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해파랑길 41,42,43코스/주문진해변-향호-광진해변-죽도정입구-38휴게소-기사문항-하조대-여운포교-동호해변-수산항-낙산대교)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해파랑길

해파랑길 41,42,43코스/주문진해변-향호-광진해변-죽도정입구-38휴게소-기사문항-하조대-여운포교-동호해변-수산항-낙산대교)

無碍人 2025. 4. 9. 05:32

2024년 4월 5일 토요일 맑음 환춘, 병선, 복순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탄핵 사건이므로 선고 시각을 확인하겠습니다.

지금 시각은 오전 11시 22분입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이것으로 선고를 마칩니다."

 

111일 만이다.

2024년 12월 3일.

그 밤 이후,

전 국민을 불면 하게 했던 망상가의 장기집권 야욕이 퍼펙트하게 정리됐다.

우리는 이상(異常)에서 일상(日常)으로 돌아간다.

 

주문진 터미널에 0시 10분 도착...

어느 때 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문진 해변을 걷는다.

파도는 안다. 왜 잠들지 못하는지... 

넓은 백사장엔 누군가 부상하려다 만  빈 그네가 처연하다.

떠나는 자의 뒷모습이 오버랩된다.

야심찬 부상을 꿈꿨는데... 낙마라니... 망상의 결과라... 제발 더는 구리지 말고

당당했으면 좋겠다.

한나라의 지도자였는데 시정잡배들의 골목대장 노릇이야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누군가 다시 저 구름판을 힘차게 굴러 부상해 주길 기대한다.

향호는 동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석호다.

민물도 아닌 바닷물도 아닌 기수호다.

바다 쪽엔 고등어가 육지 쪽엔 피라미 낚시가 가능하다.

B.T.S 앨범 재킷으로 유명한 버스 정류장이 어디 있다는데... 욕심이다.

 

음대장,

오늘 까지란다.

옆지기 병환이 여기서 멈춰야 할 정도라...

우리 나이가 그리 됐다.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 3년 넘게 함께 하면서 시선 맞추기 쉽지 않았는데

함께 할 수 없다니.... 이제 겨우 시선 처리 자연스러운데

다시 함께 하기를 기대해본다,

옆지기 천사의 쾌유를 기원한다.

함께한 병선인 20년 넘은 걷기 동반자.

우리들 홍일점 복순인 거친 사내들 사이 양념 같은 존재다.

늘 고맙다.

얼마를 더 함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난 아직 아닌데 친구들의 몸과 마음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느낀다.

어차피 혼자 시작한 일

동행이 있음은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다시 마음을 다잡자.

처음엔 혼자였으니까?

다시 혼자가 되더라도.... 죽는 날까지 간다.

 

광진해변지나 휴휴암 (休休庵)이다.

몇 번 다녀간 동해안 암자다.

그리 오래된 암자는 아닌데  休休라는 말이 좋아 찾게 됐다.

쉬고 또 쉬라는  의미로  세기말 묘적전이라는 법당 하나 짓고 시작한 절이란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암자를 짓고 난 후, 바닷가에 누운 형상의 관음상이 발견되고

황어라는 물고기 밥 주기가 이 절의 트렌드 마크가 됐다.

조그만 암자였던 절은 황어 덕분에 신도가 늘고 관광객이 늘고.... 큰절이 됐다.

황어는 동해안 회귀성 어종으로 하루 한번 휴휴암 해변에 몰려온다.

이른 새벽이라 황어는 없고

침입자를 경계하는 당번 스님 기침 소리만 정적을 깬다.

살금살금 도둑 관광을 마치고 서둘러 벗어난다.

 

38 휴게소...

지리산 산골 소년이었던 내가...

처음 38도선을 넘었을때, 그 생경함과 설렘이 특별한 장소다.

교과서에만 배웠던 38선 

그 38선을 현실에서 만났을 때,국경선 근처 다른 세상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도 다 옛일이 되고 교통의 발달과 민주화된 세상 덕분에 38선은 그냥 지명이다.

여기서 국경까지는 아직도 직선거리로 100km는 더 가야 한다.

휴게소에서  취향에 맞는 펜스토랑 음식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오늘 동해 일출은 없다.

부산 오륙도를 출발하며 숱하게 동해 일출을 맞았는데 또 일출을 기대한다.

그러나 오늘 동해 용왕님은 심기가 불편하다.

잔뜩 찌푸린 하늘이 묵은 숙제를 하고 돌아온 대한 민초에게 삐졌다.

"니들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안 돼" 하는가 보다.

"용왕님 민주주의는 시끄러운 거예요"

시스템이 정상으로 잘 돌아가는 대한민국, 그게 자랑스러운 "K 민주주의다"

 

기사문항은 정주어항으로 38 선상에 있다.

하조대 남쪽 포구로 명태잡이로 유명했다.

지금 명태는 없고 아름다운 풍광으로 낚시와 관광으로 살아가는 마을이다.

오징어와 명태가 떠난 동해한 항구는 일부 홍게와 대게로 명백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도 수입대게 킹크랩 천지다.

동해의 포구는 더는 싱싱한 활어가 차고 넘치는 어항으로서 기능이 줄어든다.

기사문항의 벽화 거리는 그런 현실을 반영한 지자체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자구 노력 같아 씁쓸하다.

 

하조대는 

조선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의 말년 행적지다.

두 인물의 역사적 평가는 역사가 알고 있다.

다만, 이 시국에 반란(내란)이란?

바로  하륜과 조준 같은 비겁한 관리들을 어떻게 단죄했냐 하는 거다.

우리 역사에서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은 명백한 군사반란이다.

적을 치라고 실어준 병권을...

힘의 방향을 틀어 주군(현재는 국민) 에게 비수를 겨눈 최초의 사건이다.

그 반란의 시기, 주군(고려의 백성)을 버린 관료들...

그들이 지금의 내란동조 세력과 같다.

자신의 정치적 안위만 생각해 명백한 내란을 호도하고 미화까지 한,

정치인과 관료들....

그들이 청산되야 윤석열 내란은 끝난다.

하조대를 오르며 우리들 토론은 열을 뿜는다.

풍부한 역사 지식과 바른 역사 인식을 가진 음대장,

풍부한 식견이 훌륭한 대화 상대였는데....

그 토론이 멈춰야 한다니 많이 아쉽다.

위화도 회군은 성공한 쿠데타라 오늘의 하륜과 조준이 있다.

그러나 누구도 그들을 애민관이라 하지 않는다.

그들의 역사적 평가는 냉엄하다.

최영과 정몽주에 비할 바 없는...

 

동호해변, 수산항...

수산항은 양양군에서 가장 큰 포구인데... 이곳에도 물고기는 구경하기 힘들다.

수많은 요트, 요트마리나 시설로 봐 레저항으로 변신 중이다.

해파랑 41,42,43 코스 총연장 35km다.

실제로 워치 만보계는 7만보를 넘겼다.

할아버지 산꾼은 있어도 할머니 산꾼은 없다는데

선두를 지키며 이끌어준 복순친구 대단하고 감사하다.

 

최근 리스닝한 책

이지환 작가 "화홍" 5권....

정명섭 작가 "암행"

게임으로 나온 "암행"을 소설화 한 요즘 젊은 친구들 작품이다.

난 게임은 안 하니 소설로 읽은 암행은 시대극이면서 추리소설..

읽는 내내 몰입과 긴장이 좋았다.

그런데 같은 류의 작품을 또 읽게 될지는 "글쎄다?"

 

"스토너"

1965년 미국작가 존윌리엄스 작품으로 50년이 지난 현재, 유럽에서 열풍을 일으킨 작품이다.

김승옥 번역으로... 초반 전계는 몰입하기 쉽지 않다.

현대 소설은 전계가 빠르고 스토리 구성도 천둥 번개가 치듯 변화무쌍인데...

미주리대 존재감 없는 한교수의 인생이다.

바퀴벌레 한 마리 죽일 수 없는 나약한 교수.

누가 보아도 답답하고 무능하고 인기 없는 인물이다.

왜 저러고 살아하며, 책을 덮고 싶은 충동이...

반전이 있겠지... 반전이??.... 답답한 인물인데...

그런데 책을 덮었는데 이렇게 긴 여운이 남는 것은,,,,

아 그건 내가 그랬다는 거다.

스토너의 삶이 나라는 거다.

내 삶이 그런 것 아닌가?

성공하지 못했으니 실패한 삶(세상기준으로)

그런데 결코 실패가 아니라는....

50년간 잊혔다가 갑자기 서점에 등장하여 베스트셀러가 된 책 "스토너"

재미는 없지만 읽고 나면 긴 여운이....

 

1. 탐방코스

    주문진해변-향호-광진해변-죽도정입구-38휴게소-기사문항-하조대-여운포교-동호해변-수산항-낙산대교

     (35km, 11시간50분)

 

@. 교통편

      동서울-주문진 시외버스

      양양-경부고속터미널 고속버스

 

2. 탐방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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