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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 지리산 신고 산행(중산리-천왕봉-장터목-유암폭포-중산리)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山·名山산행기

임인년 지리산 신고 산행(중산리-천왕봉-장터목-유암폭포-중산리)

無碍人 2022. 2. 8. 12:36

2021년 2월 5일 토요일 눈 곱방 친님 4(석기,기수,환춘,병선)

 

임인년 지리산 신고식은 일출이 목표다.

천왕봉 일출은 3대가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 우스개가 또 맞았다.

출발 이틀 전까지 맑음이 예보됐는데...

출발 전에 구름 많음으로 그리고 산행 출발부터 함박눈이다.

법계사까지 등로엔 눈은 많지 않지만 사박사박 내리는 눈이 제법 발목까지 쌓였다.

개선문을 통과한 후 해발고도 1800m를 넘기면서 등로는 겨우내 내린 눈이 1m를 넘기고

설경이 장관이다.

 

석기 친구가 준비한 된장국에 밥 한 덩이 그리고 냉이 김치로 아침을 주차장에서 해결했다.

준비해준 석기 옆지기님께 감사하다.

영하 10도 안팎의 날씨는 든든한 뱃속과 방한복으로 잘 무장한 덕분에 등에 땀이 날듯 말 듯...

페이스 조절을 한다.

겨울산은 몸에 땀이 나면 안 된다.

그렇다고 대책 없이 더디 움직이면 몸이 냉해져 춥다.

정상전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고 마지막 바위만 올라서면 정상

그런데 앞서 도착한 산님들이 바위 아래 웅크리고 있다.

"지옥이군..." 내가 중얼거리고

뒤따르던 젊은 산꾼 잽싸게 바위에 올라서고

이내 새파랗게 질려

"지옥 맞아요" 하며 돌아온다.

중산리에서 천왕봉에 오르는 등로는  동사면을 따라 올라 정상의 북서풍과 무관하다.

눈이 사박사박 내릴 정도로 바람도 없다.

그러나 정상은 다르다.

칠선계곡을 타고 오르는 북서풍은 칼바람 강풍이다.

선착한 친구 석기와 정상에서 사진 한 장 주고받고 이내 이산가족...

친구 위치가 어딘지 확인할 수 없다.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한 강풍과 체감 온도다.

안면 근육이 마비되고 사진 찍기 위해 잠깐 벗은 방한 장갑으로 손은 찢어지는 아픔이다.

나중에 확인한 일이지만 기수 친구는 귓바퀴에 물집이 잡혔다.

표지석 주변 50여 평은 지옥 그 자체다.

우린 북서풍이 불어오는 장터목 방향으로 하산해야 하니 천국 같은 동사면 바위

아래를 뒤로하고 20여분 강풍과 맞서야 한다.

강풍으로 정상에서 이산가족이 된 석기를 통천문 에서 만나고

제석봉의 칼바람을 지나 장터목 대피소에...

우린 한숨 돌렸지만 뒤에 있는 친구들이 걱정이다.

모두 안전하길 빌며 잠시 후 도착하는 친구들이 반갑다.

모두 혀를 내두르며 이런 경험 다시는 말자고...

그래도 무사함에 감사하다.

 

친구 병선 曰

"자네가 앞으로 조심 할일은 생물학적 나이 무시하고 겁(때가리)없이

무모한 겨울 산행 안하는거여...."

 

친구말에 답

"생물학적 나이가 어때서..

그래도 나이 상관없이 이런 경험은 하지 말자"

 

1. 산행코스

   장터목-망바위-법계사-개선문-천왕봉-통천문-제석봉-장터목대피소-유암폭포-중산리

   (13km,7시간 30분)

 

@. 교통편

    반다룽산악회 버스

 

2. 산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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