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해파랑길

해파랑길 19,20-B코스(장사해수욕장-구계항-남호리해변-삼사해상공원-강구항-하저해변-영덕불루해상공원)

無碍人 2024. 4. 13. 03:37

2024년 4월 10일 수요일 맑음 곱방친구 4(석기, 환춘, 복순, 병선)

 

이문열 변경 12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았다.

변경에 대한 사전 지식을 최소로 하고 읽기 시작했다.

가족사가 대하소설이 될 수 없는 것 아니지만 대하소설이라 하기엔 대한민국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픽션이 약하다.

대하소설이기보다 영희, 인철, 명훈의 성장소설이라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분단 상황에서 가장의 월북으로 남겨진 불행한 가족사를 "변경"이라는 작가의 개인적 논리에

맞춰 전개하는 방식이다.

12권의 방대한 분량이지만 등장인물은 단행본 한 권에 등장하는 인물도 안된다.

그만큼 이야기꾼 이문열의 썰이 대단하기도 하다.

이야기를 "변경"에 맞추기 위해 등장한 인물이 황석현과 김시형이다.

두 인물이 소설 속 역할이 있는 게 아니고 작가의 변경 이론을 주장하는데 그친다.

황석현이라는 인물의 혁명이론과 김시형의 변경론을 충돌시켜 주인공 삼 남매가 

타협하고 저항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황석현과 김시형은 변경적 상황에 대한 확고한 자기 생각을 가진 인물이다.

황석현은 변경론은 결정론적 사고방식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며 민족주의적 

저항으로 부르주아 혁명을 통해 남북통일까지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시형은 황석현의 주장이 이상주의라 비판하며

내부적 상황으론 변경적 상황을 깨트릴 수 없다고 주장한다.

부르주아 혁명까진 가능할지 몰라도 분단의 구조를 깰 수 없다.

변경적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잘못하면 북쪽의 전략에 의한 공산화가 되거나 극우세력의 준동으로 분단이 고착화

된다고 주장한다.

김시형은 "민주까지만 가고 민족" 까지는 가지 말라고 충고한다

작가는 피해자의 타협이라는 차원에서 변경론을

피해자의 저항이라는 차원에서 혁명론을 안배하며 작품을 이끌어 간다.

열두 살 가장으로 남겨진 명훈은 강하면서 한없이 약하고 중심을 잡는 것 같으면서 

좌절하고 안 되는 일도 되는 일도 없는 세상에 순응하며 타협한다.

그러면서 하우스 보이 시절 황석현과 김시형의 주장을 삶의 베이스로 삶는다.

결국 그의 삶은 광산 노동자의 저항으로 마감한다.

영희는 강하고 똑똑하다.

산업사회를 살아낸 억세고 끈질긴 우리들 누이다.

천민자본주의에 최적화된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이 영희다.

인철은 작가 본인이다.

글의 대부분이 픽션이지만 그 근간은 이문열 자신의 성장기다.

유년기부터 대학, 문학에 입문하기까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그의 관념론적 편향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이야기꾼 이문열의 시선으로 형 명훈과 누이 영희를 그리고 있다.

12권의 장편에다 변경론의 현학적인 이론이 어렵게 느껴진 작품이다.

삼 남매의 성장기를 변경론에 끼워 맞추다 보니 독자 입장에선 흥미가 감소하고

지루한 느낌마저 들었다.

작품 초반엔 물과 시멘트가 부족한 콘크리트 반죽 같았다.

그러나 이문열의 정치적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이었는데

이 작품으로 그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겠다.

 

해파랑길 19,20(B) 코스는 장사항부터 강구항 지나 영덕 해맞이 공원 까지다.

20코스 시작 점 강구항에서 20코스는 A코스와 B코스로 나뉜다.

A코스는 고불봉지나 영덕풍력 발전 단지를 지나는 코스이고

B코스는 하저해변 창포항을 지나는 코스다.

우린 19코스 20(B) 코스로 진행하기로 한다.

심야버스로 동대구 터미널에서 석기 친구 픽업으로 장사역으로 향한다.

대구라는 도시는 푸르던 날 대구 군의학교 시절 14주간 머물렀던 이후 처음이다.

심야버스로 지나는 대구 시가지는 참 초라하다.

구 도심이어서 그런지 초라하다 못해 처연하기까지 하다.

부산, 울산, 포항을 지나왔는데, 그곳에서 느꼈던 깨끗하고 잘 정돈된 도시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

이 땅의 정치적 보수의 심장이라는데...

친구 배법에게 그런 내 심정을 말했더니 

친구 曰

"광주도 마찬가지야"

그 두 도시가 보수와 진보의 대표 격인데...

낙후된 이미지가 같다니 많이 생각해 볼 일이다.

바뀌지 않는 지방 권력 탓인지...

장사역에 주차하고 석기 친구가 준비한 닭곰탕으로 쌀쌀한 새벽 공기를 온기로 바꾼다.

늘 고맙고 감사하다.

옆지기 천사님 감사합니다.

구계항 지나 남호해변에서 느닷없는 일출을 맞는다.

일출을 기대하며 바다를 응시하며 걷는데 일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해무가 엷게 드리운 바다는 아침노을이 없다.

일출 전 붉게 물드는 노을의 예고 없이 순간 두둥실 바다를 박차고 오른다.

모두 환호성을 지른다.

오늘 일출은 해무로 못 보나 했는데 갑자기 솟는 듯한 일출이 신비롭다.

여명 노을 없이 뜨는 해는 처음이다.

강구항

대게거리 문 여는 집이 있다.

사실 7시 강구항 도착으로 잠깐 고민했다.

A코스로 진행할까?

그런데 영덕 대게 본향에 와서 대게를 그냥 지나 갈수야....

7시 대게 먹방이다.

영덕대게 1마리 10만 원

대게 3마리, 홍게 1마리 서비스... 2시간 먹방 후

대게 경매장에서 현란하지만 생경한 모습에 취해 본다.

강구항은 대게로 시작해 대게로 끝나는 포구다.

컨디션 난조로 먹방이 '그림의 떡'이 된 음대장에게 쪼매 미안타.ㅎㅎ

창포리 지나는데...

철인과 꽃임이 본 빈집에 묵인 강아지...(난 못 봄)

아사 직전의 몰골에 두 친구 너무 가슴 아파한다.

동네 사람을 찾아... 겨우 집수리 하는 사람 만났는데

자기들은 외지에서 왔단다.

동네에 사람이 없다.

모두 투표장에 갔나 보다.

겨우 노인정을 찾았는데 그곳도...

노인정 문 앞 전화번호로 전화... 영덕 군청이다.

투표일이라 아무도 공허한 메아리만...

114로 영덕 동물보호센터를 찾았는데 없단다.... 영덕엔

가슴 아프지만... 그리 지나고

다음날 나는 보지도 못한 그 강아지 생각이 났다.

저장된 영덕 군청에 전화해서 SOS....

연락이 왔다.

이웃집에서 빈집에 메어둔 영양상태가 안 좋은 주인 있는 강아지라고..

영덕 유기견 관리소에서 지속적으로 학대 여부를 관리하겠다고... 다행이다.

동물도 사람도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가볍게 영덕 해맞이 공원에 이르고..

이어 도착한 304번 영덕 군내버스로 강구역

철도청 셔틀버스로 장사역... 포항역... 계획한 스케줄대로 척척 맞았다.

이럴 때 느끼는 성취감 최고다.

 

1. 탐방코스

  장사해수욕장-구계항-남호리해변-삼사해상공원-강구항-하저해변-영덕블루해상공원

  (23km, 7시간 30분 먹방포함)

 

@. 교통편

    경부선 심야버스 동대구

    포항-광명 ktx

    영덕해맞이공원-강구역  304번 군내버스

    강구역-포항역 철도청 대체버스

 

2. 탐방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