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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미로에빠지다. 본문

가현이기사

수학자 미로에빠지다.

無碍人 2010. 5. 21. 08:50
제주도에 위치한 김녕미로공원. 전망대에는 골든벨이 있어 함께 온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미로를 탈출해 가장 먼저 종을 울리는 사람이 이기는 시합을 할 수 있다.

게임이나 소설, 영화에서 미로로 된 동굴을 탐험하거나 보물을 찾기 위해 미로를 헤매는 이야기를 접해 본 적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미로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나가는 길을 찾을 수 있어 가장 빠른 탈출로를 찾는 데 묘미가 있다. 이런 미로의 매력에 빠져 미로 탈출 해법을 연구한 수학자들이 있다.

하노이의 탑을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수학자 에드워드 루카스는 미로 탈출 전략을 만들었다. 그가 제안한 전략에 따르면 새로운 갈림길에 도달할 때마다 앞에 막다른 길이 있진 않은지 살펴 길을 선택하고 만약 막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바로 앞 갈림길에서 반대쪽 길로 가야 한다.

또 막다른 길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주저 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 양쪽 방향으로 뚫린 길은 들어서면 안 된다. 당연한 방법인 것 같지만 루카스가 이 방법을 제안하기 전까지 미로 탈출에 대한 아무런 해법이 없었다.

직접적인 미로 탈출 해법을 제시한 사람은 미국의 수학자 노버트 위너다. 출입구가 하나인 경우 오른손 또는 왼손을 벽에 대고 길을 따라가면 걸으면 손쉽게 미로를 탈출할 수 있는데 이 점을 노버트가 증명했다. 이 방법은 스스로 탐색해 길을 찾는 소형 로봇인 마이크로 마우스가 길을 찾을 때 사용된다.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와 아일랜드의 수학자 윌리엄 로원 해밀턴이 연구한 그래프 이론을 토대로도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래프 이론을 이용하면 복잡한 미로를 한눈에 길이 보이는 단순한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다. 이 방법은 복잡한 미로의 경우 그래프를 그리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지만 모든 미로의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발행된 수학동아 5월호에서는 미로를 탈출하는 수학 원리뿐 아니라 미로의 역사적·문화적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조가현 동아사이언스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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