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 또한 지나가리/DMZ 평화의 길 (14)
지나리 부부 산방

2025년 6월 11일 수요일 맑음 좋은 사람들 산악회 2번째 동행이다.어느 집단에 소속돼 일원이 된다는 것은 나이 들 수록 쉽지 않다.젊을 땐 새로운 만남도 잦고, 자연스럽지만 나이 들면 만남도, 새로운 시작도, 흔한 일이 아니다.특히 은퇴하거나 은퇴할 나이의 사람들의 걷기 여행은 더 그렇다.동호회도 아니고 개인적 사정으로 모여 1년, 혹은 2년 정도 같은 목적지를 가는 사람들이다.개인주의적 성향이 뚜렷하고, 각자의 목표, 생각이 확실해, 소통하기 쉽지 않다.옆자리 내 또래 아저씨,인사를 했는데 시큰둥이다.등산화를 벗고 발을 시트에 올리는 폼이 첫인상부터 아니다.산행 후, 역시 등산화를 벗어 모셔둔다.닉이 "무ㅇ지"라 내 닉 "무애인"하고 사촌 격이라 호감을 가졌는데..영 불편한 동행이다. 가만히 옆 ..

2025년 5월 28일 수요일 구름 많음, 좋은 사람들... 엄마는 굴 따러 가고친구는 뽕 따러 가고나는 혼자 논다 이제는추억으로 살아야 할 때새로운 길을 가며 해파랑길이 끝나고...함께는"그만" 하기로 했다. 짬 짬 이로 하던 "서해랑길"과"DMZ 평화의 길" 중 어디에 마음 붙여 볼까 고민하다내 검색에 걸려든 "좋은 사람들" 산악회내가 가다 멈춘 길, 3코스 앞이다. 급 발진 해파랑길 정리도 못하고동행이다 2,4주 격주 수요일.. 12월엔 끝날 것 같다. 84명 출발30명쯤 앞서 출발하고...슬슬 발동,해발 고도 500m 에서 1000m로 올리는 복주산 임도 오름을 오른다.한북 정맥을 넘는 산행이다.한북 정맥은 백두대간 추가령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내려오며 한강 북쪽을 가르며 한강과 임진강에 ..

2024년 2월 3일 토요일 나 홀로 맑음 2월 겨울밤이아무리 길어도키 작은 2월이 있어견딜만하다.봄은 벌써산 넘어 길쎂에까치꽃을 숨겼다 천사 손잡고섬진강 꽃마실 가야겠다 참 더디 오는 것 같지만 봄은 어느새 길가 풀숲에 와있다.재넘어 복수초가 피었고 이름 생경한 바람꽃들이 풀섶에 한참이다.평화누리 경기권을 지난번 신탄리역에서 끝냈다.역고드름까지 경기권 끝내고 강원권 시작이다.폰에 오 디어북 다운로드 하고 출발이다.혼자 걷는 길은 읽.걷.쓰 기본 읽(듣) 기다한 번에 두서너 가지 일을 해야 하는 성미라걸으며 듣고, 걸으며 상상하고... 그러다 메모하고 사진 찍고..모임 참석은 두어 시간 전 걸어가야 하고...집안 행사 참석에 여행과 산행을 끼어 넣는 것은 기본급기야 사촌으로부터 핀잔 아닌 핀잔을 받았다..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맑음 배법이랑 Well being 잘 살고 Well aging 잘 늙고 Well dying 잘 죽자 누군가와 원수진일 없으니 잘 살았고, 아픈데 없이 하고 싶은 거 하고 살고 있으니 잘 늙고 있다. 이젠 마누라와 자식들 고생시키지 말고 잘 죽자. 사람이 넘어지는 건 큰 산이 아니라 작은 돌부리다. 어느 날 갑자기 큰 병이 찾아오는 게 아니다. 작은 고뿔이 나를 넘어 뜨린다. 게으름 피우지 말고 부지런히 움직여라 그게 well dying 하는 방법이다. 평화누리길 12코스 경기권 마지막 코스다. 역고드름부터 강원권이다. 함께 가던 경기 둘레길은 신탄리역에서 길을 달리한다. 배법이 함께한다. 군남홍수조절지를 지나며 고양 탄현부터 함께 하던 임진강은 북으로 방향을 달리한다. 길은..

2023년 10월 4일 수요일 흐리고 비 나 홀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 논쟁을 바라보는 내 생각은 분노다. 이 땅의 이념 논쟁은 왜 보수정권이 들어설 때면 반복되는지 답답하다. 정통성 없는 이승만 정권의 후예들이 벌이는 이념 논쟁에 신물이 난다. 아예 삼국시대 계백과 김유신을 소환해 네 편 내 편 나눌 판이다. 대한민국은 '대한제국'에서 따왔다. 조선의 고종은 1897년 10월 조선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꾼다. 500년간 사용한 국호가 중국에 사대를 하던 기자조선(箕子朝鮮)에서 나왔고 주권을 가진 자주 독립국의 이름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충분히 이해가 된다. 대한(大韓)의 한(韓)은 삼국시대 이전에 한반도에 자리 잡았던 마한, 진한, 변한 삼한(三韓)에서 나왔다..

2023년 9월 25일 월요일 맑음 나 홀로 "역사는 시간도, 사건도 기록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저 먼 옛날로부터 저 먼 뒷날에 걸쳐서 살아서 꿈틀 거리는 생명체인 것이다. 올바른 쪽에 서고자 한 무수한 사람들의 목숨으로 엮어진 생명체. 그래서 역사는 관념도 추상도 과거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뚜렷한 실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크는 것이다." - 조정래 태백산맥 4부 10권 36장 중에서 - 태백산맥 10권 마지막 장을 덮었다. 이 나이 되도록 난 근 현대사에 이렇게 무식했나 싶다. 잘못 끼워진 첫 출발이 민족 비극의 시작이였다. 우리 자력으로 얻지 못한 광복 타의에 의한 해방이 또 다른 비극의 출발점이었다. 지도 위에 저들 맘대로 38선을 긋고, 미. 소는 그렇게 한..

2023년 7월 8일 토요일 맑음 환춘 병선 돈키호테(Quixote) 미켈 데 세르반테스가 1605년과 1615년 2부작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전편은 1605년 재치 있는 이달고 라만차 돈키호테(El ingenio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 후편은 라만차의 재치 있는기사 돈키호테(Segunda parte del ingenioso cavallero Don Quixote de la Mancha)로 전편 발행10년후 1615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기사도 이야기에 심취한 스페인 라만차 마을의 이달고 가문의 중년 사내 알론소 카사노는 기사도 이야기에 푹 빠져 살았다. 어느 날 스스로 편력 기사 돈키호테라 칭하고 갑옷을 입고 말을 타고 비극적이고 황당한 모험을 한다는 이야기다..

2023년 6월 17일 폭염 토요일 나 홀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5대 걸작 중 최고로 치는 작품이다. 출간 후 3개월 만에 도스토옙스키가 사망해 유작이기도 하다.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는 방탕한 호색한이자 무책임한 가장이다. 그는 두 번의 결혼으로 세명의 아들을 얻었으나 단 한 명도 양육하지 않았다. 그의 세 아들은 뿔뿔이 흩어져 성장한 후 아버지를 찾아온다. 이 작품의 표면적 이야기는 카라마조프 가문의 불행하고 비극적인 연대기이다. 이 범속한 가정사의 이면에는 인간 영혼의 무한한 다양성과 존재론적 의문, 인간의 욕망과 도덕률의 충돌, 신과 인간의 관계, 인간 자유의 양면성, 인간의 존재론적 문제, 철학적 통찰이 들어있다. 배경은 1860년대 러시아의 소도시에서 몰락해 가..

2022년 11월 17일 목요일 맑음 나 홀로 허유세이(許由洗耳) 소부천우(巢父遷牛) 허유가 귀를 씻고 소부가 소를 옮겼다. 기원전 2155년 요순시대, 허유(許由)는 품행이 고상하고 재간과 지혜가 탁월하기로 소문났다. 요임금(堯帝)은 허유의 인품을 깊이 흠모하여 임금 자리를 그에게 물려주려 했다. 허유는 이를 거절하고 나쁜 얘기를 들었다며 영수의 물에 귀를 씻고 있었다. 그때 기산에 은거하던 소부(巢父)가 영수로 소에게 물을 먹이려 왔다. 그가 허유를 보고는 왜 귀를 씻고 있는지 물었다. 허유가 그 사연을 들려주자 소부는 오히려 허유를 나무랐다. 당신이 깨끗한 물에 귀를 씻어 더럽혔으니, 나의 소에 물을 먹일 수 없다. 그리고는 소를 상류로 데려가 물을 먹였다고 한다. 안 들어도 될 말을 듣고 허유가 ..

2022년 10월 15일 토요일 맑음 천사, 환춘 친구랑 시작부터 알바다. 고양 종합운동장 대화천 따라 왕복 6km... 의도하지 않았지만 의도된 알바 길이 아님을 알았지만 대화천변의 아름다운 길 따라 2시간 가을은 가만히 내리고 있다. 넘실대는 황금 물결 하늘하늘 코스모스 청명 하늘 새털구름 대화천 터줏대감이 된 듯 청둥오리는 한가롭다. 동패 지하차도 하늘에 비상하는 겨울 철새 쇠기러기 군무가 아름답다. 평화누리길 5코스와 경기 둘레길 4코스다. 평화누리 6코스와 경기 둘레 5코스는 심학산 기슭에서 시작한다.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뒤편에 자리한 심학산은 둘레길이 잘 조성돼 있다. 교화 배수지, 체육시설, 심학산 정상, 약천사, 갈림길, 등등 많은 시민들이 가볍게 혹은 맨발로 부드러운 흙길을 즐긴다.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