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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이기사

수를 알면 100전100승

無碍人 2010. 11. 29. 19:13



[제1게임] 먼저 두는 사람이 유리한 오목

5개의 돌을 나란히 놓으면 이기는 오목을 지금부터 중계해 드리겠습니다. 결승전에 오른 아이돌스타는 2PM의 닉쿤과 황찬성 선수입니다. 같은 팀 멤버가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데요. 과연 어떤 선수가 이기게 될까요? 끝까지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누가 먼저 시작할지 결정하기 위해 두 선수가 돌가리기를 하는군요. 각각 앞에 있는 돌을 한 움큼씩 쥐었습니다. 닉쿤 선수는 백돌을 15개, 황찬성 선수는 흑돌을 5개 집었어요. 둘 다 홀수 개를 집었으니까 닉쿤 선수가 백, 황찬성 선가 흑이 되겠습니다.

돌가리기는 두 선수 모두가 홀수 개 또는 짝수 개를 택하면 앞에 있는 돌이 자기 돌이되고 서로 다르면 돌을 바꾸게 돼 있습니다. 오목에서는 항상 흑이 먼저 두죠. 황찬성 선수가 흑돌을 정중앙에 놓으며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경기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드리기 위해 좌표를 이용하겠습니다. 가로세로 15줄로 이뤄진 오목판에서 x축은 A부터 O까지 알파벳으로, y축은 1부터 15까지 숫자로 나타냅니다. 앞으로 말의 위치를 xy로 읽어 중계하겠습니다.

한 수씩 번갈아 가며 돌을 놓는 양쪽 선수. 경기 초반이라 그런지 바로 공격하기보다는 일단 탐색을 하고 있습니다. 황찬성 선수, J6(7번 흑돌)에 돌을 놓으며 공격을 시작합니다. 닉쿤 선수 역시 공격을 하는군요. 황찬성 선수가 공격을 막는 사이 닉쿤 선수, 말을 연달아 놓는 것이 아니라 하나 건너뛰어 놓아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10번 백돌). 지능적인 플레이예요. 황찬성 선수는 이를 막느라 정신이 없군요(11번 흑돌). 닉쿤 선수가 잠시 주춤하자 황찬성 선수도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13번 흑돌).

아~, 아~, 닉쿤 선수, 무슨 생각으로 G10(14번 백돌)에 돌을 놓은 건가요? 황찬성 선수는 G7(빨간점)에 돌을 놓으며 좋아하고 있습니다. 승리를 확신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앗!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닉쿤 선수, 자신이 이겼는데 왜 경기를 끝내지 않느냐고 심판한테 항의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닉쿤 선수의 말을 들어보겟습니다.



국제대회에선 먼저 시작한 흑이 33이 되면 백이 이기게 돼 있습니다. 이런 규칙 없이 게임을 하면 흑이 실수하지 않는 한 이기기 때문이죠. 무적수라고 해서 상황마다 흑이 무조건 이기는 방법도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오목챔피언 안도메리티는 흑이 이기는 방법이 훨씬 많다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고요. 이처럼 흑이 경기에 유리하기 때문에 국제대회에선 흑이 33이나 44, 6목 이상을 두면 백이 이기도록 규정하고 있다고요. 따라서 제가 이 경기에서 이긴 겁니다.

네, 지금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심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아~, 지금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경기는 무승부로 닉쿤 선수와 황찬성 선수 모두에게 금메달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경기 시작 전에 경기규정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지 않고 진행해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네요. 다음 경기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어쨌든 두 선수, 축하합니다!

오목은 불공평, 육목도 있다!
대만의 컴퓨터 공학자 우이청은 흑이 유리한 오목을 대신할 게임으로 육목을 만들었다. 육목은 흑이 한 수 둔 뒤 백 차례부터는 두 수씩 두는 방식이라 흑이 주도하여 경기를 끌고 갈 수 없다. 서로 수를 둘 때마다 한 돌씩 개수가 앞서기 때문이다. 육목은 바둑판에서 두기 때문에 경우의 수가 (19×19)!= 361!로 약 10172이다. n!은 n(n-1)(n-2)…3·2·1이다.

오목의 게임방식은 변화 중

국제대회에서는 오목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 오늘 멋진 경기를 보여준 닉쿤 선수에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축하합니다. 결승전에서 게임을 먼저 시작한 흑이 33이나 44가 되면 백이 이긴다고 말했는데 33과 44의 상황은 어떤 건가요?

결승전 경기에서 G7(빨간점)의 자리가 33이었습니다. 33이란 한 수를 두어 동시에 양쪽이 막히지 않는 3이 2개 이상 생기는 것으로 상대방이 어느 방향으로 막아도 다음 차례에 양쪽 모두가 막히지 않은 4를 만들 수 있지요. 44는 33과 같은 맥락으로 한 수를 두어 동시에 한 쪽 또는 두 쪽이 막히지 않는 4를 2개 이상 만드는 것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33의 예에서 빨간 점에 돌을 놓으면 흰 돌이 ①, ②, ③, ④ 중에 한 곳을 막아도 다른 세 곳에 돌을 놓을 수 있고, 양옆이 막히지 않은 4개의 돌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흑이 이기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국제대회에서는 흑이 먼저 시작하는 게 유리하므로 이러한 상황이 나오면 오히려 흑이 지도록 규정합니다.

흑이 유리한 이유는 게임을 먼저 시작하면 미리 계획한 전략에 따라 돌을 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돌을 먼저 두면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반대로 늦게 두는 사람은 먼저 하는 사람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공격도 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두는 사람보다 불리합니다.

이처럼 먼저 하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것은 직관적으로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수학적으로도 이 사실이 증명됐는데, 네덜란드의 컴퓨터 공학자 루이스 벡터 앨리스는 흑이 유리하다는 사실을 컴퓨터를 이용해 보였습니다.

따라서 국제대회에서는 흑과 백이 서로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오목의 게임규정을 바꿔왔습니다. 처음에는 앞에서 소개한 것처럼 흑이 33, 44, 6목 이상을 두면 진다는 규정을 넣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먼저 두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이겼죠. 그래서 현재는 먼저 두는 사람이 기본 주형이라고 불리는 26가지 주형 중 하나를 오목판에 배치한 뒤 나중에 두는 사람이 흑 또는 백을 선택하게 합니다. 백으로 결정된 사람이 돌을 하나 놓으면 다음 차례에 흑이 자신이 원하는 수만큼 돌을 놓습니다. 그 다음 백은 흑이 올린 돌 중 세 개를 제외하고 돌을 뺀 뒤, 한 수를 두고 우리가 아는 방법으로 경기를 진행하죠. 물론 흑이 33, 44, 6목 이상을 두면 지게 돼 있죠.

오목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수학적으로 흑과 백이 공평한 경기 방식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목을 잘하는 법!
오목판은 가로세로가 각각 15줄인 오목판에 돌을 둘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5×15)!=225!로 약 10105이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수다 보니 경우의 수를 일일이 따져 가며 오목을 두는 것도 불가능하다. 돌 하나를 두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돌을 놓을 수 있는 곳의 가치를 매겨 높은 곳의 경우만 따져가며 게임을 한다.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3~4곳의 위치를 선정하고, 그 곳에 돌을 두었을 때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를 먼저 생각한 뒤 가장 유리한 쪽에 돌을 둔다. 이런 사고 과정은 수학의 최적화 이론과 관련이 있다. 어떤 문제 상황에서 정확한 답을 구할 순 없지만, 여러 가지 조건을 비교해 수학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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