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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리 부부 산방
지리산 둘레길 8,9 코스(운리-덕산-위태)
2021년 9월 26일 일요일 맑음 석기, 기수, 환춘, 병선 운리에서 원정 마을로 이어지는 임도는 이제 막 초록의 빛에서 연두로 색을 갈아입기 시작한 감들이 길손을 맞는다. 연둣빛이 점점 짙어져 분홍으로 분홍이 붉은 홍시가 될 때쯤 감잎은 소명을 다하고 보살핌을 거두어 드릴 게다. 길가에 잘 익은 알밤이 여명 전인데도 허리를 굽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게 한다. 가능한 농장이나 농가 주변의 밤은 줍지 않기로 다짐하지만 내 안의 물욕이 스믈스믈... '밤은 이미 추수가 끝났어'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합리화한다. 어느새 몇 번의 오름과 굽이를 돌아 참나무 군락지에 이른다. 도토리가 지천 일 거라는 예상은 완전히 빛나갔다. 도토리가 없다. 나무가 열매를 맺는 것은 생존이다. 가뭄이나 자연재해가 심해지면 열매를..
이 또한 지나가리/지리산 둘레길(完)
2021. 9. 29.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