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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건강상식

카페인 중독

無碍人 2008. 11. 27. 09:02

카페인 중독

 

카페인=가랑비, 그래도 젖는 법

카페인 중독 어느 프랑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커피는 악마 같이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 같이 아름답고 달콤한 것’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그 천사표 얼굴에 속고 있다. 어른들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커피향을 음미하며 카페인을 마신다. 가랑비에 옷 젖듯 카페인에 중독되고 있는지도 모른 채.옛날 동화에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이 나온다. 하지만 오늘날 곶감보다 더 무서운 것이 초콜릿이다. 아이들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달콤함을 음미하며 카페인을 먹는다. 카페인은 어른들의 음식에만 있는 줄 착각하면서.자신들이 먹고 있는 것이 카페인임을 전혀 모른 채, 그렇게그렇게 사람들은 카페인에 젖어가고 있다. 서서히.

카페인이 뭐길래
카페인은 코코아나 커피열매에 들어 있는 알칼로이드(화합물 중에 nitrogen(질소)을 포함하는 물질)성분인데, 그 작용이 미약하긴 하나 필로폰의 주성분인 암페타민처럼 중추신경계와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는 일종의 중추신경자극제이다. 알칼로이드는 신경조직이나 심장근육, 호흡기조직의 흥분을 자극하기도 하고 이뇨장애나 피로를 일으키기도 한다.카페인은 주로 커피, 초콜릿, 녹차, 홍차, 두통약, 각종 드링크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여기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우리 신경계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진 않는다. 대신 두뇌와 척추세포들의 활동을 억제하는 체내 화학물질인 아데노신의 활성을 떨어뜨린다. 그렇게 되면 아데노신이 제 할 일(신경세포 활동 억제)을 못해 신경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진다.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카페인을 분해하는 효소의 능력은 유전에 의한 것이라 한 잔의 커피로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서너 잔을 먹어도 잠만 쿨쿨 잘 자는 사람이 있다.

카페인, 베일 벗겨 보기
식사 후 마시는 한잔의 커피는 생활에 활력을 준다. 나른한 오후, 식곤증으로 잠이 몰려올 때 마시는 커피나 녹차 한 잔은 머리를 맑게 해 준다. 만약 머리를 잘 굴려야 하는 시험날이라면 한두 시간 전에 카페인이 든 차 한 잔을 마셔두는 게 좋다.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머리를 깨워 주기 때문에 F학점을 D까지는 올려 줄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잠을 제대로 못 자 정신이 몽롱한 날이라면 카페인은 더더욱 천사표 친구. 카페인은 대뇌피질에 작용하여 정신기능 및 감각기능, 운동기능을 활성화하여 쏟아지는 잠을 ‘확’쫓아주는 예쁜 짓을 한다. 이처럼 적당한 카페인의 섭취는 식사 후 마시는 한잔의 술이 보약이 되듯 기분에 있어서도, 일의 능률에 있어서도 상승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면 독이 되는 건 누구나 아는 세상살이의 이치! 적당히 먹는다는 말이 쉽지만은 않다. 카페인 앞에 있어 우리는 물가에 놓인 아이와 별다를 바 없다. 18세 이하의 청소년에게 알코올과 니코틴 때문에 술·담배를 팔지 않는다면 그건 당연하다. 그러나 카페인이 들어 있다고 팔지 않는다면 현재로선 우스갯소리밖에 안 되는 일이다. 우리는 그만큼 카페인 앞에 무방비 상태다.

카페인은 체내에서 칼슘과 철분의 흡수성을 떨어뜨려 다량으로 섭취할 경우 골다공증을 일으키거나 빈혈을 일으킬 수 있고,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위궤양이나 위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때문에 빈속에 카페인이 든 음료만을 계속해서 마셔 대는 것은 속을 버리겠다고 작정하고 덤비는 격이라 할 수 있다. 카페인에는 이뇨작용까지 있어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나 영화관람 등 한곳에 오래 머물러야 하는 경우엔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적당한 카페인의 섭취는 소변 때문에 모처럼의 멋진 데이트를 망치는 일생일대의 수치를 막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것이다.카페인을 과잉섭취하면 식욕감퇴, 체중감소, 불안, 추위, 불면증, 신경증 등의 증상이 올 수 있고 알코올중독처럼 마시지 않고는 생활 자체를 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갈 수도 있다. 카페인을 얕보면 큰 코 다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슝늉 대신 마시는 커피, 마실 땐 향기롭지?
커피나무는 목동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 양들이 야생커피나무 열매를 먹고 흥분하는 걸 보고 먹어 보니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까지 맑아져 커피술을 만든 것이 시작. 그후 커피는 유럽으로 넘어갔으나 중독성이 있다 하여 16∼17세기경 종교, 정치, 의학적인 이유로 탄압을 받는 비참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마리화나처럼 위험하고 몹쓸 것으로 낙인 찍혀 커피의 타국생활은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커피의 생명력은 질겼다. 가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마른 풀섶에 불이 붙듯, 그 위력은 겉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고 현재까지 이르렀다.

예전엔 식사 후에 숭늉을 마셨다. 그러나 지금은 식사 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커피를 마신다. 그만큼 커피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아침식사 후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카페인이 보다 빠르게(30∼60분내) 뇌에 흡수돼 중추신경을 더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정신을 맑게 해 준다. 하지만 그윽한 커피향기 뒤에는 영혼을 몽롱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바로 카페인의 또 다른 얼굴, 만성피로.‘카페인’하면 가장 먼저 커피를 떠올릴 정도로 그 둘은 불가분의 관계로 붙어 다닌다. 실제, 커피의 카페인은 인간을 깨웠다 재웠다 하는 만성피로의 주범이다. 늦은 오후 마시는 커피는 일종의 각성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밤늦게까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잠자리 들기 4시간 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게 좋다. 혹 밤샘을 위해 올빼미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커피의 인기 때문인지 몰라도 카페인의 각성효과를 과신하는 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면 술을 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카페인의 일시적인 각성작용 때문에 술이 깨는 듯한 느낌이 들 뿐,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추지는 못한다. 결국 커피를 마시면 술이 깬다는 것은 술 마신 자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커피 한 잔에 들어 있는 카페인 함량은 100mg 정도로 하루 4∼5잔 이상의 커피는 몸에 해롭다. 과로사하는 사람들의 10가지 습관 중 하나가 ‘하루 4잔 이상의 커피 마시기’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이는 하루하루 마시는 커피의 카페인이 몸속에 숨어 있다가 언제라도 무서운 독극물로 돌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슝늉 대신 커피를 마시는 시대라지만 물마시듯 벌컥벌컥 마시는 습관은 위험천만이다.‘설마 술도 아닌데 양껏 마신다고 무슨 탈이 있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은 설마가 사람 잡는 꼴을 보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밥 대신 먹는 초콜릿과 콜라, 먹을 땐 달콤하지?
카페인 앞에선 어른이건 아이건 간에 누구에게도 사면특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는 어른들만 카페인에 중독되는 것은 아니다. 초콜릿과 콜라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들 역시 그에 못지 않은 카페인 중독자인 셈이다. 요즘 아이들 치고 밥 대신 초콜릿, 콜라 달라고 보채는 아이는 있어도 초콜릿과 콜라는 싫으니 밥 달라고 보채는 아이는 거의 없다. 길거리에서 울어대는 아이를 달랠 때도 이제는 “저기 무서운 아저씨 온다”보다 “초콜릿 사줄 게. 울지 마”가 더 잘 먹힌다니 아이들이 얼마나 단물에 빠져 있는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초콜릿이나 콜라를 많이 먹는 걸 보고 이빨이 썩는 것을 염려하는 부모는 흔히 있어도 카페인에 중독될까 걱정하는 부모는 없다. 이는 초콜릿이나 탄산음료에 든 카페인이 성인이 마시는 커피만큼이나 많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설령 안다 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리기 때문이다. 카페인 과다섭취는 어린이들의 학습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콜라나 초콜릿을 많이 먹던 어린이들이 섭취량을 줄이면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에 지장을 받는 일종의 금단현상을 보인다.우리나라의 경우 한해 탄산음료와 초콜릿의 시장규모가 4천3백억원, 3천4백억원씩 되며 그 소비층은 바로 어린이들과 10대다. 어느 시기보다 총명하고 똘망똘망해야 하는 아이들이 벌써부터 초콜릿이나 탄산음료 때문에 정신이 왔다갔다하다니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뜨아! 발등에 불 떨어졌다.
어린이들이 즐겨 마시는 초코우유에도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는 대한주부클럽연합회의 보고가 있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 지난 1월8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초코우유 및 커피우유, 액상음료 20종, 탄산음료 10종, 원두커피 19종, 디카페인커피(카페인제거커피) 2종 그리고 인스턴트커피 1종 등 총 52종을 수거하여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제품에서 카페인이 검출 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미국 COTT BEVERAGE와 해태의 콤비콜라, 목우촌초코우유와 남양3·4초코우유, 서울초콜릿우유, 서울코코아우유, 그리고 동서식품의 맥심디카페인과 한국네슬레의 테이스터스쵸이스디카페인에서만 카페인이 검출되지 않았을 뿐 그 외 제품에서는 카페인이 검출 됐다는 것이다. 연합회측은 커피우유나 캔커피에 카페인이 들어 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아이들이 즐겨 마시는 쵸코우유나 건강식품으로 인기 있는 우롱차에 카페인이 있다는 것은 잘 모르기 때문에 정보차원에서 실험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카페인은 인위적으로 첨가되는 물질이 아니라 식품 속에 포함되어 있는 성분 중의 하나로 인체에 즉각적인 해를 끼치진 않는다. 때문에 어느 정도를 먹었을 때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 그렇다고 인체에 아무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오산이다. 연합회측은, 어린이들이 섭취하는 카페인 식품의 경우에는 부모들이 카페인 함유량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직은 이에 대해 어떠한 기준도 조치도 없으므로, 카페인 함유식품별 카페인 함량기준 설정과 카페인 제품의 과다섭취에 대한 경고문을 부착으로 건강한 카페인 섭취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이제 더 이상의 방심은 금물이다. 지금은 카페인이 향기로움과 달콤함으로 우릴 자극하지만 언제 얼굴을 바꿀지 모른다. 지금은 가랑비 수준이지만 언제 카페인 소나기가 쏟아질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카페인 소나기에 흠뻑 젖기 전에
늘상 마시는 커피를 하루아침에 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울며 보채는 아이를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고. 몸에 그렇게 안 좋다고 하는 술도 담배도 못 끊는 판인데 먹어서 티도 안 나는 카페인을 끊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든 일이다. 아예 처음부터 카페인 음료를 입에 대지 않았으면 몰라도. 아마 태어나서 술이나 담배를 평생 입에 대지 않고 죽는 사람은 있어도 카페인 입에 안 대 보고 죽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늘도 분명 먹게 될 카페인, 가랑비로 내릴 때 서서히 우산을 준비하자.카페인 자체에 대한 연구 자체가 구체적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얼마를 먹어야 적정치라는 기준도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커피를 조금씩 덜 마셔서 카페인을 줄이는 방법과 카페인을 먹어도 몸에 손상이 덜 가게 먹는 방법밖에 없다.

카페인 과다복용과 중독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먼저 자신이 하루에 마시는 커피양을 반으로 줄이거나 약하게 희석해서 마시는 것이다. 식사 후 우유를 한 잔 마셔 위벽을 감싸준 다음 커피를 마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공복 때에 커피를 마시면 위산의 분비가 많으므로 중화하는 성분을 가진 우유나 치즈를 곁들이는 게 좋다. 한 가지 더, 크림이나 설탕을 넣어 마시는 것도 카페인의 자극을 덜 받는 방법 중 하나이다.

카페인을 먹을 때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는 약을 복용할 때다. 약을 카페인 음료와 함께 먹으면 카페인 상승작용으로 부작용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카페인 식품과 천식약을 함께 복용하면 맥박이 빨라지고 구토, 불면증, 신경과민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녹차 등을 항생제와 먹으면 흡수가 저해되어 약효가 나타나지 않고 빈혈약의 경우도 역시 철분의 흡수가 저해된다. 또한 진통제와 카페인 음료를 함께 복용하면 한꺼번에 다량의 카페인이 투입되어 가슴이 뛰고 다리에 힘이 빠지고 몽롱해 진다. 만약 카페인 음료를 복용했다면 1시간 정도 지나서 약을 복용하는 게 약효에도 건강에도 좋다.아직은 카페인 중독이 심각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중독자로 의심받지만 커피나 탄산음료를 많이 마신다고 카페인중독자로 의심받는 일은 없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는 안도감으로 오늘 하루 자신이 먹는 카페인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곽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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