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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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23일 일요일 곱방4(석기, 환춘, 병선, 복순) 맑음
프랑스 영화 "아무르"는 첫 화면에 소방관들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반듯하게 누워 있는 주검을 보여준다.
극장의 관중석이 보여지고있다
노부부(안느와 조르쥬)도 보인다.
제자의 연주회에서 슈베르트의 즉흥곡이 연주되고
집에 돌아와 문을 여는 장면이 보인다.
그런데 집을 비운사이 도둑이 들었다.
안느가 말했다.
"우리가 자고 있을 때 도둑이 들면 어떻게 하지?
상상만 해도 끔찍해 무서워서 죽을지 몰라"
안느는 몰랐다.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도둑보다 무섭고 더 끔찍한 것이 그들의 삶에 끼어들고 있다는 것을....
영화 아무르(Amour)는 하나뿐인 딸을 출가시키고
자신들이 키워낸 제자의 연주회를 보러 다니는 등
적적하긴 해도 행복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80대 노부부 조르쥬와 안느의 삶에
어느 날 눈에 보이지 않는 도둑이 찾아든다.
누구든 그 언젠가는 찾아올 그 도둑이...
한날한시에 같이 세상을 떠나지 않는 한
아내든 남편이든 누군가는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야 하고
그 모습을 한쪽은 지켜봐야 한다.
아무르에선 남편 조르쥬가 그 안느를 지켜본다.
조르쥬와 안느의 길고 고통스러운 투병의 시간이 잔잔하고 무겁게 그려진다.
어느 날
조르쥬가 동료의 장례식에 다녀온다.
처연한 표정의 안느가 동료 장례식 이야기를 해달라 한다.
조르쥬가 장례식장 이야기를 하는데
안느가 말한다.
"우리가 왜 같이 힘들어야 해?
당신이랑 나랑 둘 다"
"난 안 힘들어"
"애써 거짓말 안 해도 돼"
긴 침묵 후
조르즈가 말한다.
"내 입장에서 생각해 봐
나도 그런 일 겪을 수 있다 생각 안 해?"
"당연히 생각해 봤어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달라"
안느는 조르쥬가 안쓰럽고 불쌍하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
딸 에바는 하루하루 달라지는 엄마의 모습에 격앙한다.
딸은 점점 나빠지는 모습을 보고 이대로 둘 수 없다 말하지만
조르쥬는 "점점 나빠질 테고... 그러다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라고 담담히 말한다.
식사도중 안느는 앨범을 가져 달라 한다.
흑백 사진 속 남편과 자신의 모습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인생은 정말 길어... 너무 길어"라고 말한다.
하루하루 죽어가는 안느의 모습을 지켜보는 조르쥬는 착잡하다.
그녀를 예전으로 되돌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안느는 더 나빠지고 언어장애에 대화까지 불가능해지고...
대소변을 가리는 일도 어려워지고 침대가 엉망이 되고...
이젠 조르쥬의 선택의 시간이 가까워진다.
안느는 종일 침대에 누워 "아파" 하는 고통스러운 외마다만 할 뿐..
아내의 침실로 간다.
캠프에 참여했던 어린 날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머니께 캠프가 맘에 들면 꽃을, 맘에 안 들면 별을 엽서에 그려 보내기로 했는데
수많은 별이 있었던 그 옆서 생각이 난다고...
베개로 아내의 마지막 가는 길을 도와주고...
꽃을 사 오고... 무덤을 만든다.
늙어가는 이의 공간은 자꾸 축소된다.
집 그리고 방... 그리고 침대...
내게 마지막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두 발로 걷고 있을때..내 두발로 걸어 내 삶의 끝에 서고 싶다.
아무르(Amour)
프랑스영화
2012년 미카엘 하케네 감독
2012년 65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무르(Amour) 프랑스어로 "사랑"
세종 게스트하우스
창밖의 하이 소프라노 악다구니와 친구의 잠꼬대로 깬다.
누군가와 열심히 다투는지 그 소리가 리얼하다.
"누구랑 싸워?"
친구의 기상 송이다.
석기 친구 아침 먹겠다고
전자레인지에
닭백숙, 밥, 오리훈제 몽땅 한 번에 넣고 돌리겠다고...
될 리가 없다.
그래도 일천한 상식으로
한 가지만 돌려야지...
내가 나서 보지만 안된다.
작동법도, 개문 방법도 모르겠다.
모군이 나서 보고... 결국 배 군이 나서 간신히 윙~...
전혀 예상밖이다.
전혀 못할 것 같던 배 군이...
전자레인지를 작동하다니...
그뿐 아니다.
나는 엄두도 못 내는 세탁기를...
어제 바닷물애 젖은 옷을 물에 헹궈 탈수를 한다.
그 이상한 괴물이 빙글빙글 도는데 배 씨 한번 세탁기 한번.... 경이롭다.
이젠 전자레인지도 세탁기 작동 방법도 배워야겠다.
언젠가는 그 언젠가를 위해...
봉대산을 넘는데
온몸에서 불이 난다.
괜히 걱정이 된다.
어디 아프려 하나?
얼굴까지 화끈 거린다.
흠뻑 땀을 흐리고 나니 그제야...
당사항 낚시 체험장에 누워 하늘을 본다.
아픈 게 아니고 폭염 탓이라고....
마지막 우가산을 넘어 정자항
검색한 물회 맛집 대신 석기 친구가 안다는 부산집....
덕분에 물회에 매운탕은 서비스
시원한 물회 국물과 매운탕의 조합도 괜찮다.
1. 탐방코스
일산해변-마성터널입구-봉대산-주전봉수대-주전항-주전몽돌해변-당사항-우가산-정자항
(19km, 7시간)
@. 교통 편
울산 ktx, 석기 승용차
2. 탐방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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