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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山·名山산행기

정선 민둥산(1119m)

無碍人 2014. 10. 12. 12:12

2014년 10월 3일 금요일 맑음 아그들 14명

 

" 잔(盞) 먹이다

   잔 먹이다.

곳것거 주(籌) 노코 무진무진(無盡無盡) 먹이다.

이 몸 죽은 후에 지게 우희 거젹 뎝퍼 쥬푸루혀 메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에 백복총마(百服總麻) 우러예나

어욱 더욱  나무 백양(白楊) 쥽페 가기 곳갈작시면

누른 흰 달과 굴근 눈 가 비에 소소(蕭蕭)리 바 불 졔

 잔(盞) 먹리 허물며 무덤 우희

 나비 람헐제 뉘 웃츤들 밋츠랴."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있는 송강 정철의 장진주사( 將進酒辭) 전문이다.

이몸이 죽어 거적 덮여 줄로 메어가나 호화로운 상여에 많은 사람 딸려가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 숲에 묻히면 누가

술한잔 하자 할까 하느냐는 권주가다.

우리들 인생이 죽어가면  억새 속새 즉 잡목과 잡풀이 우거진  억새숲에 우리 한몸을 누이는게 순리였다.

그 억새 숲을 찾아가는 우리 아그들 발목을 오늘 개천절 3일 연휴로 도로 정체라는 괴물이 가로 막았다.

07시30분 신사역을 출발한 우리는 꼬박 6시간 30분을 도로에 묶여있다 14:00시가 되서야 민둥산 아래 증산초 입구에 도착하고

숨쉴틈도 없이 가파른 민둥산 오름을 올라 매점 근처에 늦은 점심으로 산상 부페를 펼친다.

최근에 새로운 사업으로 노래방을 개업한 영철,담원 옥선,우리들의 이모 복례,반장 경자,곡차 안주를 밤새워 준비 해온

정효와 옆지기,김셈부부부,모처럼 나들이에 합류한 연옥이와 함께온 연옥이 친구, 아그들 앤돌핀 숙현,그리고 오늘

히로인이자 불청객 배법 병선 친구....울 천사.....

모두 14명이 함께한 산상 부폐는 화려했다.

"한잔 먹세 그려, 또 한잔 먹세 그려, 꽃 꺽어 주를놓고(셈하며) 무진무진 먹세 그려"

곡차는 두어병 아그들은 열네명 그래도 우리 아그들은 무진무진 먹었다.

맛난 음식과 동무들의 정성과 사랑을 술 삼아 우정과 인생을 마셨다.

불청객 배법?

오늘 이 친구는 울릉도 가기로 선약이 있어 애초 참석자 명단에 없었다.

태풍으로 울릉도행이 취소돼자 다른 산악회 차 얻어타고 합류했다.

그래서 오늘 만큼은 불청객이다.

난 이 친구가 참 좋다 많은 친구가 있지만 우리 아그들이 지금은 가장 마음이 통하고 취미를 함께하는 내 인생 후반전을 빛내

줄게 분명하다. 그 중에서 좀 더 일찍 알고 지낸 친구가 배법이다.

젊은날에 주도(酒道)가 달라 소원 한적도 있지만,나이 들며 주도(酒道)도 같아지고 끈끈함이 더해 지는 친구다.

많은것을 이루었지만 결코 자기를 드러 내지 않는 멋쟁이 친구다.

인생 후반전에 만난 친구...

가끔은 자식 자랑도 하고 취미 자랑도 하고...마눌과 남편 자랑도 하는... 이 정도는 애교로 사는데 엔돌핀을 주는 영양제로

친구간에 필요하다.그런데....

자기가 이룬것과 가진것 자랑으로 분위기를 흐리고 조금 가진것을 내세워 친구위에 군림 하려하고 친구를 시다발이로

착각하는 친구.....가진 것 앞에 한없이 비굴해 지는 친구 참 싫다.

적어도 내 친구 배법은 그런 친구는 아닌..... 된 친구가 분명해서 좋다.

 

민둥산(1118m)은 정선군 증산읍 증산 초등학교에서 3km 남짓 오르면 정상이다.

제법 급경사의 오름을 극복해야 하지만 부드러운 육산이라 등로는 편안하다.

초입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선 등로라 편안하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한다.

7부 능선쯤 지나면 민둥산의 절경 억새 군락지가 나온다.

은빛 물결 출렁이는 억새 군락지는 늦은 오후 그리 길지 않은 가을 해를 받아 황금물결로 출렁인다.

맑은 가을 하늘 백두대간 만항재에서 함백산, 금대봉 매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낮익은 모습으로 다가서고...

서쪽으로 가리왕산 남쪽으로 태백산 백운산이 북으로 상원산이 어림되는 천혜의 조망을 자랑하고

손바닥 만한 증산읍이 오밀조밀 발아래 펼쳐진다.

억새능선은 온통 각양각색의 차림으로 산을 오른 산님들로 북색통이지만 가을 석양빛을 받아 은빛에서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풍경이 짧은 시간이지만 지난 기다림을 한순간에 날려 버린다.

7시간여를 자동차안에 갇혀 다른 산행지를 고민 했던 순간들이 다 부질없던 시간이돼고 늦었지만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행복감과 성취감이 가을날 오후를 행복하게 한다.

원래 이곳 민둥산은 화전민들의 터전이 였다.

화전민들이 봄에 산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불을 지른 자리에 억새가 자라면서 전국 최고의 억새 관광지가 됐다.

1996년부터 억새 축제를 하면서 알려진 민둥산은 그전엔 알려지지않은 억새만 무성한 산이였다.

300여년전 평해 황씨가 이주하여  움막을 짓고 살기 시작한 발구덕(發九德)마을은 오랜 시간동안 지각 변동으로 일어난

여덟개의 구덩이라는 뜻으로 팔구뎅이라 불렸으며 커다란 구덩이가 있는 윗구뎅이,아랫구뎅이,큰솥밭구뎅이,능정구뎅이,

굴등구뎅이등 8개이고 수많은 구뎅이가 있는 돌리네(Doline)지형이다.

백두대간 백봉령 자병산구간의 카스트르 지형과 같은 지형으로 제주도의 오름과 정반대 모양이다.

제주 오름은 화산 폭발로 생긴 기생 화산이지만 돌리네 지형은 석화암의 용식 작용으로 생긴 구덩이라 이곳 어디에

환선굴 같은 석회동굴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늦게 도착하여 짧은 시간 탓에 발구덕 마을을 돌아 볼 시간이 없어 주마간산 식으로 산행을 마친게 아쉽기는 했지만

7시간여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명산의 풍경을 즐겼다.

모처럼 산행에 동반한 연옥이 친구가 실망 하지 않았을 까 조금 걱정 돼지만 이해 해주리라 믿는다.

연옥아 다음엔 길 안막히는곳으로 한번 더 와줄래....ㅋㅋ

6시간 30분 이동 지쳤다 지쳤어....

드뎌 증산초 입구 민둥산 들머리

손바닥 만한 증산읍 민둥산역도 보인다.

 

 

산상부페다.

번암 아그들은 언제 어디서나 번암산 파란 고동국물을...

숙현이표 골뱅이 무침

숙현아 산에서 먹는 골뱅이 무침 별미더라...

 

다들 건강 챙기느라 술은 노다

다만 곡차 두병이 흥을 돋우고....

 

먹방 배법? 귀신처럼 나타났다.

언제 어디든 포즈 취할 줄 아는 반장

 

매점이 있는 임도

 

 

 

드뎌 은빛 출렁이는 7부 능선의 민둥산이 민낯을 들어낸다.

 

 

 

은빛이 늦은 오후 햇살에 황금빛으로....

 

 

참 곱기도 하십녀...김셈 금산

언제나 함께 해줘 고마우이...

그래서 난 당신을 천사라 부른다오

은빛일까? 황금빛일까?

아름답다.

 

 

 

민둥산 정상부

 

 

복례는 언제 1등이야요...

 

멋져부러요...

 

백두대간 만항제에서 함백산 금대봉 매봉으로 이어지는 그리메....

저 능선을 오르던게 그립다.

그때는 지금보다 훨 젊었지....

올 겨울에 함백산 눈 산행 예약 합니다.

반장님?

우측이 가리왕산 좌측 멀리 백운산이..

오밀조밀 증산읍

지역산(1116m)이 우측에...

 

 

 

넉넉한 마음 구수한 입담의 울친구 정효

언제나 미소로 말하는 옆지기...

부럽다.

밤새워 영업하고 참석한 의리남 영철...

당신들이 있어 아그들 반악회가 빛납니다.

헐~ 어쩌다 꽃밭에 앉았는교?

 

 

다 안모였네여.....

 

 

담원 아직은 청춘이요

좀 더 자신 있게드러내고 살자구요.

뉘라서 이 여인을 50대라 하나요???

 

 

석양빛에 노골적으로 황금빛으로 드러낸다.

 

 

 

이런 날들이 쭈~욱 30년은 계속될겨...

 

 

폼생폼사

멋쟁이 울 반장

 

이모야

담엔 어떤 반찬으로 내 입맛을....

내 입맛이 친구로 인해 고급화 돼고 있다.

기둘러지는 다음 산상부페로 오늘도 행복하다.

늘 함께 가는겨?

요로콤...

 

참 이쁜 커풀이다.

그 마음 변치 말고 영원히...

 

 

 

증산초등학교

 

 

지장천

이천이 조양강에서 만나 동강을 이룬다.

 

 

아름다운 동행

연옥 그리고 친구...

숙현아 산엘 왔음 산엘가야지...

산삼만 찾으러 다님 못써요

산삼은 캔겨?

혹 복례만 몰래 준거 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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