쳐야한다는 말도 안돼는  이유를

들먹이며...다른 대간길은 어디 수월한가?

암튼 청량리 출발하는 강릉행기차에 오르고(22:00) 익숙하게 나는 태백역에서 택시에 오른다(02:00)

마지막기차가 23;00에 있는데 일부러 긴 코스를 참고하여 한시간 일찍 출발한거다.

죽현(竹峴),죽치령(竹峙嶺)이라 부르는 댓재에 내리니 휑하니 찬바람이 일고 싸늘한 바람결이 스산한 기운과 함께 밀려온다.

나보다 김길남 기사님이 안도가 안돼는지 차에서 내려 걱정스럽게 "좀 있다 출발하죠?" 하신다.

괜찮다고 주섬주섬 배낭을 챙기는데 삼척쪽에서 관광버스 한대가 올라온다.

우리 태백 개인택시 김길남기사님 잽싸게 관광버스 문이 열리자 다그치듯 어느쪽으로 산행하느냐고 나보다 더 서두른다.

그 염려하는 인정이 느껴진다. 두타산 산행이라는 관광버스 기사님 말을듣고 자기 일인듯 기뻐하시며 돌아서는 김길남님께 허리를 깊숙히 숙여 인사를한다.

서울서 온 이버스는 04시쯤 산행을 시작한다고 하여 혼자 출발하기로 하고 산신각을 확인하고 어둠속으로 몸을 맡긴다. 편안하다.(02:20)

두타영산지신(頭陀靈山之神)의 산신각 앞을 지나 단숨에 햇대등에 이른다.

햇대등은 산신각에서 산신제를 지낼때 강신(降神)하기 가장 좋은곳에 횟대를 세우고 신을 맞이하는 의식을 치루는 곳인데 횟대란 대나무를 말하고 대나무에 오색천을

걸어 두는 의식으로 이 횟대가 여기 강원도에서 "햇대"로  변음돼 사용되고 "햇대""댓재" 어느것이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횟대를 세웠던 능선이라 "햇대등"이라

부른다고 하는게 정설이다.

내가 서있는 이곳이 신이 내리던 영역이지만 마음만은 편안하다.

어둠에 차츰 익숙해지고 완만한 오르막을 한참을 오르락 내리락하면 목통령이라는 이름의 통골재 이정표와 마주한다.(04:00)

어둠속에서 목의 윤곽을 확인할수는 없지만 통골재(980m)는 두타산 남쪽 허리가 잘록한 노루목이다.

서쪽인 정선땅 거무소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있지만 삼척쪽 미로면으로 가는길은 없는 고개는 아니고 단순한 허리부분이다.

목통령은 원래 순수한 우리말로 동물의 "목"에 해당하는 "목통"이다 한자어 "木桶嶺"은 적당히 음차해서 쓰고있는거다.

목통령부터 두타산 정상까지는 가파르게 고도를 높여야하는 난코스다.

"두타(頭陀)"는 불교 용어로 "벗다""씻다""닦다"는 뜻을 지닌 것으로 출가한 수행자가 세속의 욕망을떨치고 정각을 이루기위한 수행법을 "두타행(頭陀行)"이라 하는데

이곳 두타산이 "세속의 모든 번뇌를 버리고 불도의 가르침을 따라 마음과 몸을닦는 곳"을 의미하고 산의 형상이 부처가 누워있는 모양이라 두타산(頭陀山1353m)이라

한다고한다. 이러한 산이기에 삼척시의 영적인 뿌리가되는 산으로 예부터 가믐이심하면 이 산에서 기우제를 지내던 영산이다.

두타산은 무릉계곡,조선시대 석축산성인 두타산성,둥글게 파인 바위 구명이 50개인 오십정(쉰우물)을 비롯한 많은 명승고적을 지니고 있고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선인들은 이산을 "금강산에 버금가는 관동의 군계일학"혹은 청옥산 고적대와 함께"해동삼봉"이라 칭송했다. 

안개속에서도 어김없이 날은 밝고 두타산 정상부에서 서울의 3040 산악회 백두대간팀의 선발대는 나를 추월한다.

이 3040 산악회 대원들은 대단하다. 내가 3시간 걸려 오른 두타산을 2시간만에 오르고 오늘내내 이팀의 진행속도에 기가 죽는다.

젊음이란 이런거구나 하는 하루다. 3040 아닌가?

나보다 한발 먼저 도착한 3040 대원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음식을 나누는 정상에서 동쪽 동해쪽을 바라보지만 아직 어둠과 안개로 일출도 쉰음산의 윤곽도 보이지않는다.

다만 북쪽으로 지척인 청옥산의 산그리뫼가 어슴푸레 다가서고 두타산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3040 대원에게 부탁하고 먼저 대간길로 길을 옮긴다.(05:10)

두타산에서 가파르게 내리막을 내려서 오르락 거리면 박달령에 이르고 박달령에서 구름속에 빼끔히 내민 태양을 일출이라 하기는 좀 멎적지만 셔터를누른다.(05:50)

3040 산악회 선발대는 한참전에 나를 추월했다 박달령은 청옥산과 두타산의 중간에 위치하여 무릉계곡의 박달폭포로 내려가는 분기점이다.

이곳 사람들은 박달고뎅이라 부른다. 쉼터와 이정표가 있다.

문을 닮은 모양이라는 문바위를 지나 가파르게 청옥산 정상을 향하여 고도를 높이는데 십여명의 3040산악회 2진이 다시 나를 추월하고 청옥산 정상에 이르니

3040대원들로 정상부는 요란하다.(06:30)

이 3040대원들 걸음도 빠르지만 쉬는시간도 길다. 정말 산을 즐길줄아는 젊은이들같다. 쉴때는 확실하게 쉬고 진행은 확실하게 달리고....

나와는 정 반대의 산행을 즐긴다.나는 하루종일 꾸준히 진행하는 스타일인데....하루종일 이들을 보내고 따라잡고 또 보내고...

청옥산(靑玉山1404m)은 동해시  삼화동과 삼척시 하장면 경계에 있다.북서족으로 고적대와 남동쪽으로 두타산사이에 있는산으로 동사면으로 흐르는 무릉계곡은

전천(箭川)를거쳐 동해로 흘러들고 서사면으로 흐르는 계류는 골지천(骨只川)으로 흘러 아우라지, 동강을 거쳐 한강으로 이어진다.

이곳 역시 동급서완(東急西緩)의 지형을이루고 푸른옥돌(靑玉石)이 나왔다하여 청옥산이라 부르기도 하고,임진왜란때 이곳 두타산성에서 왜적을 물리친 유생들의

의병정신이 죽지 않았다하여 청옥산이라 하기도한다.

또한 청옥은 불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석이다.아미타경에 나오는 극락을 상징하는 일곱가지 보석중의 하나로 금,은.수정,적진주,마노,호박,그리고 청옥이니

청옥산의 극락의 세상이다. 두타산이 수행의 산이라면 청옥산이 극락의 산이니 그래서 산의 형세도 두타산은 울퉁불퉁 바위산의 형국이지만 청옥산은 부드러운

육산의 형국이다.청옥이나는 청옥산이 바위산이어야 하는데 반대인것이다.

청옥산부터 어제 댓재를 출발하여 청옥산에서 비박을하신 서울창동에서 오신 산님과 오늘 내내 함께하게됐다.

이 산님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나이도 동갑이고 통하는게 많다. 지난해 1월부터 대간을 진행하여 여기까지 왔는데 이 산님은 꼭 비박을 하는것이다.

대간길 한구간이 너무 벅차 꼭 1박을 하여 진행한다고 하신다.이해가 가기는 하는데 무거운 배낭이 힘들어 보인다.

얼마전부터 내게도 한구간의 진행이 벅차긴 하지만 아직은 무거운 짐을지고 비박을하고 싶지는 않다.

청옥산을 한참을 내려와 바라보이는 암릉이 아름다운 고적대를 바라보며 진행하다보면 연칠성령(連七星嶺1184m)에 이른다.(07:10)

연칠성령은 빼어난 여러 봉우리(七星)을 연결하는(連) 고개(嶺)라는 뜻으로 "난출령"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험하고 멀어서 빠져나가기 어렵다"는 뜻이란다.

무릉골을 올라 문간재에 이르고 일곱 험준한 산등성이를 넘어 하늘만보이는 깊은 령이 난출령이고 조선 인조때 이식이 중봉산 단교암에 은거하면서 이곳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고 마음을 달랬다고 하여 망경대라 부르기도 한다. 작은 돌무더기가 남아 이식의 그리움을 지키고 있다.

연칠성령에서 고적대로 오르는 암릉에는 철 늦은 진달래가 바위틈에 수줍게 피어있고 암릉이 대오를 이루어 연지어있는모습이 고적대의 행렬같아 고적대라 한다는

이름이 정겹다. 고적대는 동해시,정선군,삼척시의 분깃점으로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수행하기도 했다 한다.(08:00)

고적대에서 내리막을 내려서면 전망좋은 포토존에 벤치가 있고 쉬어가기좋다. 이곳 포토존에서 인증샷을하고 사원터 갈림길을 지나 갈미봉에 이른다.(09:00)

사원터 갈림길은 예전에 절이 있었던곳이라 하는데 우측으로 조금가면 사원터 대피소가 있다.

갈미봉에서 이기령가는길은 너덜지대를지나 7~8부능선을 내려가면 이기령에이른다.(10:30)

이미 먼저간 3040 대원들이 쉼터에서 역시 떠들석하게 쉬고 있고 좌측에 샘터가 있는데 제법 물이 많이난다.

청옥산부터 동행한 산님은 물을 보충하고 나는 3040 대원들의 노는 모습에 미소를 짓는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장난치는 모습에서 힘이 펄펄난다.

이기령에서 백복령은 10km로 오늘 산행도 끝이 보인다고 생각하니 힘이 절로난다.

이기령으로부터 상월산은 가파른 오름을 올라야한다.고적대부터 편안한 등로였는데 상월산오름은 힘겹고 불친절하다.

두타산부터 청옥산,고적대는 많은 등산객으로 등로가 잘정비되어있는데 이기령부터 백복령까지는 지난겨울 내린눈이 부린 행패로 등로를 어지럽히는 넘어진

나무가지로 진행은 불편하고 불친절하고 ....시간이 배로 걸린다.

헬기장이있는 봉우리에 상월산이라 이정표가 표기되어있는데 다음 오름을 가파르게 올라야 이곳이 상월산(970m)이다.(11:35)

상월산에서 또다시 고도를 낮추어 원방재에이르고 우측은 동해시 신흥동인데 경사가급하고 좌측은 임도따라가면 정선 임계 부수베리로 이어진다.

좌측에는 제법많은 양의 계류가흐르고 이곳에서 발을 물에 담그고 이마의 땀을 씻을수있다.(12:30)

이미 앞서간 3040대원들은 계류에서 몸을 씻고 산나물채취에 여념이없다. 부러운 체력이다.

이 계류 바로 윗봉우리가 1022봉인데 이 계류 발원지를 휘휘돌아 1022봉에 이르러야하므로 대간길은 크게 활처럼 우측으로 휘며 1시간여 진행해야 1022봉에 이른다.

1022봉의 헬기장에서 동행산님과 남은 맥주 한캔을 나눠마시고 길을 제촉한다.(14:00)

등로는 계속 불친절하고 내몸의 피로감은 극한을 달리고 있다.

역시 어느곳도 만만한 대간길은 없다.여지껏 쉽게 진행했는데 다시 극한의 인내를 요한다.

속속히 젊은 3040산님들이 우리를 추월하고 고도가 낮아지면서 보이기 시작한 연분홍의 철쭉이 여기저기서 날 보아달라고 손짓을하는데 ...힘들다.

백복령 내려가기직전 832봉에서 건너 자병산의 처참한 모습이 시선을피하고 이내 철탑을지나 백복령에이른다.(15:40)

백복령은 정선군 임계면과 강릉시 옥계면 동해시를 잇는도로로 42번 국도가 지난다.

특히 백복령일대의 카스트르 지형은 석회석지대로 자병산에서 보듯 앞으로 훼손될 우려가 큰지역이다.

다음구간인 자병산 아래를 지나는 일이 벌써부터 쓰리고 아프다.

동행산님과 지나는 택시를 타고 동해터미널에 이르러 산님은 물회를 먹으러 묵호항으로 나는 16:50분발 강남행 버스를 타기로 하고 헤어진다.

 

1. 산행코스

   댓재-햇대등-통골재-두타산-박달령-문바위-청옥산-연칠성령-고적대-갈미봉-이기령-상월산-원방재-1022봉-백봉령

   (13시간 20분,29km)

 

2. 산행경로

 

   20:00분 - 부개집출발
   22:00분 - 청량리출발
   01:39분 - 태백도착

                 태백택시이용 댓재이동(30000원)
   02:20분 - 댓재
   04:00분 - 목통령(통골정상)
   05:10분 - 두타산정상(1353m)
                 전망대
   05:50분 - 박달령
                 문바위
   06:30분 - 청옥산정상
   07:10분 - 연칠성령(망경대)
   08:00분 - 고적대
                  전망대
                  사원터갈림길
   09:00분 - 갈미봉
                 너덜지대
                 샘터
   10:29분 - 이기령
   11:35분 - 상월산(970m)
   12:30분 - 원방재
                 전망대
   13:30분 - 862봉
   14:00분 - 1022봉헬기장
   14:30분 - 전망대 987봉
                 832봉
   15:40분 - 백봉령(13시간20분)
                 동해개인택시 033-532-6000
                 백봉령매점 010-4051-2375,033-562-2730
   16:50분 - 동해터미널
                  네이버 백두대간마루금을찾아걷는즐거움 (함께한 산님 블러그) 

 

@. 교통편

   1호선 전철

   강릉행 무궁화호(22:00출발)

   태백-댓재:택시 3만원

   백복령-동해터미널:택시 25000원(지나는택시라 조금저렴)

   동해-강남터미널:고속버스(1시간간격배차)

   강남터미널-부개:7호선 혹은9호선 1호선

 

3. 산경표

 

 죽현(竹峴),죽치령(竹峙嶺)이라 부르는 댓재

 두타영산지신(頭陀靈山之神)의 산신각

  강신하던 횟대가 설치되던...

 하현달이 빼끔이...

  목통령이라 부르는 노루목

  두타정상에는 이제 진달래가 만개하고...

  두타산

  어둠에서 마악 벗어나고 있는 청옥산

  박달고뎅이의 일출??

박달대

  문바위

  청옥산에서본 고적대

연칠성령

고적대

 고적대가는 암릉이 ....

청옥산 두타산

 고적대 정상

  고적대 아래 포토존

  

갈미봉

  이기령 좌측에 샘터가 있다.

상월산 직전 헬기장

상월산이라 표기되어있으나 다음봉우리도??

  동사면의 암릉이 가슴시리게한다.

상월산(970m)

  원방재 좌측의 계류 임도따라가면 임계 부수베리

  원방재

1022봉

지나온 1022봉

 

  불친절한 등로가 계속되고...

  철쭉도 손짓을하지만 ....힘들다.

  자병산의 속살이 안타까운 마지막봉우리

  마지막 순간까지 불친절한 등로

 

  백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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