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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山·名山산행기

영암 월출산(809m)

無碍人 2018. 4. 3. 11:48

2018년 3월31일 토요일 맑음 미세먼지 천사랑


친구는 '그냥 친구'가 있고  '진짜 친구'가 있다.

그냥 친구는 다툼이 있을때 우정을 그만두자 하고

진짜 친구는 다툼을 그만두자 한다.

내가 자꾸 뒤 돌아보는 것은 그냥 친구가 아니여서다.

그런데

난 내가 두렵다.

어느 순간 내가 뒤돌아 보는걸 그만 둘까봐....


오늘도 미세 먼지가 심하다.

여러번 산행계획을 준비 했다가 그때마다 일이 생겨 포기 하곤 했던 산이 월출산이다.

나는 끈질기게 인연을 만들려 했는데 나를 비껴간 산이다.

천사가 영취산 진달래 보고싶다 해서 예약을 했다.

그런데 같은 산악회에서 월출산 산행 계획이 있어 급 변경하여 억지 인연을 만들어 월출을 만나러 왔다.

홀산을 오래 해서 사람 많은곳 적응이 안돼는 체질이라 천사도 동의 했다.

추락 위험이 있다 하여 산행을 금지한 산성대 코스가 재 정비하여 2015년 가을 부터 개방돼 많은 산님들이 찾는다고 한다.

그동안 월출산 탐방로는 천황사코스, 도갑사코스, 경포대코스로 제한돼 왔다.

남녁이라 이미 봄꽃의 향연이 시작됐다.

봄꽃의 대명사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한번에 난리 부르스라 할 만큼 동시 다발적으로 피어난다.

진달래와 벚꽃이 화사한 산성대 코스따라 아기자기한 바위 능선을 오르고 내리며 직선 코스로 천황봉을 향해 간다.

미세 먼지가 심해 뿌옇기는 하지만 가시거리는 제법 괜찮다.

월출산은 전남 영암군 영암읍과 강진군 성전면 경계에 있는 산이다.

동쪽으로는 장흥, 서쪽으로 해남, 남쪽으로 완도와 인접해 있다.

최고봉인 천황봉과 구정봉, 향로봉, 장군봉의 깍아 지른듯한 기암절벽이 한폭의 동양화 같다.

옛 문헌에서는 월나산(月奈山), 월생산(月生山)으로 부르며,그 아름다움이 호남의 금강산 같다하여 많은 선인들의 칭송을 받아 왔다.


오늘 내 화두는 '그냥 친구"다.

분명 내가 100% 잘못 했다.

허물없이 지내는 60년지기인데...

처음한 실수 인데...

난 계속 내 입장에서만 생각 하고 있다.

섭섭하고...자존심 상하고...

왜 미안함 보다 내 마음이 앞서는지...분명 내 잘못이 100%인데

공자는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라 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한테 잘해야 멀리서 사람이 찾아 온다는데...

원자래(遠者來)는 아니라도 근자열(近者悅) 할 수는 없는지..

머리는 그런데도 내 마음의 악마는 '그냥 친구' '진짜 친구' 어쩌구 하며 내 자존심 챙길 생각만 한다.


산성대로 오르는 봉화터를 지나 '월출 제일관'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바위를 지난다.

바위에 새겨진 글자를 카메라에 담아 보고 싶은데 한무리의 산객이 바위를 점령하고 비껴 줄 생각을 안한다.

월출산에 오르는 첫번째 문이라는데...그래서 문바위란다.

좌측 건너 장군봉과 사자봉 능선이 장관이다.

사자봉능선 돌비석 바위가 북한산 비봉의 진흥왕 순수비같아 보인다.

산성대란 지명은 옛 영암산성의 봉화대가 이곳에 있어 그렇게 불려 오고 있으며 능선에 서니 천황봉 구정봉 노적봉과 영암 들판이 들어온다.

영암들판의 보리는 파랗고 들녁은 이미 연두빛으로 한껏 봄을 머금었다.

광암터 삼거리를 지나 통천문 갈림길에서 천사가 준비한 상추쌈에 단백질 덩어리 참치캔으로 맛난 점심을 해결한다.

집에서라면 참치캔이 굴러 다녀도 안먹는 인스탄트인데...

꿀맛이다. 지나는 산객이 다들 한마디씩 한다.

'맛있겠다' '상추쌈 먹고잡다'

괜히 참치캔이 사랑스럽다.

참 사람 마음이라는게 이렇게 간사하다.

통천문을 지나면 천국문이 열린다.

일단 天皇峯이라는 자연석에 새겨진 표지석이 압권이다.

보통은 공수해온 인공석에 새겨진 표지석인데 역시 암봉이라 정상의 표지석 까지 준비돼 있다.

정상에 서면 막힘없이 탁트인 풍경이 봄을 머금어 연초록 직전의 연두빛으로 다가서며 지나온 산성대 능선과 영암들판,

서쪽으로 향로봉능선, 남으로 사자봉능선의 암릉이 아름답다.

월출산은 우리 산꾼들에겐 땅끝기맥이 지나는 산이다.

조만간 다시 지나야 한다.

호남정맥 바람산(노적봉)에서 땅끝 토말탑까지 가는 126km 산줄기의 중간 지점이다.

불티재에서 사자봉능선 옆구리를 끼고(노루재) 올라 천황봉에서 향로봉 도갑산 방향으로 땅끝을 향해 간다.

사자봉능선을 휘휘돌아 구름다리를 건너야 천황사로 하산 할 수있다.

체력에 따라 통천문에서 오던길로 하산하여 광암터 삼거리에서 천황사로 하산하면 1시간 정도를 절약 할 수있다.

그러나 산꾼이 계획한 산행을 포기하는 법은 없다.

사자봉능선을 돌아돌아 사자봉에서 매봉을 연결한 구름 다리를 건너 천황사로 하산 한다.


중국 당나라의 관리 누사덕(德)은 마음이 넓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성품이 따뜻하고 너그러워 아무리 화나는 일이 생겨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동생이 높은 관직에 임용되자 따로 불렀다.
"우리 형제가 함께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 남의 시샘이 클 터인데! 너는 어찌 처신할 셈이냐" 고 물었다.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화내지 않고 닦겠습니다."
동생의 대답에 형이 나지막이 타일렀다. 
"내가 염려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침 같은 것은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를 것이야."
화가 나서 침을 뱉었는데, 그 자리에서 닦으면 더 크게 화를 낼 것이니, 닦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당부였다.
"타면자건(唾面自乾)"에 얽힌 고사다.

침唾, 낯面, 스스로自, 마를乾

지금 내가 해야 할일은 침을 닦는게 아니라 기다려야 한다.

'그냥 친구' '진짜 친구' 운운하며 자존심을 챙길 생각을 하는것은  침을 닦는거다.

침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자

그게 내 친구 60년 지기에 대한 예의다.


1. 산행코스

   산성대입구-산성대-고인돌바위-광암터삼거리-통천문-천황봉-사자봉-구름다리-바람골-천황사

   (7.8km, 5시간)


2. 산행경로

   05:30분 - 부평구청
   07:10분 - 신사역
   12:10분 - 기체조공원
                 전망대-산성대-산성치
   13:55분 - 고인돌바위
   14:30분 - 광암터사거리
   14:44분 - 통천문삼거리-통천문
   15:00분 - 월출산천황봉(809.8m)-통천문-통천문삼거리
                 경포대갈림길
                 사자봉(668m)
   16:30분 - 구름다리-바람골
   16:45분 - 천황사삼거리
   16:50분 - 천황탐방지원센타
   18:00분 - 천황사주차장출발
   22:15분 - 신사역
   23:25분 - 부평구청역


@. 교통편

   수도권전철

   산수산악회


3. 산경표








산성대 입구




















장군봉

활성산 풍력단지

영암들





천황봉(809m)






고인돌바위



장군사자봉능선



산성대능선







사자봉 능선 비석바위

장군봉 육형제바위



장군봉














통천문




































사자봉

사자봉


육형제바위









활성산



사자봉과 매봉을 잇는 구름다리





















바람폭포












영암아리랑비


윤선도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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