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지리산 만복대(1438m),고리봉(1305m)/묘제(墓祭) 본문
2022년 9월 24일 토요일 맑음 나 홀로
연중행사로 고향 선산에서 지내는 가을 제사가 있다.
묘제(墓祭)라 한다.
예서(禮書)에는 묘제라고 하나 일상생활에서는 시사(時祀), 시제(時祭), 시향제(時享祭)라고도 한다.
주자의 "가례(家禮)"에 의하면, 4대 조상까지는 3월 상순에 날짜를 택하여 묘제를 지내고,
그 윗대의 조상은 10월 1일에 올리도록 되어 있다.
우리 집안에선 기제사를 지내지 않는 4대조 이상의 제사를 10월에 묘제로 지내왔다.
집안 어른인 백부님이 살아 계실 때는 추석 전 벌초와 10월 묘제 두 번씩 고향을 방문했다.
백부님이 작고 하시면서 1년에 2번씩 모이는 게 힘들다 해 가을 묘제 1번으로 모임을
줄이고 벌초는 사촌이 적당한 사례를 받고 하고 있다.
그도 몇 년 전부터는 음식 장만하지 않고 과일과 마른 음식만으로 성묘를 하고
함께 식사하고 얼굴 보고 헤어 진다.
일부 젊은 축에 드는 아우들이 성의 없다 의견을 내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새 집안 어른 맨 앞줄에 있는 나는
이 모임을 계속해야 하는지 이일을 우리 아랫 대에 물려줘야 하는지 판단이 안 선다.
마음 같아선 우리 대에 멈추고 싶은데 선영을 어찌해야 할지 늘 마음이 무겁다.
평생을 한 번에 두 가지를 해야 직성이 풀렸다.
모임 때문에 고향을 가면 고향 근처 산을 들려 가야 하는 성미다.
오늘도 동서울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주말 지리산행 버스로 성삼재에 내린다.
백두대간과 지난해 바래봉 산행 시 지난 만복대를 거쳐 정령치 지나 고리봉에서
고기 삼거리로 하산하면 묘제를 지내는 장수 번암에 시간 맞춰 갈 수 있을 것 같아 결행이다.
야간 산행의 매력은 홀산이다.
아무도 없는 숲에 혼자 들 때 그 설렘과 긴장감이 나는 참 좋다.
동서울 출발 성삼재행 노선버스가 4대로 증차되고 산악회 버스도 수십대 몰렸다.
그런데 만복대로 향하는 산꾼은 나 혼자다.
모두 노고단을 지나 지리 주능선을 향해간다.
마음이 편해질 무렵 앞서가던 산꾼이 있다.
오늘 나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서울서 온 50대 산꾼이다.
홀 산도 좋지만 이렇게 우연히 만난 낯선 산꾼과 도란도란 걷는 것도 매력 있다.
@. 교통편
동서울-성삼재 주말 심야버스
고기 삼거리-요천 0708분 고기삼거리 출발
요천 하차
요천-번암 08시 40분 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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