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할 그곳의 '통증'
최근 컴퓨터작업과 공부 등 하루종일 의자에서 생활하는 사무직 직장인과 학생들을 비롯해 자출족(자전거 출근족)이 늘어나면서 회음부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회음부 통증은 항문과 성기의 중간 부분인 회음부가 뻐근하거나 쑤시다 못해 마치 밑이 빠지는 듯한 심한 통증을 수반하기도 한다.
전립선염이나 골반염, 암과 같은 내부장기의 문제 등 기저질환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아이를 출산한 산모나 앉아서 오래 생활하는 사무직 직장인과 학생, 자전거와 승마, 오토바이 등 회음부에 잦은 마찰과 충격을 주는 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진단 및 치료가 어렵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환자들이 통증부위를 부끄러워 해 통증을 숨기거나 치료받기를 꺼리거나 이를 성기나 항문 쪽의 통증으로 잘못 인식해 다른 치료를 받거나 잘못된 민간요법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오히려 통증을 키워 만성통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기존의 신경치료는 의사가 직접 성기나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통증을 유발시키는 부위를 찾아내 주사로 신경을 차단해 왔다.
하지만 이 시술법은 시술 소요시간이 길어 시술자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신경을 정확하게 찾아내 차단하는 것이 어려워 치료 실패율이 높았다.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X선 촬영기(C-Arm)로 시술 중 실시간으로 통증부위와 통증을 유발시키는 신경을 관찰하면서 약물을 주사로 투여해 통증을 차단시키기 때문에 정확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더욱이 시술 시간이 고작 10~20여분 남짓이라 환자의 불편이 적고 회복속도 또한 빠르며 몇 차례 시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병원을 다시 찾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다.
만성적인 회음부 통증을 갖고 있는 36세에서 79세까지 총 25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시술법을 시행한 결과 단 한 두 차례의 시술만으로도 통증은 말끔히 사라졌고 어떤 부작용이나 합병증도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들이 대부분 질병을 밝히기를 꺼려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다른 통증으로 오인해 질병을 크게 키우는 경우가 많다. 회음부 통증을 방치할 경우 만성통증으로 발전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협 조 : 고려대 구로병원 통증클리닉 최상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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