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덕산 (2)
지나리 부부 산방
2021년 9월 26일 일요일 맑음 석기, 기수, 환춘, 병선 운리에서 원정 마을로 이어지는 임도는 이제 막 초록의 빛에서 연두로 색을 갈아입기 시작한 감들이 길손을 맞는다. 연둣빛이 점점 짙어져 분홍으로 분홍이 붉은 홍시가 될 때쯤 감잎은 소명을 다하고 보살핌을 거두어 드릴 게다. 길가에 잘 익은 알밤이 여명 전인데도 허리를 굽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게 한다. 가능한 농장이나 농가 주변의 밤은 줍지 않기로 다짐하지만 내 안의 물욕이 스믈스믈... '밤은 이미 추수가 끝났어'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합리화한다. 어느새 몇 번의 오름과 굽이를 돌아 참나무 군락지에 이른다. 도토리가 지천 일 거라는 예상은 완전히 빛나갔다. 도토리가 없다. 나무가 열매를 맺는 것은 생존이다. 가뭄이나 자연재해가 심해지면 열매를..
2020년 9월 19일 토요일 청명 천사 병선이랑 욕설모서당(辱說某書堂) 서당욕설시 서당내조지(書堂來早知) 서당을 일찍부터 알고 와 보니 방중개존물(房中皆尊物) 방안에는 모두 귀한 분들 일세, 생도제미십(生徒諸未十) 생도는 모두 열명도 못 되는데 선생내불알(先生來不謁) 훈장은 와서 보지도 않네. 난고(蘭皐) 김병연의 서당 욕설 시다 이 시를 개작해 산청군 택시 관련 공무원과 군수에게 헌정한다. (산청 군민을 상대로 한 풍자가 아님을 밝혀 둡니다.) 욕설모산청(辱說某山淸) 산청욕설시 산청내조지(山淸來早知) 산청을 일찍부터 알고 와 보니 군내개존물(郡內皆尊物) 군민들은 모두 귀한 분들 일세 마차제미십(馬車諸未十) 택시는 모두 열대도 못 되는데 공복내불알(公服來不謁) 관료는 와서 보지도 않네 거림에서 중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