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백두대간 27구간종주(구룡령-1100봉-갈전곡봉-왕승골사거리-연가리골갈림길-1061봉-쇠나드리-조침령)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백두대간(完)

백두대간 27구간종주(구룡령-1100봉-갈전곡봉-왕승골사거리-연가리골갈림길-1061봉-쇠나드리-조침령)

無碍人 2012. 8. 2. 08:52

2012년 7월30일 월요일 폭염에 산들바람 천사랑

 

D-3

나의 대간길도 이제 세번만 출산(出山)하면 그 끝에선다.

연일 폭염속에 지친 심신이지만 대간길을 나서면 이 편안함과 알수없는 행복감은 내게 다시금 대간 졸업후를 고민하게한다.

북진했으니 남진은?

가야할 정맥길과 기맥길이 많지만 대간길의 왕복은 내게 주어진 숙명이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대간길의 왕복은 꼭 마쳐야할 필생의 업(業)아닐까?

암튼 대간산행의 남진은 천천히 생각하기로 하고 오늘은 정말 오랫만에 천사랑 동반 산행에 나선다.

나의 숨은 조련자이며 내 인생의 페이지터너인 내 아내, 이름하여 나는 언제나 그녀를 천사라 부른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선택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그녀와의 결혼이라고....팔불출이라 해도...

언제나 내가 하고자하는일에 NO라 말하지않는 여자,항상 믿어주고, 격려해주고, 묵묵히 따라주고,기다려주고, 세상에 가장 잘난 남자가 나라고 믿는 여자, 울천사다.

하는일땜에 같이 할수없는걸 늘 가슴아파하는 울천사가 휴가를 맞아 동행에 나선것이다.

우리는 강남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양양행 심야우등을 타고 가기로하고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아~ 그런데 수도서울의 터미널 수준은? 가마솥더위속 글자그대로 찜통이다.

단 1분도 대합실에 서있을수 없을만큼 숨이 콱콱 막힌다. 간신히 예약한 표를 찾고 요기를하기위해 대합실내 간이식당에 들렀으나....도저히

그냥 밖에서 서성이다. 버스에 오른다.

서울고속터미널 주식회사가 운영하는것같은데 이정도일줄 무엇이 문제인지???

인천공항터미널과 비교가된다.그넓은 국제공항의 냉방은 빵빵하던데....심야시간만 이럴까?

심야우등은 단 2시간만에 우리를 속초터미널에 내려준다. 원래 양양에 내리려 했는데 우리를 태워줄 양양개인 택시기사님 집이 속초라 속초에서 픽업한다고...

구룡령을 오르는 택시는 새벽인데도 헉헉된다.

그도 그럴것이 구룡령(1014m)은 '용이 구불구불 하늘로 올라가는것처럼 아흔아홉고비를 넘어가야하는고갯길'혹은'아홉마리용이 고개를넘다 지쳐, 갈천리 약수에서

목을축이고 넘었다는 고갯길'이라 하여 구룡령이라 부른다고한다.

그래도 구룡령은 한계령이나 미시령처럼 험하지않아 고성 속초 양양 사람들이 한양이나 영서지방을 나들이 할때 자주 쓰던 옛길이다.

홍천군 내면 명개리와 양양군 서면 갈천리를 잇는고개로 홍천에 살둔이 있다면 양양엔 범수치와 면옥치가 있는 오지중의 오지로서 정감록에 나오는 삼둔사가리가

여기를 일컫는것이다.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구룡령에 길이 없던 고려 중엽에, 갈천리에 개 한마리와살던 노총각이 산너머에 아름다운 처녀가 살고있다는 소문을듣고 결혼하고 싶었지만,

길이없어 애만태우고 있는것을 눈치챈 영리한개가, 길을 안내하여 구룡령을 넘어 처녀와 결혼하게 되었는데 이를 눈치챈 홍천총각들이 질투심에 몽둥이를 들고,

구룡령을 넘어가는 신혼부부를 따라왔는데, 구름이 많이끼고 보이지않아  신혼부부를 더이상 쫒을수 없어, 노총각부부는 구룡령을 넘어와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처음으로 이고개를 넘었을 노총각의 심정으로 천사와 나는 아흔아홉고개를 택시로 넘어 구룡령 정상에내린다.(02:40)

천사 말을 빌자면 하늘의 별이 생동감이있다고, 정말 별한번 초롱초롱하다. 누가 별이 초롱초롱 하다고 처음 썻을까? 딱 그 단어의 뜻이 이새벽 구룡령하늘이

말해주고 있다. 구름 한점없는 하늘인데 귓전에 이는 바람은 순간 두려움을 일으킬만큼 요란하다,

이렇게 청명한 날에도 구룡령의 바람은 순간순간 모두를 날려 버릴것처럼 힘차고 요란하고 무섭다.

익숙한 순서대로 산행채비를 하는데 바람때문에 오래 구룡령정상에 지체할수없어 가파른 계단으로 서둘러 진행하고....(02:50)

초입에 설치된 가파른 계단을올라 1100봉,1121봉,1066봉을 거쳐 갈전곡봉(1204m)에 이르는 등로는 수년전 가칠봉을 산행할적에 한번 지나친 길이다.

200여m의 고도를 높이기위해서는 줄곳 오르고 또올라야하는데 이 새벽 산행은 편안하고 시원하다.

구룡령의 밤바람은 폐부 깊숙히까지 시원하게 하고, 계속하여 고도를 높이는 오르막인데도 아직 땀이 나지않을 만큼 산행하기는 적합한 날씨다.

오늘산행은 편안한 등로가 될라나????

2시간여 고도를 높이면 갈전곡봉(1204m)정상 갈림길에서고(04:45) 좌측으로는 가칠봉과 방태산으로 가는길이고 직진길이 대간길이다.

등줄기 땀이 나지도 않았을 만큼 삼복의 최절정에 하는 산행치고는 싱겁기까지하다.쉼터의자에 5분도 채 앉아있지않았는데 한기가느껴지는데 문득 오늘 산행은

피서 산행이 될것같다고 천사에게 너스레를 떨어본다.

갈전곡봉(褐田谷峰)은 양양군,인제군,홍천군의 경계를 가르는 삼각고지인데 원래는"치밧골봉"인데 "치밧"은"칡밭"의 변음으로 한자로 갈전(葛田)으로 쓰고"谷"은

골짜기를 말하고"溪"로 나타낸다.

갈전곡봉을지나 내리막을 한참 내려가다 올라선 무명봉에서 일출을 맞게된다.

금년들어 여러번의 새벽 산행을 했지만 한번도 일출 감상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 일출은 지리산 천왕봉 일출에 이어 가장 아름다운 일출이될것같다.

청명한 하늘에 산허리를 올라서는 일출의 장엄함은 절로 손을 모으고 옷깃을 여미게하는 신비함으로 다가온다.

지금 미국볼티모어에서 취재중인 울 딸네미 '무사히 취재 마치고 귀로에 오르고,결혼을 앞둔 우리딸 현명한 선택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삶도 축복과 행복이...'

간절히 빌어본다.(05:40)

해는 중천에 떠오르고 내리쬐는 태양은 모든걸 삼켜버릴것같이 작열하지만 바람은 여전히 요란하게 숲을 깨우고 흔들어 존재를과시한다.

오늘 등로는 참 친절하다. 지나는봉우리와 안부마다 설치된 쉼터의자는 피곤한 발걸음을 쉬어가기에 너무좋다.

울천사와 나는 오늘 산행 시간을 무시하기로하고 철저하게 피서 산행으로 전환하기로한다.

해가 오르고부터 움직이면 등줄기에 끈끈하게 땀이베어오지만 발걸음만 멈추면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몸은 어느덧 시원함으로 상쾌해지고 쉼터의자에 5분만 앉아있어도

느껴지는 한기가 계곡물에 발담그는것과 다름없이 시원하다. 

쉼터의자마다 큰대자로 누워 시원함과 상쾌함을 맛보기도하고 도란도란 지나온 인생의 전반전을 돌아보는 시간도 의미있는것 아닌가?

그동안 무어가 바쁘다고 줄곳 달리기만 했는지?

자동차 시간에 맞추느라고? 선답자의 산행시간과 보이지않는 경쟁을 하느라고?

등로에 오르면 혹 죽기살기로 달려오기만 한것 아닌가?

4년동안 30여번의 대간길에 늘 바쁘고 쫒기고하면서 여기 까지온거라고 생각하니 분명 '이게 아닌데?'....

오늘만은 천천히 가기로한다. 쉬엄쉬엄 즐기면서 무조건 쉼터 의자에는 배낭을 풀고 발을 쉬어주기로하며....

왕승골은 우측으로 왕승골마을로 좌측으로는 조경동으로 길이이어지고 대간길은 직진방향이다.06:45)

쉼터에서 길게 휴식을하고,906봉을(07:35) 지나 연가리골 샘터 갈림길 안부에 서니 한무리의 학생들이 인솔교사와 함께 조침령쪽에서 온다.

많이들 지친 모습이 구룡령까지 진행한다고 하는데 다소 걱정이된다.(08:47)

연가리? 앞서 '삼둔사가리'를 언급한바 있다.

조선예언서인 정감록에 의하면 난을피하고 화를 면할수있는 일곱군데 피난지인 삼둔사가리가 있으니 살둔,월둔,달둔,의 삼둔과 아침가리,연가리,명지가리,적가리의

사가리다. 그중에서도 가장 깊은 골짜기로 알려진 연가리골이 이곳 좌측 인제군 기린면 골짜기인것이다.

"둔"이라함은  진칠둔(鈍)을 사용하여 깊은골짜기에 사람이 숨어살만한 은둔처를 뜻하고 "가리"란 밭갈이 "경(耕)"을 써서 "갈이" 즉 조경동(朝耕洞), 아침에 밭갈이하는

동네인데, 이는 아침가리로 아침에 밭을갈고나면 더 갈땅이없다해서 붙여진이름이다.

삼둔과 사가리가 이곳 구룡령과과 방태산 점봉산사이에 있는 오지중의 오지로 이제는 피난처가아니라 피서지로 여름한철 더위를 피하는곳으로 각광받고있다.

연가리골 샘터갈림길부터 쇠나드리까지는 956봉,1061봉,955봉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지만 꾸준하게 오르내려야하는데, 여전히 오늘 산들바람은

우리  등줄기를 식혀주고 쉼터 의자에 앉기만 하면 그 서늘한 한기가 상쾌하고 유쾌하다,

이 폭염에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최악의 날씨에도 이곳 삼둔사가리 오지의 피서는 올여름 최고의 피서 트래킹코스다. 

연가리골부터 솨나드리에 이르는길의 쉼터도 친절하다,쉼터마다 쉬엄쉬엄 쉬어가다보니 황이리라는 지명이있는 갈림길을 지나고 여기서 무거운 배낭을지고가는

여성분을 만난다. 홀산을 야영을 하면서 한다고한다. 대단한 여성이다.

황이리(黃耳里)는 양양군 서면에 있는 오지마을로 흉년이들면 농사짓기가 어려워 귀(耳)처럼 누렇게 오그라든다하여 붙여진이름이다.

천천히 유유자적 하다보니 4시간여만에 쇠나드리에 이른다.(12:40)

쇠나드리는 "강풍에 먼나들이 떠나듯 소(牛)도 날아간다"는 뜻의 순우리말로 바람불이 마을이라 하기도한다.

이곳의 억새는  3만여평의 분지에 가을이면 은빛억새가 살랑거리는 장관을 이룬다고한다.

정오가 지났는데도 살랑거리는 바람은 이곳이 바람불이라는것을 잊지않게 시원함을가져다주고 한시간여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지나 임도직전 닥트를지나 임도길에

이르면 옛 조침령 표지석에서고 이내 조침령 정상에 선다.(13:45)

조침령은 나는새도 자고넘는다하여 조침령(鳥寢嶺)이라 하기도하고 산경표에는는 무리를 지어 자고 넘는다는 표현으로 조침령(曺寢嶺)이라 표기되어 있으며

대동여지도에는 오색령으로 표기되어있다.

임도따라 20여분 내려오면 조침령터널 압구에 이르고 양양택시를 호출하여 터미널앞 메밀꽃 막국수집에서 막국수와 도토리묵, 봉평 메밀막걸리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원래 양양에는 시장근처 단양막국수가 유명한데 그곳은 한번 다녀간적이 있고, 이집은 요즘 새로 뜨고 있는 맛집인데 깔끔하고 담백한 음식솜씨가 울천사 입맛에도

잘맞는다고 ... ㅋㅋㅋ

 

1. 산행코스

   구룡령-1100봉-1121봉-1066봉-갈전곡봉-왕승골사거리-906봉-연가리골갈림길-956봉-1061봉-955봉-쇠나드리-옛조침령-조침령

    (10시간 55분,23km)

 

2. 산행경로

   21:30분 - 부개집출발
                 부개1호선,노량진9호선환승
   23:30분 - 강남터미널출발
                 속초터미널도착
                 양양개인택시기사님 집이 속초라 속초터미널하차 구룡령이동(40000원)
   02:50분 - 구룡령출발
                 1100봉,1121봉,1066봉
   04:45분 - 갈전곡봉(1204m) ,무명봉
   06:45분 - 왕승골사거리
                 우측왕승골,좌측조경동
   07:35분 - 906봉삼거리,헬기장
   08:47분 - 연가리골샘터갈림길,
   09:06분 - 956봉,
   10:15분 - 1061봉,
   10:49분 - 955봉
   12:40분 - 쇠나드리
   13:40분 - 옛조침령, 삼거리이정표,비포장도로
   13:45분 - 조침령
   14:50분 - 양양터미널 맞은편 메밀꽃막국수
                 막국수 도토리묵 봉평막걸리
   16:05분 - 양양출발
                 강남터미널행 우등고속
   19:10분 - 강남터미널도착
                 9호선1호선환승
   20:30분 - 부개집도착 

 

@. 교통편

     1호선 9호선 환승 강남터미널

     양양 속초간 심야우등

     택시로 구룡령이동

     조침령 택시로 양양이동

     양양 매시 5분 출발하는 우등고속버스 강남터미널

     9호선,1호선

     양승복기사님(011-377-8626),김동백기사님(010-2023-5321)

     구룡령 35000원,조침령 20000원 심야시 5000원추가해도되고 안해도됨 상황에따라 알아서

 

3. 산경표

 

 

 

구룡령(1014m)

태풍후 부는 바람처럼 이곳의 바람은 청명한 날인데도....

옛 구룡령 길

갈전곡봉

 

 

 올 산행중 처음 마지하는 일추리다,

산행중에도 놓지못하는 스마트폰????소통?

봉우리마다,안부마다 이런 쉼터가 있어 참 친절한 대간길이다.

왕승골 사거리

조경동이란 아침가리라는 뜻 아침가리는 아침에 밭을 간다고 ㅎㅎㅎ

쉬엄쉬엄가자고....

연가리골

삼둔사가리중 가장 골이 깊다는 그 연가리골 갈림길이다.

 

구룡령

 

 이렇게 놀며쉬며 가는 대간길도 드물다.

 

산죽에 열매가 맺었다.

모든 식물은 자신의 삶이 다할때쯤 이렇게 종족 번식을 하나보다.

온통 산죽밭이 고사하고 있는데 모든 산죽들이 열매를 맺었다.

종족을 늘리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식물에 경의를...

황리리갈림길

 쇠나드리

조침령직전 데크

저 멀리 구름아래봉우리가 귀떼기청이다.

 옛조침령

조침령

새도 자고 넘는다고....

도토리묵은 담백하고 막걸리는 목넘김이 최고다.

물회막국수

물막국수

 서비스로 나온 감자시루떡

 깔끔한 맛이 입안을 향기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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