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해파랑길

해파랑길 39,40코스(경포호-사천진리해변-연곡해변-명진항-주문진항)

無碍人 2025. 3. 19. 05:31

2025년 3월 15일 토요일 복순, 병선 맑음

 

나만 괜찮은 척하며 사는 건 아니다.

괜찮은 사람은 없다.

아프지 않은 척, 힘들지 않은 척 그러면서 이겨 낸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지만 자신의 무게만큼

이고 지고 살아간다.

남의 짐 가벼워 보이고 내짐은 무겁고

모퉁이 하나 돌면 낙원인 줄 알지만

또다시 모퉁이.. 그 모퉁이 뒤에 또...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 그렇게 살고 있다.

이 만큼 살고 보니..

앞서간 친구들 뒤쫓다  낙담하고...

세상 기준에 눈높이 맞추며 애쓰다 또 넘어지고

그런 게 나만 그랬던 게 아니라고... 알 것 같다.

 

50대 초반 세웠던 Bucket List (죽기 전에 꼭 하자... )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

죽기 전에 1 대간 9 정맥 홀산 종주가 나의 첫 Bucket List였다.

불가능 할거 같았지만 해냈다.

그것도 50대에...

그것이 끝나면 삶도 끝이 날 줄 알았는데...

인생은 참 길다.

길다는 건 여유다.

경제력도... 시간도... 숨 막히게 답답하진 않다.

그 여유로움을 낭비할 것인가?

나를 다 잡고... Bucket List 점검, 보완이다.

 
List 점검
1.1 대간 9 정맥 완주(3050km, 完)
2. 꽁지머리 살아보기(2년, 完)
3. 블로그. 일상 기록하기(since 2008)
4. 20개국 이상 여행하기(진행 중, 11개국)
5. 독서 3000권 하기
(년, 80권 읽기, 윌라 리스너상위 0.1%, 282권 완독) 
 
List 추가
6. 코리아둘레길 완주
  (4500km/1400km 진행 중)
7. 외국어(영어), C.N.N 보고 듣고 이해하기
8. 체지방량 20% 이하유지(현 15%)
9. 부부 바디 프로필 촬영(70,80살 생일)
10. 생업을 그만둘 때 현금자산 3억 원 보유.

 

2월 리스너 한 책

서자영 작가 "원경" 전 2권

조선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여성 '원경왕후'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건국한 태종 이방원의 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 세종대왕 모후의 일대기...

최태성의 "벌거벗은 한국사"tvN STORT... 전 6권

채사장 지음"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무한" 전 4권

이지환 작가의 "화홍" 1,2부 5권 중 4권 리스너 중....

 

모처럼 완전체로 출발하려나 했는데 모군이 불참이다.

여기까지 잘 왔는데 자꾸 삐그덕 거려 아쉽다.

약속을 깨는 상황이 내게 안 일어나 다행이다,

싶으면서 무게 중심이 어디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유 없는 불참에 이유 있는 불참.... 인생史, 인생事, 인생思... 나하기 나름이다.

울진까지 동행한 석기가 개인 사정으로 도중하차...

이제 고성 통일 전망대까지 98km 남았다.

무박으로 진행하면 3회, 여유를 부려도 4회, 7월이면 해파랑의 끝에 선다.

그동안 함께 해준 친구들....

지리산 둘레길 장기수... 해파랑길 강석기...

그리고 모환춘, 최복순, 배병선

남파랑길 출발 동의는 병선, 복순이다.

아직 모군은 침묵이다.

결정은 스스로 하는 것, 

동행 없이도 나는 가겠지만...

그게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길이니까..

 

서울역 5시 56분 혼자 출발이다.

39코스를 다 끝낸 배 군과 최 양은 2시간 늦게(모군포함) 출발하여

앞선 코스를 경포호에서 끝낸 내가

사천진리해변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경포호는 석호다.

동해안 강릉, 속초, 고성에 있는 경포, 영랑, 청초, 화진포, 송지호가 이에 해당된다.

동해안의 기반암은 땅속 깊이  마그마가 식어 굳은 화강암이다.

땅속에서 엄청난 압력을 받다가 융기한 화강암은 낮은 압력 때문에 쉽게 풍화돼

모래를 만든다.

하천에 쓸려간 모래는 해안을 따라 흐르던 해류와 만나 하구를 차츰 가로막았다.

그게 석호다.

석호에는 고등어와 송사리가 함께 산다.

민물이라 하기도 바닷물이라 하기도.... 경포호에 물안개가 피고 

건너 백두대간 선자령엔 아직 겨울이 한참이다.

1시간여 홀산으로 사천진리 해변에 선착하고 배군 최양 기다려 출발이다.

사천진은 해안으로 부리처럼 툭 튀어나온 모양이다.

덕분에 ‘불까’라고 불리다가 조선시대 사화봉수가 자리해 ‘사화진’이 되었다.

근세에 들어 주변의 애일당리, 행깨들, 솔마지를 모두 합해 ‘사천진’이 되었다.

사천항을 중심으로 강릉 쪽으로 사천해변, 순포해변을 따라 경포해변이다.

주문진 쪽으로  사천진해변, 하평해변, 연곡해변으로 이어진다.

사천해변, 하평해변, 연곡해변으로 이어지는 백사장 옆으로 봄맞이 꽃씨 파종이 한참이다.

3월의 꽃샘바람은 매서워도 바람결 어딘가 봄내음이 실려 견딜만하다.

워낙 잰걸음인 꽃님이 걸음 맞춰 걷는 걸음이 오늘은 부족하다.

그도 그럴것이 남은 코스 교통편 고려하다 보니.. 오늘 아무리 잰걸음도 주문진 까지다.

경포부터 16km... 사천진리부터 10km다.

가볍게 끝내고 여유롭게 주문진항이다.

주문진은 원래 강릉군 연곡면 새말(新里)이라 불리었고 그 ‘새말’의 한자어 이름을 딴

신리면(新里面)이 되었다.

그 후 주문리의 항구 이름을 따서 주문진면, 주문진읍이 되었다.

지금 강릉시에 속한 읍으로 인근 양양읍보다. 인구가 많은 큰 포구다.

오징어 명태가 유명했는데 지금은 구경하기 힘들다.

'주문진'이 물품을 ‘주문’ 받아 나르는 '나루터(津)'가 있기 때문에 생긴 지명이란다.

천사 좋아하는 오징어 한축 사들고 오늘 나 할 일 다 했다.

노량진, 소래포구만큼 큰 수산시장.... 바가지가 극성이다.

그래도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날 수 없지..

회, 골뱅이 잔뜩 갈무리해 막초 한잔... 이 맛에 친구랑 간다.

 

지난해 튀르키예 여행 다녀온 배법이 선물로 수제 비누를 사 왔다.

포장이 엉성해

얼른 한말이..."세수 비누야? , 빨래 비누야?"

아차 싶다.

아무리 친해도 그렇지 선물인데.... 빨래 비누라니...

이 '말 함부로 하는 건' 금방 후회하고 얼른 받아 챙긴다.

집에 돌아와 내가 한 말 실수가 내내 걸려 문자로...

 

"여행 선물 고마워
내가 말실수한 거 같아
내내 찜찜하네...
집에 와서 가만히 생각하니까 옛날에 유럽 갔을 때 프랑스에서
같은 비누를 비싸게 판 기억이 나
그때 내가 한 말이 샤넬 백을 깜장 비닐봉지에 포장하는 격이잖아.
그랬는데
그때 성의 없는 포장에 대해서 문화 우월주의 발로라고 맹 비난했었는데
그걸  까맣게 있고
말 실수했네 이틀 동안
내가 마음 고생했으니까 이해해 주소
친구 마음과 정성 고마워
잘 사용할게"

라고 문자 보내 사과했더니...

 

이 친구

"노~~ 프라브럼ㅎ

 그런 일이 있었나??

 신경 끄소 잉~"

에이 괜스레 나만 맘 고생 했잖아...

소심과 수양 덜 된 말대답... 언제쯤 어른스러워질 거냐...

 

튀르키예의 수제 비누와 향수는 자연 유래 성분과 전통적인 제조 방법으로

제작되며, 장미, 라벤더, 올리브 등 다양한 향을 가지고 있단다.

 

1. 탐방코스

  경포호-순포해변-사천항-사천진리해변-하평해변-연곡해변-명진항-주문진항

  (16km, 4시간)

 

@. 교통편

      서울역-강릉역 ktx

      강릉역-경포호 택시

      주문진역-동서울 시외버스

 

2. 탐방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