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산(228m)&해상케이불카&고하도 트레킹
2021년 12월 5일 일요일 맑음 곱방친구랑(기수, 환춘, 병선)
게스트 하우스 하얀 풍차는 깔끔했다.
가격 대비 시설, 서비스, 위치 모두 만족이다.
어젠
친구들 귀가 가려웠을 거다.
뒷담화로 시작했다.
몸무게만큼
아니 나이만큼만 입도 무거웠으면 좋았을 텐데..
가벼운 내 처신이 부끄럽다.
다시 채근담을 소환한다.
채근(菜根)이란 나뭇잎이나 뿌리처럼 변변치 않는 음식을 말한다,
不責人小過 不發人陰私 不念人舊惡.
불책인소과 불발인음사 불염인구악.
三者 可以養德 亦可以遠害.
삼자 가이양덕 역가이원해.
남의 작은 허물을 꾸짖지 말고
남의 비밀을 들추어내지 말며
남의 지나간 과오를 마음에 두지 말라
이 세 가지를 명심하면
스스로 덕을 기를 수 있으며
또한 해를 멀리 할 수 있다.
심술로 치면 내 심술이 크다.
코로나 시대 어딜 가겠다는 발상이 심술이다.
가지 못할 걸 알며 가자 해놓고 평판 어쩌고 하며
친구들의 아픈 곳을 들추고 비난했다.
어쭙잖은 만용을 용기라 하며 우쭐되고
생각이 다른 친구를 폄하했다.
不發人陰私
다른 사람 은밀한 사생활을 알려하지 말자.
명심하자.
유달산 새벽
노적봉-장군바위 왕복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 젖은 옷자락 /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 님 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
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 / 님 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사랑
- 목포의 눈물 -
많이 들었던 노래다.
그런데 유달산을 보지 않고 이 노래를 듣고 부른다면 꼭 유달산에 한번 가보라
목포가 왜 눈물인지.. 목포가 왜 설움인지.. 목포가 왜 항구인지...
유달산 노적봉 아래 여자 나무라는 게 있다.
그곳에 적힌 유래가 황당하다.
아무렴 그럴라고?
그런데 목포는 참 슬픈 도시다.
김우진이 슬프고
옥단어가 슬프고
목포의 눈물이 슬프고
다순구미 조금새끼도 슬프고
늙은 시인 말년이 슬프고
목포 외항 세월호가 슬프고
창성장 그 거리도 슬프다
그래 여자 나무도 슬프다.
유달산에는 일본 밀교 중 하나인 진언종 파가 숭상하는 수호신이 조각되어 있다.
1920년대 말 일제는 유달산 일등바위 뒷면에 부동 명왕을 새겨 놓았다.
유달산 입구에서부터 일등봉, 이등봉 일대에 불상 88기를 세워 일본 불교의 부흥을 꾀했다.
일본 절을 짓고 싶었겠지만 그렇게 많은 절을 지을 수 없으니 불상을...
그 일등바위 정상에서 해맞이를 한다.
슬픈 해맞이가 아니라 새 희망을 품은 해맞이
유달산 아래 다닥다닥 붙어 목포 앞바다를 굽어보는 동네가 있다.
유달산 스테이션 바로 아랫동네 케이블카 캐빈에서 내려보면 마을 속내가 다 보이는...
좁은 골목길과 가파른 계단, 집과 집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목포가 생기기 이전부터 고기 잡던 사람들이 살던
원조 목포 마을이다.
기울어진 산비탈, 거대한 바위가 툭툭 박혀 있는 자리에 위태롭게 들어섰지만, 따스하게 비치는 햇살이 평화롭다.
덕분에 마을의 이름도 '다순구미', '볕이 잘 들어 따뜻한 마을'이란 뜻의 토박이 말이다.
한자로는 따뜻한 온에 비단 금자를 써서 온금동(溫錦洞)이라 부른다
가난한 선원들이 모여 사는 목포 온금동에는 조금새끼라는 말이 있지요.
조금 물때에 밴 새끼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 말이 어떻게 생겨났냐고요?
아시다시피 조금은 바닷물이 조금밖에 나지 않아 선원들이 출어를 포기하고 쉬는 때랍니다.
모처럼 집에 돌아와 쉬면서 할 일이 무엇이겠는지요?
그래서 조금 물때는 집집마다 애를 갖는 물때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해서 뱃속에 들어선 녀석들이 열 달 후 밖으로 나오니 다들 조금새끼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 후 략-
- 김선태 시 '조금새끼' -
고하도
유달산 높은(高) 곳 아래(下)에 있는 섬이라 고하도(高下島),
용이 하늘로 오르기 전 웅크린 모습이라 해 용오름, 용섬이라 부른다.
고도 설송(高島雪松) 눈 덮인 고하도 소나무
용두 귀범(龍頭歸帆) 고하도 앞바다의 돛배
목포 8경 중 2 경이 고하도에 있다.
이순신은 고하도를 "보배로운 꽃 보화도"라 했다.
난중일기에서 "서북풍을 막음직하고 전선을 감추기 적합한 섬"이라.....
전략적 요충지라 울돌목에서 대승을 한 후(명량해전)
전력을 정비하기 위해 고금도로 옮기기 전
107일 동안 고하도에 머물며 판옥선 40척과 군량미 2만 석을 확보했던 곳이다
고하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유달산은 낮지만 웅장했고 목포항은 한산하지만 따뜻했다.
그림처럼 오가는 선박들, 고즈넉한 케이블카 캐빈의 여유로움,
건너 유달산 아래 다순구미 마을이 참 따뜻하다.
학이 날개를 편듯한 웅장한 목포대교, 그 너머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과 천사 대교까지...
전망대 카페 파나쉐에서 아이스크림으로 당 보충하고
능선길 따라 용머리 해안 새로 개설한 해안 데크를 따라 고하도 해안 주상절리에 취한다.
둘레길 여기저기 이름 모를 12월 풀꽃이 여행자에게 생경하다.
창성장 그 거리
슬픈 어느 식당에서 진도 꺼먹 돼지 삼겹살과 홍어삼합으로 뒤풀이 한다.
어디나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