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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山·名山산행기

북한산 둘레길1,2,3,4코스

無碍人 2014. 9. 27. 09:37

2014년 9월21일 일요일 맑음 12명 동무들

 

"번암 아그들 일상탈출팀"의 정기 산행일이다.

사는곳에서 요란하게 모여들고 우이동 버스 종점은 우리들의 우렁찬 출발로 시끌벅적하다.

결코 '청춘'이라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노년'이라고는 할수 없는 우리는 아직 몸과 마음이 '청년'이다.

사람들은 돈을 벌기위해 건강을 해치고 다시 그 건강을 되찾기위해 돈을 버리고, 미래에 행복 하기위해 오늘의 행복을

잠시 뒤로 미루는 어리섞은 삶을 산다.

그러나 우리 번암 아그들만은 결코 그러지 말자고... 지금 행복하자고..지금 건강하자고..

오늘 우리들의 에너자이저 반장 경자, 재기발랄한 멋쟁이 살림꾼 복례,커리어 우먼이며 산꾼인 숙자,큰누님 같은 요조숙녀

옥선,외유내강의 전형 복순, 천상 선비 김쎔 태용과 미소가 아름다운 옆지기, 구수한 재담꾼 정효,의리남 승구,한결같은 영철,

내가 천사라 부르는 울 마눌 모두 12명의 아그들 일상 탈출이 시작된다. 

우이동은 동리 뒤에 있는 도봉산 연봉중에 '牛耳'라는 암봉이 있는데 그 우이암이라는 암봉에서 가져온 이름이란다.

첫구간 소나무길로 부터, 순례길,흰구름 능선길,4구간 솔샘길 까지 11.6km를 가볍게 놀멍쉬멍 하며 걷기로 한다.

정효가 가져온 묵은지에 두부한모 썰어놓고 동무들 기다리며 곡차 한잔 살짝 기울고 이내 북한산과 마을이 만나는

어스름 소나무숲길에 들어선다.

도심에서 잠깐 벗어났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이 있다니 우리 선조들의 소나무 사랑이 대단하다.

소나무 조림의 역사는 신라 화랑도의 식송(植松)에서 시작되어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계속되어 왔다.

1411년엔 남산에 장정 3000을 동원해 소나무를 심었고,1398년엔 종묘 북쪽 산림에 송충이 구제를 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봐서 심고 가꾸고 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산은 온통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같은 참나무류가 차지하고 있다.

참나무류는 음지 식물이라 손 안대고 두면 온통 산을 다 덮어 버린다.

그러나 침엽수인 소나무는 양지 식물이라 햇볕을 받아야 잘산다.

그러니 활엽수인 음지 식물이 한번 들어오면 소나무는 씨를 말리게 된다.

즉 숲을 가꾸고 관리해야 하는 소나무인데 언제부터 우리나라 산림 정책은 푸르르게 하는데만 온통 신경을 써 입산통제만

하고 숲을 방치하니 소나무는 고사돼고 음수인 참나무류만 자라고 있어 안타깝다.

엄숙하고 과묵하기 까지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 머리 희끗희끗한 청년들이 고요를 즐기며 가는 산길이 가을 하늘과 닮아

다정스럽다.

의암 손병희 선생의 묘지를 우회하여 순례길에 접어드는 수유리는 우리 역사에서 언제나 반골편에 있었다.

수유리(水踰里)는 북한산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이 마을을 넘쳤기에 물水 넘칠踰 를써서 수유리라 했으며,1960년대 도심

철거민들이 이주해 오고 4.19묘소가 생기면서 반골들의 집합장소가 되어 갔다.

1976년 3.1민주구국 사건으로 민중 신학자 안병무가 살았던 수유리 집은 '마르다의집'이라는 암호명으로 불리며

재야 민주 인사들의 아지트가 되었고 4.19 묘소는 3공시절 이전에는 재야 인사나 야당인사들의 놀이터였다.

그런 연유인지 이곳에는 많은 반골들이 묻혀 있다.

손병희가 그렇고 몽양 여운형,이시영, 김창숙, 공초 염상섭,가인 김병로,헤이그 밀사 이준열사,그리고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이 산자락에 터전을 잛고 잠들어 있다.

4.19묘소를 지나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섶다리를 건너 얕으막한 언덕 소나무 숲에 자리를 펴고 우리들의 산상부페을 차리고

곡차 한잔을 나누어 마시니 소나무 사이로 흘러가는 구름과 더불어 여기가 천국인가 한다.

빨래골은 '소군네' '보듬골'등과 함께 몇 안남은 자연부락 지명이다.

빨래골은 궁궐의 무수리가 이곳까지와서 빨래를 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12m 높이의 구름 전망대는 수도 서울을 에워 싸고 있는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용마산, 아차산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멋진 조망을 자랑한다.

생태 숲길을 놀다가다 가을꽃과 숲에 흠뻑 취해 치유의 하루해가 저물고 정릉길 어느 국수집에서 남은 곡차 나누고

국수 한가락으로 아쉬움을 달래니 오늘도 천국을 살았네.....

참석해준 12명의 동무들 모두 모두 오늘 만큼만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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