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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이기사

수학자가 뽑은 최고여행지

無碍人 2012. 8. 2. 18:44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수학자들도 예외는 아닐 터. 수학자가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일까?

‘소수의 음악’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마르커스 드 사토이’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는 스페인 그라나다에 위치한 알람브라 궁전을 최고 여행지로 꼽는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17가지 대칭을 한 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칭을 연구하는 수학자에게 알람브라 궁전은 동경의 대상이다.

알라브라 궁전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물의 반사 능력에 크게 한번 놀란다. 마치 물 위에 궁전이 세워진 것처럼 궁전을 완벽히 반사해 보여 준다. 위키미디어 제공

알람브라 궁전의 벽면과 천장, 바닥에는 다이아몬드, 회오리 모양 등 다양한 기하학적 무늬가 빼곡히 들어 있다. 사실 같은 모양을 무한히 반복해서 평면을 덮을 수 있는 무늬는 무한하게 많다. 하지만 다른 무늬를 가져도 대칭적 특징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대칭성을 가지는 무늬끼리 묶어 분류하면 17가지밖에 되지 않는다. 수학자들은 이를 ‘평면대칭군’이라 부르는데, 이들은 결정의 내부 구조나 분자 구조를 이해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두 무늬는 수학적으로 같은 대칭 무늬다. 시계방향으로 120°나 240° 또는 360° 회전이동할 때 모양과 위치, 크기가 같아지기 때문이다. 수학에서 대칭은 어떤 대상을 자유자재로 이동시켜도 원래와 모양과 위치, 크기가 같은 것을 말한다. 2007 Pattern in Islamic Art 제공

알람브라 궁전에는 이 17가지 대칭이 모두 숨어 있다. 이 때문에 수학자들은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알람브라 궁전 곳곳을 살핀다.

그런데 알람브라 궁전은 수학자들이 평면대칭군을 발견하기도 전인 1300년경에 지어졌다. 당시 중세 궁전을 장식하던 아랍 예술가들은 누가 먼저 더 정교한 무늬를 나타내는지 경쟁했다. 이 때문에 궁전 벽면은 단순한 정사각형 타일에서 벗어난 아름다운 무늬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평면에서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무늬가 만들어졌고, 알람브라 궁전 곳곳에 평면대칭군이 새겨졌다.

물론 아랍 예술가들이 평면에 나타낼 수 있는 있는 문양이 17가지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은 아니다. 이를 설명하려면 19세기까지 발전한 수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시 17가지 대칭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모두 표현해 후세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수학동아 7월호 특집 기사에는 알람브라 궁전의 대칭 이야기는 물론, 무려 54자릿수나 되는 대칭을 갖고 있어 ‘몬스터’라 불리는 도형 등 흥미로운 대칭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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