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섬진강 매화향에 취하니 세상에서 내가 두번째로 행복하더라......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방방곡곡 여행기

섬진강 매화향에 취하니 세상에서 내가 두번째로 행복하더라......

無碍人 2014. 3. 22. 10:06

2014년 3월 16일 일요일 맑고 청명 천사와 딸네랑...

 

산꾼으로 살며 이땅의 산줄기를 타고 있지만 늘 울 천사의 바램은 오붓한 여행이다.

모처럼 딸 내외와 매화 축제를 다녀 오기로 했다.

누구보다 흥분한 것은 울 천사다.

산꾼 마누라로 살며 혼자 보내는게 안스러우면 배낭 챙겨 따라 나서는 천사표지만 이렇게 산행부담 없이 유유자적하는 여유란....흔한 일이 아니다.

늘상 나서는 산꾼 마누라로서의  일상적 준비가 익숙할 만도 한데 오늘은 다르다.

이것 저것 간식 거리를 배낭에 잔뜩 챙겨 넣고 밤잠까지 설쳐가며 섬진강행 버스에 오르고....(07:30)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삶을 꾸려간다.

사는 방법이야 인종과 민족 나라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오직 하나 '행복' 아닐까?

세상에 내노라 하는 부자도 많고,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인도 많고....부와 명예와 명성을 양손에 쥐고 호의호식해도 추구하는 것은 오로지 하나 '행복'

자신과 가족의 행복이 인간으로서 추구해야할 가장 소중한 가치 인데.....

누구는 일해서 얻는 '성취감'이 최고의 가치라 하는데...그도 궁극적으로는 일에서 얻는 성취감의 근저에는 '행복'이라는 것을 아는지....

왜 포브스는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의 순위는 해마다 발표 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순위는 발표 하지 않은지 궁금하다.

만약에 행복한 사람 순위가 있다면 나는 몇번째일까?

세상에 몇번째 부자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중에는 그 부와 명성뒤에 드리워진 가족사를 보라....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 포브스선정 몇위 부자라고...그리고 불행한 가족사는?

멀리 딴나라 갈것도 없다 우리나라 'H' 모그룹,'S' 모그룹의 가족사도 '자살'이라는 유령이 따라 다니고, 꽤  잘나가는 연예인의 가족사에도 '사고'라는

그늘이 수식어처럼 붙어 다닌다. 그게 인생이라고 말한다면 결코 그 인생들에 '행복'이라는 단어를 쓸수 없다.

나는 행복하다.

단연코 세상에 나만큼 행복 할 수 없다고...

나는 그런 불행한 가족사도 없다.

부모님 모두 천수를 누리시다, 몇해전 아버님 아주 조금 아프시고 할머니 곁으로 가셨지만 어머님 건강하셔 내 곁에 있으시고...

내 형제들 모두 자기 자리에서 행복하고 우애 있으니 더 바랄것 없고.. 누구 처럼 가족사가 불행 한 것도 아니고....

늘 눈뜨면 체온을 함께 나누는 내가 천사라 부르는 아내는 내가 하는 일이면 언제나 따뜻한 시선으로 나만 바라보고....

나 아직 두 다리 튼튼해 하고 싶은 산행 맘대로 할수 있고,아직 내 머리 총기 멀쩡해 산행후 정리 하는데 문제 없으니 치매 걱정 안해도 되고...

남들처럼 정년걱정 안해도 되는 생업 있으니 건강만 하면 80세까지 일 할 수 있는 일자리 있고...

내겐 여유자금 많아 관리 걱정 할 돈은 없고, 천사와 내가 몸 누이고 근심하지 않아도 되는 따듯한 오두막이 있고,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해도 되는 적당한

수입 있고....노후에 대비 갖춰야할 건강 보험 들어 뒀으니 약값 걱정 안해도 되고,잘나가는 딸아이 가끔 내 욕심 채워주며 흐믓하게 해주니 이 또한 감사하고...

누구보다 야무지고 똑똑한 아들 믿음 직 하게 제자리 잡아 제 갈길 가고 있으니 이만큼 행복한 사람 또 없다.

포브스 선정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1위는 겸손으로 사양 한다면, 그 두번째는 '나'라고 자신에게 말 한다면 오만일까?

그래도 나는 세상에서 두번째는 행복한 사람이다.

 

서울 신사역에서 출발하는 산수산악회 버스로 광양시 다압면 관동 마을 가는길은 멀다.

다섯개의 고속도로를 갈아타면 도착한 구례부터 관동마을에에 이르는 길은 온통 매화와 산수유로 산하가 온통 꽃빛이다.(10:40)

섬진강은 전라북도 장수군과 임실군에 있는 금남호남정맥 팔공산(1151m)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북서쪽으로 흐르다가 정읍시와 임실군 경계에서 갈담저수지

(옥정호)를이루고,전라북도 순창군, 전라남도 곡성군 구례군을 남동쪽으로 흘러, 경상남도 하동군 금성면과 전라남도 광양시 진월면 경계에서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225km에 이르는 강이다.

이 강의 상류에서 갈담저수지 까지를 오원천(烏院川), 곡성군 고달면과 오곡면 부근을 순자강(鶉子江)이라 부르는데, 강의 지류는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맥에서

발원한 두개의 큰 지류가 호남정맥 동쪽을 따라 흐르다, 곡성근처에서 합류하여 구례를지나며 세를 불리는 강이다.

백두대간과 금남정맥 장안산에서 수분재를 기점으로 요천이 흘러 수지천과 만나고,보성강,황전천,서시천,가리내,화개천,횡천강이 백두대간 지리산에서 발원하여 물을 보태고,갈담저수지를 지나 추령천,일중천,오수천,심초천,경천,옥과천이 곡성에서 합류한다.

본래 이강의 이름은 모래가 고와 두치강(豆恥江:또는 豆直江),모래가람,모래내,다사강(多沙江),대사강(帶沙江),사천(沙川),기문하 등로 불렸으나,고려 우왕

11년(1385년) 섬진강 하구에 왜구가 침입하자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울어 왜구가 놀라 광양으로 피신해 갔다하여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 이라 했다.

 

버스가 구례구(옛 구만치)를 접어들자 드문드문 산수유 개화가 눈에 띄더니 강폭이 넓어지는 화개를 지나며 온통 좌우 산빛은 매화빛이다.

이미 강가의 버들강아지는 잔뜩 푸른빛으로 흥에겨웠고 물빛도 따사롭다.

섬진강 100리길 좌우로 좌측은 경상남도 하동군,우측으로 전라남도 구례군 광양시 다사강변은 봄이면 매화향 가득하다 좀 지나 벚꽃향에 취 할 때까지

3월과 4월은 축제장이다.오늘 섬진강은 온통 매화향으로 하얀 봄빛으로 아지랑이 한들 거린다.

대부분 산님이 관동마을에서 갈미봉 바람재 거쳐 쫒비산 매화마을로 하산하는 산행을 택했지만,오늘 철저하게 여행 모드로 약속한터라 아쉬운 발길을

섬진강으로 향하고....이달에 시작하려는 호남정맥 구간중 백운산 넘어 갈미봉 쫓비산 토끼재 코스가 들어 있는것도 내가 쉽게 산행을 양보하게 하고....

섬진강은 지금 한참 재첩과 벚굴 참게철이다.

재첩은 구례에서 하동으로 넘어가는 남도대교를 건너 화개 장터에 이르는데 이곳부터 광양만 까지 주변 음식점들은 모두 재첩국을 판다.

내가 재첩국을 처음 맛본게 군에서 잠깐 휴가나와 부산 이모댁에 들러 이모부들이랑 술한잔 한 다음날 아침 아침. 먼동이 트기전에 '재첩사려...'하는 아주머니

외침에 이모가 뛰어나가 양푼가득 담아온 부추 송송 들어간 손톱만한 조갯살을 먹어 본게 처음이다.

그 재첩에는 재미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재첩이라 부르는데는 이 국을 먹으면 첩을 다시 얻을수 있어 '재첩'이라 한다니...

재첩과 더불어 요즘 섬진강에는 벚굴이라 부르는 민물굴이 한참이다.

벚굴은 '바위에 벚꽃처럼 피어 있다'해서 그리 부른다 하기도 하고 '벗과 함께 먹는 굴'이라 벗굴이라 하기도 하는데 요즘이 제철이다.

재첩과 더불어 섬진강이 봄철 나들이객에 베프는 또하나는 섬진강 참게인데 그 맛이 일품이라고.....

이 맛 여행을 하기위해 산행을 포기 하고...

관동마을부터 매화마을까지 3km를 섬진강 따라 매화향에 취해 천사랑,뉴욕 취재에 돌아온 딸, 그리고 사위랑 유유자적 봄빛을 즐기고 매화마을 상춘 인파에

한무리가 되어본다. 온나라 각설이는 온통 이곳에 모였는지 여기저기 각설이들의 타령에 귀가 따갑고, 온나라 이동식 민속장터도 온통 이곳으로 집합 한 듯

빈공간은 민속주점으로 시장바닥을 방물케하며 꽃구경보다 사람구경을 먼저하게한다.

하긴 이곳에 매화가 피는 한달동안 연인원 100만명이 찾는다니 장사꾼에겐 이보다 더 좋은 장터는 없을테고....

 

오늘날 광양이 매실로 유명 한 것은 매실마을 매실 박사 홍쌍리 여사의 시아버지 김오천 선생이 1931년 일본에서 광부로 일하여 번돈으로 밤나무 묘목과 함께

들여온 매화나무 묘목 5000주로부터 시작 된 것이라 한다.

한사람의 선각자가 지금은 연인원 100만명의 관광객을 동원하고, 이나라 매실 생산의 80%의 농가가 섬짐강 100리길에서 농사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니,

어떤 위대한 정치가가 이렇게 할 수 있을 까?

그 매실의 본가 홍쌍리 농원을 휘휘 돌아보고 매실향에 흠뻑 취해 매화향 취기가 오를 쯤 허기진 배를 채우기위해 우리 가족은 검색해둔 맛집으로 이동하려는데...

이게 웬 날벼락....온통 도로란 도로는 꽉꽉 막혀 자동차는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차를 가져가지 않은 우리는 택시를 부르려 했으나 이곳으로 올 택시가 없단다.

섬진강 참게탕에 재첩정식을 곁들인 맛집을 검색 해뒀는데....튼튼한 두발로 이동해 볼까하고 봉사활동 하시는 어르신께 물었더니 걸어서는 못가는 거리란다.

매화축제 기간이 다음주라 이번주는 괜찮으리라 했는데...매화 스케줄이 앞당겨져 일찍 개화 하는 바람에 갑자기 상춘 인파가 몰렸단다.

늘 홀산을 하고 혼자다니는 길에 익숙한 나로서는 이런 많은 인파가 불편 하긴 해도 이런 경험도 괜찮다 싶었는데...

할 수 없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이동식 민속 주점말고 이 지역 토속 음식점인 듯 한 곳에 들러 호기롭게 참게탕을 시켰는데....

참게탕이 안된다고....몰려드는 인파가 오늘은 비빔밥이 빠르다나...

아뿔사 애초부터 이곳 가게들은 간판에 쓰여진 메뉴는 아랑곳없이 비빔밥과 재첩국외는 팔 의사가 없었다.

발리먹고 빨리빠져야하는 상황이...한철장사니....이해는 되면서 자동차 없는 여행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할 수없이 로마에 왔으니 로마법을 따를 수 박에 광양에 왔으니 광양법에 따라 재첩국 비빔밥 매실주,해물파전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벚굴을 먹어볼까 했는데...길거리에 쌓아두고 파는 굴이 어째 위생상태가 의심스러 삼가기로 하고...

맛집에 대한 환상은 깨졌지만 아이들 내와 함께하는 나들이와 막걸리 맛은 그래도 참 멋스럽다.

여기가 섬진강 아닌가 푸른빛이 도는 강가에서 신선 노름도 하고,향기 가득한 냉이도 한줌 캐고....봄철 한나절 시간은 행복한 시간 만큼 빠르다.

지난해 4월 결혼한 딸내외와 처음 나온 나들이 엄마랑 딸은 무슨 할애기가 그리 많은지 종일 붙어서 소곤거린다.

이를 지켜보는 두남자는 흐믓하고 행복하고....약속된 시간에 자동차에 오르니 '행복'이라는 에너지가 충전돼서 인지 엔돌핀이 팍팍 솟는다.(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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