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7코스(태화강전망대-구삼호교-십리대숲길-테화루-염포산입구)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맑음 곱방친구 4(환춘, 병선, 복순, 석기)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미국 시인 Robert Frost의
The Road Not Taken(가지 않은 길)의 4 연중 마지막 연이다.
나이 60,
중반을 넘어 70을 바라보는 시점에 무슨 "가지 않는 길" 이 냐고?
지금 부슨 길의 선택을 고민할 때냐고?
힐난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내 삶은 고비마다 선택의 연속이었고 그 선택으로 내 삶은 전혀 달라졌다.
50대 초반 몸무게가 90kg을 넘나들 때 대간/정맥을 시작했다.
그때 절친 이었던 우석 친구, 막내 동생 부부와 고척동 어느 고깃집에서
대간/정맥 산행 계획을 공표한 적이 있다.
그때도 무얼 하겠다는 의지가 약한 나를 잘 알았던 모양이다.
누군가에게 공표를 해야 그 눈길을 의식해 강하게 추진하는 근성이 내게 있음을
그때 친구 말과 표정이 생생하다.
지금 이 나이(50대 초반) 열심히 일 안 하고 유유자적 산행하며 산행기 쓴다고 하는...
안타깝고 걱정된다는 그런 표정과 말투.... 한마디 거들던 제수씨 표정까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친구가 걱정하던 생활의 문제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아이들 교육의 문제는 어찌어찌 체면치레를 한 거 같고
우리 부부 노후 대책도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부모 능력 부족으로 하고 싶은 공부(유학) 딸의 아픔을 눈감는다면
모두 제 삶을 잘 헤쳐 밥 벌어먹는 재주는 갖췄다.
욕심을 부린다면 여느 부모처럼 턱턱 아파트 살 때 뭉텅이 돈을 보탤 수 없음이야...
그 선택으로 얻은 것은 지금의 나다.
아직 걷고 있고 또 20년쯤 더 걸을 수 있으려면
지금 또 선택해야 한다.
친구 병선인
천천히 즐기자고.. 충분히 이해한다.
그럴 나이라고... 계획보다 물 흐르듯 유유자적 가는데 까지만 가자고..
나는 목표를 정하자
해파랑, 남파랑, 서해랑, 평화누리 그 4500km을 다리 떨리기 전에
함께 선택할 수 없으면 또다시 대간/정맥 홀산 했던 그 선택을 해야 한다.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나는 사람이 적게 간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다시
산악회 버스로 울산행이다.
몇 번 하다 보니 익숙해진다.
사람은 적응하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처음처럼 그리 고단하지 않다.
철인 친구가 미리 준비한 울산 명물 "거인통닭"과 맥주, 점심 대용이다.
함께하면 가장 소중한 추억이 만들어진다.
이 또한 놓치고 싶지 않은 즐거움이다.
우리 삶에 이런 즐거움과 행복이 얼마나 남아 있으려는지...
자꾸 조급해지는 것은 지나친 조바심일까?
태화강은 길이 47.54㎞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 백운산 계곡에서 발원해 미호천(嵋湖川)이라 불리며 남동쪽으로 흐른다.
구량천(九良川)·반곡천(盤谷川) 등이 합류하고 대곡천이라 불리기도 한다
태화강은 개과천선한 강이다.
1970년대 급격한 공업화로
1990년대는 6 급수로 전락해 똥강이라 불렸던 강이 1 급수가 됐다
태화강은 분류식 하수관거 비율이 96.4%로 전국 최고다.
즉, 공장과 주거의 오, 폐수를 빗물과 따로 분류해서 오, 폐수는 하수 처리장을 거쳐 하천이나 연안으로 방류한다.
비 올 때 몰래 오, 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태화강을 따라 서쪽으로 가다 보면 중구에 큰 반도가 하나 있는데
십리 대밭길이라는 긴 대나무 숲이 있다.,
그 주변으로 태화강 대공원(현 국가정원)을 조성하고 건너편에 태화루라는 거대한 누각을 복원했다.
진주 촉석루와 밀양의 영남루와 더불어 영남의 3대 누각이라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다.
울산은 현대시라 할 만큼 현대 자동차, 현대 중공업의 도시다.
한때는 서울 명동에서 유행하면 곧바로 울산에서 유행하는 부의 도시다.
테화강변의 화려한 고층 아파트가 이도시 랜드마크다.
날씨 탓일까?
며칠 폭염에 시달렸는데 비 온 뒤 청명함과 강바람이 시원한 해파랑길은 깨끗함으로 다가오는
푸르름이 상쾌하다.
잊지 않고 챙겨 와 준 꽃님표 말린 과일과 막걸리, 맛난 커피
음대장표 막걸리 삶은 달걀로 오늘 또 포만감 급 상승이다.
해파랑길은 다이어트엔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그래도 정신 건강은 급상승 행복지수 갑이다.
1. 탐방경로
태화강전망대-십리대밭교-태화루-울산겨-학성교-내황교-현대자동차-염포산입구
(17.4km, 4시간 30분)
@. 교통편
산/바다/여행 산악회 버스
2. 탐방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