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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옹진군 영흥도(영흥터미널-도장골-국사봉-통일사-장경리해변-영암체험장-십리포해수욕장-내리체험장-영흥터미널) 본문
인천 옹진군 영흥도(영흥터미널-도장골-국사봉-통일사-장경리해변-영암체험장-십리포해수욕장-내리체험장-영흥터미널)
無碍人 2020. 5. 31. 18:492020년 5월 31일 일요일 흐림 천사랑
안도현은
섬에 가면 밀려드는 파도를 수평선 밖으로 밀어내느라 안간힘 쓰고
파도 소리가 섬을 지우려고 밤새 파랗게 달려 든다고 했다.
그런데 섬은 그걸 볼 수 없다고...
이젠 연륙교가 생겨 뭍이 되버린 영흥도
그 이름의 연원이나 그곳에 누가 살았는지는 너무 많이 알려져 식상하기까지 하다.
어느 순간부터
인터넷이라는 요상한 공간이 생기며 넘쳐나는 여행정보
전문가가 필요 없는 스마트폰 몇 번 이리저리 검색하면 쏟아지는 정보 정보....
아마도 우리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수분 내로 지구 반대편 누군가가 알아내는 세상이다.
나도 그 세상 흐름에 따라 폰에서 맛집 검색하고 영흥도로...
언제부터인가 내 여행은 대중 교통과 튼튼한 두발로
10년 동안 1 대간 9 정맥을 대중교통으로 완주하다 보니 내 자동차로 어디를 가는 것은 여행이 아니다.
자동차로 어디를 가면 일단 빠르고 편해 좋기는 하지만 보고 느끼는게 한계가 있다.
대중교통을 조사하고 접속 지점과 탈출 지점을 결정하면 나머지는 걷는다.
내게 걷지 않는 것은 여행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여행사 통해 패키지 해외여행을 몇번 가봤다.
가이드 따라 자동차로 휙휙 지나가는 여행에 도저히 매력을 못느꼈다.
그래서 여행지 도착 하면 틈나는 대로 숙소 주변을 걷는게 습관이 됐다.
그게 여행 스케줄에 있는 것보다 더 알차고 보람 있었다.
기차 타고 버스 타고 때론 택시로... 천천히 이동하고 천천히 걷는다.
영흥도는 우리나라 최대의 유일한 소사나무 군락지다.
국사봉 정상에 60~70cm 굵기 정도의 소사나무가 이리 뒤틀리고 저리 꺾여 특유의 비틀림으로 견뎌 서있고
십리포 해수욕장 언덕으로는 3000여 그루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모래와 조개껍데기만 가득한 이 척박한 땅에 어디를 가도 소사나무다.
십리포 해수욕장이 있는 내동 마을엔 구전돼 오는 이야기로 지금부터 150년 전
바닷가 논밭에 모래가 바람에 날아는 오는 걸 막으려고 자갈과 모래투성이 해변에 볏짚에 흙을 담아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동네 사람들은 '서어나무숲' 혹은 '당나무 숲'이라 부른다.
소사나무는 서어나무 일종이지만 서어나무와 생김새가 조금 다르다.
서어나무는 10~15m의 거목으로 자라지만 소사나무는 10m를 넘지 않는다.
잎이 작고 수피가 까칠까칠하고 울퉁불퉁하다.
휘고 뒤틀려 자라기 때문에 분재목으로 유명하다.
인천시청 후문에서 790번 버스로 영흥 터미널에 이른다.
도보로 도장골 울창하지만 아기자기한 숲길 따라 국사봉 소사나무를 만나고 오른다.
한국의 파타야쯤 되는 장경리 해수욕장을 휘휘 돌아 십리포 해변 따라 걷다가 쉬다가
검색한 맛집에 들러 바지락 칼국수에 수육 한점 그리고 막초 한잔...
이게 내가 좋아하는 도보여행이다.
오늘도 가성비 최고 !
교통비 포함 5만 원 안 되는 경비로 천사와 하루 천국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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