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해파랑길

해파랑길 11코스(나아해변-봉길터널-문무대왕암-이견대-전초항-감포항)/세계문화유산 경주관광(석굴암-불국사-분황사-대릉원-무열왕릉)

無碍人 2023. 8. 23. 06:18

2023년 8월 20일 일요일 소나기 곱방친구4(강석기-모 환춘-배병선-최복순)

 

친구 배법이 지난밤 세탁기 돌려 말려준 양말을 갈아 신고 나선다.

땀에 절었던 어제 입은 트레킹복도 깔끔하게 세탁해 줬다.

배낭도 마음도 상쾌하다.

친구의 섬세함에 또 한 번 놀란다.

아무리 오래 만난 친구라도 내가 안다고 하는 게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깊이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 가지고 평가하고 재단할 일이 아니다.

친구 덕분에 발걸음이 가볍다.

 

봉길 터널이 지나는 월성 원전 지역은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이라 도보 이동이 불가능하다.

6km를 자동차로 이동한다.

문무대왕릉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직이 드리운 해무에 쌓인 바다를 본다.

신라 문무왕의 수증릉이 있는 암초가 바다의 슬픔을 아는지 우울하다.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단다.

이웃이라는 게 이렇게 언제나 다른 이웃에게 불편해서야..

1500년 전에도 얼마나 노략질이 심했으면  왕이 죽어 이웃의 노략질을 지켜보겠다고 했을 까?

원전의 유용함은 원전 전문가가 아니라도 잘 안다.

또한 그 위험성도... 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우리는 배우고 있다.

후쿠시마는 자연이 인간이 만든 그 위대한 유용함을 얼마나 무력하게 할 수 있는지

자연 앞에 인간의 기술이라는 게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도

그런데 그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단다.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닌데

전문가들이 말하길 후쿠시마 오염수는 

현장에 보관하고(체르노빌처럼)

반감기를 기다리면 100년쯤이면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이웃은 30년래 에 그곳에 사람이 살 수 있게 하기 위해

그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하겠단다.

30을 버리면 20이 새로 생기는 오염수를 30년 동안 바다에...

그에 앞장서 편을 드는 이 땅의 집권 세력은 또 뭔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문무대왕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다.

그리고 날마다 그 바다를 검사 하겠단다.

검사해서 이상 수치가 나오면 그땐 이미 틀렸다는 것을....

그 위험이 현실이 된다는 것을 눈감고...

 

경주 바다는 쓰레기통이다.

태풍 탓이라고,,,

경주 바다에만 태풍이 불었나?

어제 지난 울산 바다는 멀쩡 했는데

문무대왕릉을 지나 감포관광단지 앞바다는(대본항-가곡항) 오래된 쓰레기가 해변과 포구에 넘친다.

멋들어지고 날렵하게 지어 호객하는 펜션 앞바다는

그들이 버린 쓰레기로 쳐다보기도 싫은데

왜 저들은 자기 집 앞바다를 쓰레기통으로 쓸까?

급기야 참지 못해 경주시 홈피에 쓰레기 사진 몇 장 올리고 간다.

자랑스러운 고도 경주 추억 사진방에...

쓰레기통 경주 바다라고.... 객기를 부린다.

아직 피가 펄펄 끓는 나이다. ㅎㅎ

 

감포항 가자미 구이는 맛집이다.

바삭하게 구운 가자미는 풍미가 좋다.

인심 좋은 이모님 입담도 인심도 구수하다.

그런데 내 친구 철인은 그 이모에게 질색이다.

언제 갈아입었는지 모를 옷 하며

금방 비듬이라 도 떨어질 것 같은 쩔은 머리 매무새가 혐오다.

"나이 탓이야"

역성은 들었지만 실은 나도 그 이모가 옆에 오는 게 싫다.

급기야 천장 에어컨에서 물까지 음식에 떨어진다.

손녀인 듯 젊은 이모가 천장 물을 닦는데 

철인 친구 구시렁구시렁

괜히 민망해 "그만 하소" 또 역성

아 그건 실수다.

철인 화났다.

"누가 뭐라 하면 가만있어야지"

으이구 내 그럴 줄 알았어

순간 민망함 때문에 나가도 너무 나갔다.

요놈의 주둥이가...

우린 그렇게 아웅다웅, 티격태격, 놀멍 쉴멍 함께 다닌다.

 

오늘 해파랑길은 가볍게 끝내고

경주 관광이다.

코스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무열왕릉, 대릉원(천마총), 분황사, 불국사, 석굴암 코스를 역순으로 경주역을 향해 간다.

경주라면 아련한 추억이 내 기억 저편에 있다.

고2 때 중고 자전거로 남원에서 불국사까지 왔었다.

불국사 입장료가 없어 불국사 입구에서 자전거를 돌려야 했다.

그때 그 무모함이 경주에 대한 내 기억의 전부였다.

자칭 전국의 안 가본 산과 도시가 없다고 큰소리치지만 안 가본 곳은 아직도 많다.

울릉도가 그렇고 흑산도가 그렇고 경주도 그렇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충은 다 가봤을 곳을 여행 꾼을 자칭하며 50년 만이다.

낙동정맥하며 신경주역을 거쳐 가긴 했지만...

석굴암 본존불 앞에 선다.

내 첫마디

"여기선 사진 찍으면 안 돼"

어떤 영험한 힘에 압도당한 느낌이다.

왜 첫 느낌이 사진 찍으면 안 되었을까?

그만큼 나를 몰입하게 하는 신비함이 내 정신과 육체를 제어한다는...

불교 신자가 아닌데 나도 모르게 합장하고 고개를 숙이게 한다.

부처가 금방 강론을 끝내고 가부좌를 틀고 참선에 드는 모습 그대로다.

미몽이 깨었을 때

본전불 앞에 '사진 촬영 금지'라는 팻말이 보인다.

학생 때 수재였던 배법

석굴암이 인공굴이냐?, 자연 석굴이냐?

입시에도 나왔었다고...

인도나 중국은 무른 석질의 바위에 굴을 파고 절을 짓고 부처를 모셨다면,

한반도는 인공암굴을 조성하기 힘든 단단한 화강암 산이 많아 석굴사원이 없다.

그래 인공으로 굴을 만들고 단단한 화강암 재질의 부처를 모신

세계적으로 유일한 석굴 사원이다.

역사 시간에 배운 게 새록새록 놀멍 쉴 멍도 하고 공부도 하고....

 

아련한 추억의 불국사

드디어 알현하게 된 청운교, 백운교, 연화교, 칠보교

다보탑, 석가탑

50년 전 스쳐간 인연이 오늘에야 만나게 된 거다.

5000년 역사라지만

온전하게 원형이 보존된 역사 유물이 없는 불행한 역사 아니던가?

다행히 석굴암이 있고

불국사가 있어 1500년 전 그 위대한 창작물을 만날 수 있는 거다.

중복이 지나고 처서가 낼 모랜데

날씨는 거꾸로 가는지 숨이 턱턱 막힌다.

분황사탑, 건너 황룡사지 그리고 천마총 대릉원의 고분군 첨성대까지

자동차로 遊遊....

무열왕릉 돌아 무열왕릉 옆집이 두부요릿집이다.

주택을 개조한 영업집인데

센스 있는 주인장 에어컨 빵빵하게 하고 손님을 기다린다.

푸른빛을 띠는 두부 한모 고소하다.

두부전골도  두부 정식도 별미다.

최근에 느낀 건데 어디나 맛집이다.

바야흐로 경쟁이 최첨단을 가는 시대

이젠 음식장사는 맛이 없음 할 수 없다.

맛없는 집은 하루도 버틸 수 없는 구조다.

아무 데나 맛집

먹방 유튜브, 인터넷 리뷰 찾아다닐 필요 없는 세상이 온 것인가?

이래저래 살 맛 나는 세상이다.

그런데 왜 자꾸 숫자는 쌓여 가는지

세월아 잠깐만 쉬어 가면 안 될까?

 

1. 탐방코스

  나아해변-봉길터널-문무대왕암-이견대-전초항-감포항

  세계문화유산 경주관광(석굴암-불국사-분황사-대릉원-무열왕릉)

 

@. 교통편

   ktx 신경주

   철인 자동차 픽

 

2. 탐방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