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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리 부부 산방
2022년 8월 13일 토요일 맑음 석기, 기수, 환춘, 병선 지리산 둘레길 273km의 종착역에 닿는 날이다. 12번씩 지리산을 들락 거리며 오순도순 아웅다웅... 추억 쌓기의 끝이다. 어김없이 석기 친구 옆지기의 정성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감사와 고마움을 전합니다. 덕분에 내내 행복했습니다. 구례 산동 산수유와 산동애가(山洞哀歌)의 고장이다. 출발지 광의면 온당리 난동마을 뒤 구리재를 완만하게 넘어서면 산동이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살구꽃이 피기 전에 구례 산동에는 산수유꽃이 핀다. 구례 산동의 산수유꽃이 아니라 꽃의 계곡이다. 나는 말만 '산동 산수유', '구례 산동 산수유' 하는 줄 알았다. 지리산 온천이 자리 잡고 있는 산동은 마치 커다란 소쿠리 속에 노란 물감을 쫙 엎질러 놓은 것 같았다...
2021년 2월 5일 토요일 눈 곱방 친님 4(석기,기수,환춘,병선) 임인년 지리산 신고식은 일출이 목표다. 천왕봉 일출은 3대가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 우스개가 또 맞았다. 출발 이틀 전까지 맑음이 예보됐는데... 출발 전에 구름 많음으로 그리고 산행 출발부터 함박눈이다. 법계사까지 등로엔 눈은 많지 않지만 사박사박 내리는 눈이 제법 발목까지 쌓였다. 개선문을 통과한 후 해발고도 1800m를 넘기면서 등로는 겨우내 내린 눈이 1m를 넘기고 설경이 장관이다. 석기 친구가 준비한 된장국에 밥 한 덩이 그리고 냉이 김치로 아침을 주차장에서 해결했다. 준비해준 석기 옆지기님께 감사하다. 영하 10도 안팎의 날씨는 든든한 뱃속과 방한복으로 잘 무장한 덕분에 등에 땀이 날듯 말 듯... ..
2021년 9월 5일 일요일 흐림 친구 석기, 기수랑 돌아보지 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 마라 아직 지리산이 된 사람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정호승의 "가을"이다. 40일 넘게 기승을 부리던 열대야는 가을비 몇 번에 맥을 못 추고 오늘 새벽 백무동은 긴팔 긴바지도 모자라 손이 곱아 보온 장갑이 그립다. 지난해 5월 이후 8번째 지리산행이다. 지난해 코로나로 비대면이 시작되며 시작한 지리산 뒤지기는 오늘 한신을 통해 남부 능선에 들며 그 끝에 선다. 첫 번째로 중산리 천왕봉 한신계곡 탐방을 시작으로 지리 주능선, 지능선과 계곡을 완주했다. 시작의 끝이 한신이었는데 또 그 끝의 시..
2021년 1월 17일 일요일 맑음 병선 환춘 기수 예전엔 밤 눈 내리는 소리가 좋았다. 뒤뜰에 사박사박 눈 내리면 대나무 숲에 딱 딱... 지금은 눈 밟는 소리가 좋다. 사각사각 소리하는 친구 뒤에 봄이 있다. 팬데믹... 모든 게 멈췄다. 조심스럽게 친구 둘과 고향 쪽 눈 산행에 나섰다. 운동하는 친구라 몸이 근질근질 방역 규칙 잘 지키며 오래 기다려 곤돌라 타고 설천봉-향적봉-백련사-구천동 고향 친구 기수 만나 눈길을 걷는다. 사각사각 꿈엔들 현실엔들 살아 있음에 감사하다. 어느 피부과에 팔순의 할머니가 피부 관리를 받으러 오셨다. 피부과 의사 "1회 관리에 30만원, 10회 선납하시면 150만 원입니다" 할머니 10회 선납하시며 "난 5회 정도면 될 거야" 피부과 의사 "왜 그러지요?" 할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