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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山·名山산행기

관악산 야등

無碍人 2019. 8. 14. 06:58

2019년 8월11일 일요일 친구 배법이랑


남송시대 주자학을 집대성한 주희(朱喜 1130~1200)는 경재잠(敬齋箴)에서

"독에서 물이 새지 않는 것과 같이 입을 다물고 발언에 신중을 기하라"

즉 守口如甁(수구여병)하라 했다.

얼굴을 대면하고 이야기 하거나 토론하는 일이 우리 처럼 은퇴한 나이엔 별로 없다.

예전엔 가까운 친구나 지인이 만나 얼굴을 보며 토론을 했다면 요즘은 단톡방이라는 SNS로 멀리 있는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이야기 한다.

만나서 얼굴 마주보며 대화하고 토론 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정보를 주고 받는다.

그러나 얼굴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예의를 갖추고 대화하기가 쉽지 않다.

가끔은 대화 상대를 여러 사람 있는 방에서 지나치게 공박하고 무안하게 하고....

특히 우리 나이는 아직 SNS에 익숙하지 않은 친구들이 많은데...

단톡방에선 사소한 일도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가 쌓이고 감정을 상한다.

단톡방에서 자꾸 률을 만들려 하고 제약(制約)을 가하려 하는것도 문제다. 

률을 만들면 자기 검열이 강화돼고 건전한 토론을 못하게 해 침묵이 강요돼 단톡방이 제구실을 못한다. 

오늘도 그랬다.

단톡방에서 어떤 사안에 대해 토론 하자는 친구와 단톡이 익숙치 않은....

아니면 토론해서 의견을 모으는 일이 서투른...아무튼 이유야 어떻든 단톡방에서 공론화 하는걸 꺼리는 친구와 한바탕 소동이 났다.

거기에 거든다고 한 내 문자도 결국은 일을 잘돼게 하기 보다 그르치는 일에 한 몫 했나 싶어 미안하다.

守口如甁...

입 다물어...해야 하나???

당나라가 망하고 송나라가 이루어질 때까지의 53년 동안 흥망한 다섯 왕조가 있다.

이를 후당(後唐),후량(後梁),후주(後周),후진(後晉),후한(後漢)을 오대(五代)라고 한다.
당(唐)나라 말기에 태어나 당나라가 망한 뒤의 후당(後唐) 때에 입신한 풍도(馮道)라는 정치가가 있었다.

五朝八姓十一君(오조팔성십일군)...

다섯 왕조에 걸쳐 여덟개의 성을 가진 열명의 임금을 섬겼다.
풍도는 73세의 장수를 누리는 동안 처신(處身)에 많은 경륜(經綸)을 쌓은 사람으로 아래와 같은 처세관을 남겼다.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입은 곧 재앙의 문이요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 혀는 곧 몸을 자르는 칼이다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安身處處宇(안신처처우) 처신 하는 곳마다 몸이 편하다.


                 舌詩(설시) - 풍도(馮道 822-954)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고 혀는 내 몸을 자르는 칼이니

입닫고 혀를 깊숙히 감추면 처신 하는 곳 마다 몸이 편하다.


말인즉

단톡방에서 의견을 올릴때마다 새겨야 할 말이다.

자기검열

맞다.

자기검열은 이럴때 하는거다.

친구가 다소 불편한 사진 동영상을 올려도 범죄가 아니라면 이해하고 웃는 대담함

단톡에 익숙하지 않은 친구가 다소 거친 언사를 사용해도 헤아리고 감싸주는 아량을....

반성한다.

별거 아닌일에 발끈하고 토달고...친구보다 더 비아냥 거렸던 내과거를...


@. 산행코스

   사당역-관음사-관악문-연주대-6봉,8봉 갈림길-8봉능선-무너미고개-관악관문

   (놀멍쉴멍 7시간,17km)

남산방면

잠실 롯데타워 방면


언제나 활짝웃는 모습이 멋진 친구...

그 환한 표정이 친구의 삶이라는거 알랑가 몰라

표정만큼 행복한 친구

그 표정 닮고 싶다.





이번 여름 가장 더웠다는 밤에 땀 안흘리고 정상에 올랐다면 믿을라나...

태풍 레끼마가 중국으로 빠지면서 간간히 산바람을 일으킨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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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본 연주대능선

건너 삼성산

안양 수리산



8봉능선

바위타기도 아직은 괜찮다.


두꺼비바위




여름 산행의 묘미...

무너미 계곡은 물놀이가 가능하다.

취사는 안돼지만 가져온 음식도 먹을 수 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얼릉...

하산길 계곡은 여름휴가를 이곳에서 보내려는 피서객이 자리잡기에 야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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