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방방곡곡 여행기

서해랑길 98코스(시천교-독정역-할메봉-마전중-세자봉-가현산-스므네미고개)

無碍人 2024. 1. 31. 05:50

2024년 1월 27일 토요일 맑음 천사랑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불길 속에서 전태일이 외쳤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노동자들을 향해 뛰는 불길이 외쳤다.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아!

더 거세게 휘돌고 어울거리는 불길 속에서 울부짖는 목소리가 갈라지고 있었다."

-조정래 한강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중에서-

 

한강 6권 2부 "유형의 시대"를 읽고 있다.

정통성 없는 군사정권이 경제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돌격 앞으로...'

'하면 된다'

'좃대가리로 밤송이를 까라면 까.."

수출만이 살길이다...

목숨값 40달러에 젊음을 전쟁터로

노동자의 삶은 잠깐 뒤로...

곧 국민소득 500불 시대를 만들겠다.

그때까지 참아라...

광부와 간호원들이 서독에 가서 폐병이 걸리든 고름을 짜든 달러만 벌면 되고

군인과 근로자들이 월남에 가서 죽고 병신이되도 달러를 벌고, 차관을 들여오고

그렇게 권력은 "수출" "수출" "달러" "달러" 외치고 있을 때

공무원과 새로운 기득권을 가진 자본가 기업주들은 돈 놓고 돈 먹기 놀이에

노동자들 삶은 내동댕이 쳐지고... 빈익빈 부익부의 그늘은 깊어간다.

급기야"광주(성남) 대단지 사건이 터지고...

1968년 서울시 무허가 판잣집 정리의 일환으로 지금의 성남에

가구당 평당 2천 원씩에 20평을 분양을 해주고 2년 거치 3년 상환을 조건으로 서울 시민들을 이주를 시킨다.

그런데 사람이 살 수 없는 땅

상. 하수도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땅에 부동산 투기 붐이 일어난다.

전매가 금지된 지역에서  전매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 불법 전매를 빌미로 

서울시는 평당 8천 원 이상의 땅값을 일시불로 지급하라 한다.

이에 분개한 사람들과 지옥 같은 땅에서 하루하루 밥벌이하러

서울로 일자리 찾아 이동하는 사람들이 들고일어난 사건이다.

강남에서 쫓겨나 지금 성남시 중원구, 수정구 일대에 천막을 치고 정착한 사람들은

일할곳을 만들어 준다는 약속, 버스의 노선을 늘려주겠다는 약속은 사라지고

엄마가 먹을 것이 없어 자신의 아기를 삶아 먹었다는 이야기.

10살도 안된 소녀가 몸을 팔았다는 이야기가 난무하는 민심은 흉흉하기만 하다.

브레이크 없는 독재 권력은 경제개발, 경제부흥이라는 목표 아래

힘없고 빽 없는 민초들은 그저 버려야 할 쭉정이 거나 쓰레기에 불과하다.

"여긴 현실에 있는 지옥입니다.

이거 이래서는 안 됩니다.

정치가 무엇입니까.

사람 세상을 바르게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모양이 되어 있습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정치가 무슨 정치입니까"

본문에 있는 목사의 말이다.

이승만 권력 12년

박정희 권력 10년째인 1971년의 일이다.

경제개발이라는 오직 한 가지 목표

국민소득 80달러에서

250달러가 됐으니 이제 500달러를 향해 나를 따르라..

힘없고 약한 자들은 버리고 간다.

돌격 앞으로....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던 시절의 이야기다.

 

서해랑 98코스

무슨? 갑자기?

설 연휴도 다가오고

새해도 지난 지 한 달이 지나는데

처가에 다녀온 지 너무 오랜 것 같다.

마음이 편치 않다.

아직 건강하시긴 하지만 연세가... 남은 시간이 얼마라고..

처가에 가는 길에 운동도 하고 체면치레도 하고..

가는길에 있는 서해개랑 길 98코스 시천교에서 스무네미고개 구간을 걷기로 한다.

언젠가 걸어야 하고 한남정맥하면서 15년 전에 걸었던 길이다.

가볍게 천사랑 도란도란  3시간 30분

장모님 만나 점심먹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