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 또한 지나가리 (842)
지나리 부부 산방

2025년 6월 14일 토요일 서경회 16명 서경회(서울 경기지역 모임)야유회 날이다.정기적으로 모여 밥먹고 술 먹고....마음은 늘 불편히다.만나면 좋은데오래된 친구라 반갑고... 그러면 되는데그 안에 삶의 흔적이 얼핏 얼핏... 뭐가 부족한 걸까?막역지우라 그런가? 불가근불가원( 不可近不可遠) 너무 가깝지도 않게 너무 멀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너무 가깝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상처를 주고받는다. 기소불욕물시어인( 己所不欲勿施於人)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권하지 마라...솔선수범하는 친구가 있다.남에게 베프는 것을 낙으로 삼는 친구다.베플기 위해 태어난 친구처럼...그런데 불편하다.그 베풂에 꼭 대가를 바란다.시쳇말로"Give and Take"를 원칙으로 한다.내가 밥 살..

2025년 6월 11일 수요일 맑음 좋은 사람들 산악회 2번째 동행이다.어느 집단에 소속돼 일원이 된다는 것은 나이 들 수록 쉽지 않다.젊을 땐 새로운 만남도 잦고, 자연스럽지만 나이 들면 만남도, 새로운 시작도, 흔한 일이 아니다.특히 은퇴하거나 은퇴할 나이의 사람들의 걷기 여행은 더 그렇다.동호회도 아니고 개인적 사정으로 모여 1년, 혹은 2년 정도 같은 목적지를 가는 사람들이다.개인주의적 성향이 뚜렷하고, 각자의 목표, 생각이 확실해, 소통하기 쉽지 않다.옆자리 내 또래 아저씨,인사를 했는데 시큰둥이다.등산화를 벗고 발을 시트에 올리는 폼이 첫인상부터 아니다.산행 후, 역시 등산화를 벗어 모셔둔다.닉이 "무ㅇ지"라 내 닉 "무애인"하고 사촌 격이라 호감을 가졌는데..영 불편한 동행이다. 가만히 옆 ..

2025년 5월 28일 수요일 구름 많음, 좋은 사람들... 엄마는 굴 따러 가고친구는 뽕 따러 가고나는 혼자 논다 이제는추억으로 살아야 할 때새로운 길을 가며 해파랑길이 끝나고...함께는"그만" 하기로 했다. 짬 짬 이로 하던 "서해랑길"과"DMZ 평화의 길" 중 어디에 마음 붙여 볼까 고민하다내 검색에 걸려든 "좋은 사람들" 산악회내가 가다 멈춘 길, 3코스 앞이다. 급 발진 해파랑길 정리도 못하고동행이다 2,4주 격주 수요일.. 12월엔 끝날 것 같다. 84명 출발30명쯤 앞서 출발하고...슬슬 발동,해발 고도 500m 에서 1000m로 올리는 복주산 임도 오름을 오른다.한북 정맥을 넘는 산행이다.한북 정맥은 백두대간 추가령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내려오며 한강 북쪽을 가르며 한강과 임진강에 ..

2025년 5월 24,25일 토요일, 일요일 맑음 병선, 복순 해파랑길 마지막 여정이다.1박 2일 여정으로 동서울 터미널 출발이다.그런데,함께한 홍일점 복순친구가 부상..집안일하다 발가락 부상을 당했다.많이 부었는데도 내색 안 하고 동참이다.갑자기 부상을 통보하면 일정 자체가 취소될까 봐 배려해서다.그 마음 눈물 나게 고맙다.간성터미널 11시 도착간단하게 점심 요기를 하고 출발한다.비 올 것 같은 날씨지만 걷기는 상쾌하고 좋다.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을 5명이 출발했는데 여러 사정으로 우리 3명이마지막 여정을 맞는다.그동안 함께한 환춘, 석기 친구에게 고맙고 감사하다.공현진 마을을 지나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간다.작은 포구 정도로 생각했는데 규모가 대단한 항구다.부상인 복순 친구가 걱정이지만 좀 걸어 보..

2025년 5월 10일 토요일 종일비 복순, 병선 출발 5시간 전...배군 비 온다고 연기하잖다.일기 예보 확인하니 새벽에 약한 비가 예보됐으나 그다지.... 구름 다소강행하기로 우긴다.내 버팀이 통해 어찌어찌해 23시 30분 심야 버스로 속초 터미널....비도 비답지 않은 가랑비가 마음만 적신다.새벽 2시...5000냥 전주 콩나물 국밥집에 몸을 녹이고 출발이다.깊이 잠든 아바이마을 레트로한 골목... 개도 잠들었다.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때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 정착해 만든 마을이다.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 함경도식 냉면으로 유명하다.원래 백사장이었던 곳으로 갯배를 이용해 속초와 연결됐다.물도 없는 백사장에 삶의 터전을 이룩한 실향민들의 삶의 흔적이 골목 여기저기 엿보인다. 정치의 계절이다.내란 방조..

2023년 10월29일 일요일 맑음 천사랑,시유네랑 열매달 열사흘 달이 설악에 걸렸다."시작이 반이라는 우리들은 그르다.뉘라서 열사흘 달을 온달이라 하리오"우리 속담은 시작하는 게 어려우니 우선 시작부터 하라고 가르친다.특히 나이 들어 무슨 일을 시작한다는 게 어렵다는 걸 깨닫고부터 더 그렇다.그런데 난 열사흘 달을 보면 저 달은 온달(보름달)은 아닌데.. 하는 생각부터 든다.우리 속담에"열흘은 아홉날과 같지 않다"열흘은 아홉날보다 더 길기 때문이다.'시작했으니...''시작이 반이니...'안주하지 말자.작심삼일(作心三日 )... 용두사미(龍頭蛇尾) .. 이런 말들을 가까이 말자.저(열사흘) 달이 온달이 아니듯시작한 코리아 둘레길 4500km 끝가지 간다.가다가 중지곳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다.시작만 하면 ..

2023년 10월28일 토요일 맑음 나홀로/시유네랑 조정래 아리랑 5권을 읽고 있다아리랑은 4부 12권으로 구한말부터 1945년 해방 전까지 일제의 침탈과일제 강점기 동안의 우리 민족의 저항 의식과 민중의 끈질긴 생명력을 담고 있다.제1부 아~ 한반도 1~3권제2부 민족혼 4~6권제3부 어둠의 산하 7~9권제4부 동트는 산하 10~12권동학농민운동을 일본의 무력으로 진압하고무능한 조선 조정은 밀물 들어오듯 몰려오는 일본의 침탈 앞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 바라만 본다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지배층과 약삭빠른 인간들은 모두 기회주의 자가 되고 민초들은 현실에 저항하며 끈질긴 삶을 견뎌야 한다.우리나라 최고의 곡창 김제 평야에 일본의 토지수탈의 암흑이 드리우고...민초들은 저항과 의병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백..

2025년 5월 6일 화요일 맑음 배병선, 이순금, 최귀자 내 친구 소순희는그의 시 "이팝 꽃 피면"에서"이팝 꽃 하얗게 피는 허기 잊은 봄날 이 밥 한 그릇 그리운 아부지"하며 소쩍새 된 아버지를 그리워한다.시인 공광구는"새와 별과 구름과 밥상에 둘러앉아 이팝나무 꽃밥을나누어 먹으며 밥정이 들고 싶은 분오월 이팝나무 꽃그늘 공양간으로 오세요"라고 노래한다.벚꽃 지면 이팝꽃 핀다.이팝꽃이 피면 친구는 5월 보릿고개를 넘던 아부지를 생각하고또 다른 시인 공광구는 이팝나무 아래서 수북한 꽃밥을 나눠 먹으며밥정이 들고 싶어 한다.그렇게 이팝나무는 5월의 꽃이 되어 있다.이팝나무 가로수 흐드러지면 친구의 그리움에 가슴 시리다가..공광구를 만나면 나도 누구랑 밥정 한번 들어 볼까 싶어...오늘 친구 부부랑 "밥..

2025년 4월 26일 토요일 맑음 천사, 복순, 병선 아들 녀석이 어제 입원했다.시야가 흐려져 안과 치료를 받았는데 안과적으로 문제가 없어 의사 추천으로 뇌신경과 검진 결과가 "뇌하수체 선종" 진단을 받고 그 제거를 위해서다.의술이 발달해 요즘은 수술만 하면 후유증 없이 호르몬제 복용으로 정상 생활이 가능하단다.그래도 뇌수술인데..마음 못 잡는 천사 함께 하자해 출발이다.사실 이코스는 2년 전 아이들과 속초여행 시 탐방한곳이라 굳이 안 가도 되는 곳이다.그러나 함께한 친구들이라 동행하기로 했다.그런데 무리였다.천사가 몸살로 힘들어한다.힘든 하루다.엎친데 덮친 격으로 양양 고속도로에 산불까지..2시간 30분이면 서울 진입인데 영동 고속도로 우회로 4시간....악몽이다.아들 녀석이 환하게 웃으며 귀가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