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금남호남정맥 3구간종주(활인동치-부귀산(806m)-복호봉(653m)질마재-오룡동고개-텃골봉(622m)-오산리재-세봉임도-조약봉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금남호남정맥(完)

금남호남정맥 3구간종주(활인동치-부귀산(806m)-복호봉(653m)질마재-오룡동고개-텃골봉(622m)-오산리재-세봉임도-조약봉

無碍人 2013. 9. 5. 11:04

2013년 9월2일 월요일 청명 나홀로

 

"식께 안 헌건 놈이 모르고,소분 안 헌건 놈이 안다"라는 제주 속담이 있다.

즉, 제사 안 지낸것은 남이 모르지만,벌초 안 한것은 남이 안다는 이야기다.

우리 집안도 내 어릴적 부터 이맘때면 8촌까지 모여 벌초를 한지 50년은 넘은것같다.

코 흘리기 어릴적부터 벌초는 따라 다녔으니....그 대단한 행사를 마치고 막내가 사준 장수 한우로 배를 호강 시킨다음 무주농협 지부장으로 있는 사촌의

도움으로 활인동치(강성골재)에 이르고....(16:00)

지금 산에 든다면 자정무렵 모래재에 다다르는데 아무래도 교통편도 걱정되고....금남으로 진행하기도 무리가 따를것같아,1박하기로 하고 진입로 확인에 나선다.

생태통로 방향으로 진입하다 보니 구릉지 숲에 산님들 표시기가 어서오라하고...

금새 흉물스러운 시메트 구조물이 있는 전망대에 이르고..아마도 마이산을 조망하기 위한 전망대 인듯한데 전망대위에 올라 둘러보아도 나무 외에는

아무것도 안보인다. 나무가 자라기 전에는 보였으리라....실패한 요상한 전망대를 뒤로 하고 내려서는데 제법 잘익은 밤 한송이 등로에 뒹군다.

가을은 벌써 이만큼 우리 곁에 소리소문없이 와있다.

시멘트 임도가 있는 곳에서 마루금을 확인하고 100여m 임도따라 내려오니 크리스탈 모텔이다.(16:30)

선답자 산행기에서 확인 못한 모텔이다. 횡재를하고...숙소 찾아 진안읍까지 안가도 되니...숙박비도 착하다(25,000원)

옥상에 올라 진안읍과 마이산을 향해 인증샷 날리고 일찍 몸을 쉬게한다.

활인동(350m)치는 옛날 마을앞에 있던 귀목나무가 마치 활처럼 휘어 귀하게 여겨, 사람들은 귀목나무가 마을 사람들을 지켜 준다고 믿어 마을 이름도 활인동(活仁洞)

이라 했으며 행정구역 개편으로 개실마을과 합하여 개활곡(開活谷)이라 부르며 다른 이름으로 강성골재라고도 한다.

 

새벽 3시 일찍 기상하여 주섬주섬 보따리 챙기고 어제 벌초하며 얻어온 떡과 과일로 대충 아침을 해결하고 모텔뒤에 있는 마루금으로 향하고...(04:00)

늘 하는 일이지만 새벽 산행에 나설때 처음엔 어설프지만  등로에만 들어서면 편안해지는 이 느낌이 참좋다.

깊은 잠은 못잤지만 컨디션은 그런대로 야간이동과 비교할바는 아니고....

'등산로입구'라는 나무 표지 옆 밭으로 올라서니 뚜렷하게 마루금이 이어지더니 그리 오래지 않아 등로는 잡풀로 간신히 윤각만 헤아려 진다.

7월 스므이레 하현달이 서편에 걸리고 진안읍내 가물가물한 불빛은 예전의 호롱불 만한 빛으로 다가선다.

어찌 읍내의 불빛이 호롱불 만하겠는가?그러나 너무 빛의 공해에 찌든 우리는 저정도의 빛이라면 어린 기억속의 그빛이라해도 될듯하고....

쌍묘가 있는곳까지 40여분 간신히 숲을 헤치고 왔다리 갔다리 몇번하니 진안읍 군상리로부터 부귀산으로 오르는 등로는 말끔하게 정비가 되어 있다.

벌목지대 상부를 지나는 마루금은 편안하고...만약 여기가 정비 되어 있지 않다면 알바 하기 딱인데.....그리 오래지 않은 시간전에 천사의 손길이 지난듯하다.

'진안군 등산로 정비하신 관계자님께 감사드립니다.덕분에 편안한 산행 즐기고 갑니다.'

처음으로 개실마을 1.2km와 부귀산 1.8km라는 이정표를 만나니 반갑고 안도하고....

개실마을은 활인동치와 합하여 개활곡이라 부르는데 진안군에서 유일하게 금(金)이 났던곳으로 부귀산(富貴山)이 병풍처럼 둘러 싸인 마을이라 우물안 같디 하여

문명세계와 통해 보겠다는 일념으로 개곡(開谷)이라 했는데,마을 주변의 수림이 우거지면서 임산자원이 풍부해져서 개실(開實)이라 불렀다한다.(05:00)

부귀산에 가까워 질무렵 여명직전의 깊은 어둠을 경험하고 이내 날이 새기 시작한다.

부귀산(806m) 정상에서 그 유명하다는 부귀산의 운해를 직접 보리라 다짐하고 서두르는데...부귀산 정상은 조망이 없다.

이름모르는 어느 망인이 한자리 떡하니 차지하고 고이 잠들어 계시고 11시 방향의 암릉위의 절벽....

아 ~ 하는 탄성이 절로 난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절벽위 안전선을 넘어 고원을 감싸고 도는 운해의 장관에 취하고....

정동묵 시인의 "꼭 가야 하는길"이 오버랩된다.


걸어가지 못하는 길을
나는 물이 되어 간다.
흐르지 못하는 길을
나는 새벽 안개로 간다.
넘나들지 못하는 그 길을
나는 초록으로  간다.
막아도 막혀도
그래도 나는 간다.
혼신이 되어
세윌이 되어

 

여름 마이산을 누가 돛대봉이라 했다던가?

'흐르지 못하는길을 새벽안개로간다'는 시인의 노래처럼 이 아침 저 강건너 돛단배 한척 물도 넘고 초록도 넘고 세월도 넘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진경산수화 한편을 감상하듯 고원의 새벽에 취해 여린 산꾼 갈 길 잠시 잊고 카메라 셔터만 누르지만....

내 디카의 한계에 가슴만저리고 다 담아가지 못하는 아쉬움에 발길은 떨어지지 않는다.

벅찬 가슴 뒤로하고 가파른 절벽 암릉을 내려서니 한없이 내려갈것 같던 마루금도 금새 친절해지고...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복호봉(653m)에 서고(06:50) 우무실재는 언제 지났는지 지나온 안부 어디가 고개였으리라....

뚜렷한 안부가 질마재인듯 한데 표시기도 없고...지도와 시간으로 짐작만한다.(07:50)

600봉을 내려서니 나무사이로 26번 국도가 보이고 가정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가정고개는 정자가 있는마을이라는 가정(柯亭)에서  유래한 고개 인듯하고 벌목지대를

돌아 오룡고개(380m) 26번국도에 내려선다(09:30)

절개지 철조망을 우회하여 생태통로 터널 아래을 통과하여 통신탑 좌측으로 마루금이 이어지나 그냥 시멘트도로 따라가다가 통신탑에서 내려오는 등로 안부에서

합류해도 된다. 오룡동고개를 진안 사람들은 가죽재라 하기도 한다.

오룡동고개로부터 급하게 오르면 615봉에 이르고 다시 장구목재(10:40)로 내렸다가 텃골봉인 622봉(11:00)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또 오산리재(11:25)로 급하게 내린다.

오산리재에서 641봉으로 또 오르고 내리고 ...623봉은 7부 능선으로 우회하여 세봉임도에 선다. 심신이 지친 종주 말미 이렇게 우회하는 등로를 만나면 감사하다.

5분여만이면 조약봉(565m) 3정맥 분깃점에서고 분깃점 지나 헬기장이 조약봉이다.(12:05)

금남호남 정맥 69km는 9정맥중 가장 짧은 코스여서 어떤이는 호남정맥에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결코 그리 함부로 해야할 정맥은 아니다.

영취산으로부터 성수산까지 50여 km를 1000m급 고산준령으로 꿋꿋하게 이어오다가 마이산에서 약간 고도를 낮추기는 하지만 부귀산의 806m의 만만찮은 고도를

유지하며 한번도 끊기거나 희미해진적없는 굵고 짧은 마루금으로 종주내내 고산산행의 묘미를 만끽할수 있는 구간이다.

조약봉(565m)은 주줄산 주화산이라 하는이도 있는데 대동여지도에 표기된 주줄산은 산경표에 따르면 고산과 용담을 잇는 중간쯤으로 운일암반일암 계곡 서쪽,

주자천 북쪽에 있는 지금의 장군봉이나 운악산으로 추정되는데 실제로 운악산을 주줄산이라 하기도한다,

565봉의 아래쪽에 '조약치''조약골'등의 지명이 나오는걸로 봐서 새들이 뛰어넘는다는 '鳥躍'이 아담하고 나지막한 봉우리로 적당하다.

헬기장을 지나 호남정맥 방향으로 1km쯤 가면 좌틀하여 모래재(460m) 휴게소로 바로하산하고(12:30) 휴게소에서 잔치국수 한그릇시켜 놓고 화장실에서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는데 부안에서 벌초하러 오신 내또래의 부부가 전주역 까지 태워다 주신단다.

후다닥 국수 한그릇  폭풍 흡입하고 전주역에 이르는 도중 스마트폰 글로리에서 13:46분 무궁화 까지 예매하니 오늘 일이 술술 풀린다.

부귀산 암릉 전망대서 바라본 진안고원(06:00)

 

1. 산행코스

   활인동치-부귀산(806m)-우무실재-질마재-600봉-가정고개-오룡동고개-텃골봉(622m)-오산리재-세봉임도-조약봉(565m)

   (8시간 5분,15.8km)

 

2. 산행경로

   04:00분 - 활인동치
                시멘트임도로부터 쌍묘 있는곳까지는
                잡풀로 왔다리 갔다리 묘지이후 부귀산까지는 최근잡풀제거해서 친절

                475-549-637
   05:45분 - 부귀산(806m)
                 암릉전망대에서 고원의 아침 풍경에 취해 30여분 망중한
                  653(복호봉)
                 우무실재-645
   07:50분 - 질마재-600
   08:45분 - 가정고개-490
   09:30분 - 오룡동고개(가죽재-520-615
   10:40분 - 장구목재
   11:00분 - 텃골봉(622)-645
   11:25분 - 오산리재
   11:45분 - 641-623
                 623봉은7부능선으로우회하고
   12:05분 - 세봉임도
   12:10분 - 조약봉(565)m
                 호남정맥쪽으로 직진 좌틀하면 모래재휴게소로 바로하산
   12:30분 - 모래재(460m)
                 모래재에서 벌초하고. 전주에 가시는부부가 전주역까지 태워줌
   13:46분 - 전주역탑승

   17:05분 - 영등포역

   18:00분 - 부개집도착

 

@. 교통편

     서울,인천-전주,전주-진안. 교통편수시 강성골재 도보이동가능

     모래재-전주 0708,0850,1040,1150,1110,1300,1440,1540,1710,1800

     전주교도소-모래재 0550,0900,1213,1515,1830

     전주역-모래재 0735,0930,1110,1150,1340,1530,1610,1800

     그외도 장승리 출발 전주행버스 다수

     모래재-진안은 버스 수시운행

 

3. 산경표

 

 

 

 

전혀 쓸모없는 전망대

 

가을은 이만큼 다가서고

 

등산로 입구 확인하고...

크리스탈 모텔에서 1박하기로..

 

모텔 옥상에서 본 진안읍과 마이산

착한가격 25000원에 그냥 잘만하다.

 스므이레 하현달아래 진안읍은 새벽단잠에 들고...

 

 

부귀산 정상(806m)

 

 

 

 

 

 

 

 

 

 

 진안고원의 아침 어딘가에 내 어매처럼 살고 있을 우리들의 어매가 생각난다.

뒤돌아본 부귀산

질마재

가정마을

가정고개

임도 앞 봉우리서 우틀

 

오룡동고개(가죽재)

 통신탑 좌측으로...

통신탑으로 안가고 저 임도에서 합류해도 된다.

 

장구목재

 

 

 

 

 

텃걸봉(622m)

 

오산리재

 

 

세봉임도

 

 

 

 

 

 조약봉 3정맥 분기점

이 닭사육장을 내려서면 모래재 휴게소

 

전주공원

옆 임도로 오르면 세봉임도 갈림길

 모래재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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