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지리산/칠선 계곡으로 천왕봉 오르기...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山·名山산행기

지리산/칠선 계곡으로 천왕봉 오르기...

無碍人 2022. 10. 21. 09:15

2022년 10월 24일 월요일 맑음 친구 병선, 환춘, 석기, 복순이랑

 

우리나라 대표적 원시 형태가 잘 보존된 계곡이다.

휴식년제에 묶여 자유로운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칠선계곡을 탐방하기 위해 국립공원 탐방 프로그램에 사전 예약하고 출발한다.

먼저 간 배 법을 빼고 최여사, 음악대장과 함께 동서울 터미널 심야버스로...

3시간 반여를 달려 우리 버스는 마천에 도착한다.

배 법이 머물고 있는 시골 모텔방 온돌에 몸을 누인다.

나른하게 기분 좋은 피로가 엄습한다.

이내, 대구서 출발한 철인 석기 친구가 따끈한 김치찌게와 더운밥을 들고 합류한다.

감사하게 아침 성찬을 즐긴다.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

준비해준 천사표 옆지기 님 감사합니다.

내 친구 음대장이  정겹게 "등구댁"이라 부르데요?

감사합니다.

어릴 적 우리 엄니 친구분 중에 "등구리댁"이 있었어요?

아마 같은 마을 사람 이겠지요?

한번 뵙고 이 은혜를 꼭 갚을게요? 감사합니다.

 

방장산은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산 100번지다.

봉래산(금강), 영주산(한라)과 더불어 삼신산이라 부른다.

사기(史記)의 삼신재해동설(三神在海東說)에 의하면, 이곳에 신선이 살고 있으며, 

불사약이 있다 하여 시황제와 한무제가 동남동녀 수천 명을 보내 불노불사(不老不死)의

명약을 구해 오도록 했다는 영산이다.

방장산은 어리석은 사람도 지혜를 얻는다 하여 지리산(智異山),

백두산이 흘러내려왔다 하여 두류산(頭流山),

불가에서는 깨달음과 득도의 산이라 하여

큰스님의 처소라는 뜻으로 방장산(方丈山)이라 불리고 있다.

 

2013년 배 법이랑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땐 국립공원 직원이 가이드를 했다.

아무래도 안정된 직장의 직원이라 힘든 탐방 프로그램에 선발돼 인솔하는 게

능동적이지 못하고 피동적일 수 박에 없었다.

억지로 하는 표정과 불친절함이 오래 기억됐다.

다행히 지금은 업체에 용역을 줘 전문 가이드팀이 인솔하니 한결 부드럽고 친절하다.

칠선계곡(추성계곡)은 지리산 최고의 계곡미를 자랑한다.

천왕봉 정상에서 마천면 의탄까지 18km...

7개의 폭포와 33개의 소가 있다.

계곡은 수시로 지형변화가 일어나는 원시형태다.

상시 개방된 등산로는 추성 주차장으로부터 비선담까지 4.4km다.

비선담부터 천왕봉까지 예약자에 한해 봄, 가을 2개월씩 제한적으로 5.4km 구간이 개방된다.

칠선계곡은 유독 여성을 상징하는 이름이 많다.

선녀탕, 옥녀탕, 비선담, 칠선폭포 등등

골이 깊고 험준해 이름만이라도 여성스럽게 붙인 게 아닌가 싶다.

 

두지마을까지 2km

오솔길 따라 두런두런 걷기 좋은 길이다.

설악산 단풍은 울긋불긋 글자 그대로 만산홍엽이라면 지리산 단풍은 노랑이다.

그러다 보니 부드럽다.

따뜻하고 어머니 품 같은 포근함이 있다.

오늘 단풍은 절정이다.

울울창창 원시림 따라 널따란 바위 쉼터에 이르고

이름하여 추성 망바위다.

망바위를 지나 가파른 등로를 헤집고 오르락하다 보니 선녀탕이다.

일곱 선녀들의 목욕탕.

예전엔 지형 변화로 묻힌 듯했는데 본래 모습 그대로다.

옛날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선녀탕에서 목욕하던 하늘나라 선녀가 있었다.

이 선녀에게 연정을 품은 곰 한 마리가 선녀 옷을 몰래 가져다가 나뭇가지에 숨겼다.

그런데... 하필 그 나뭇가지라는 게 사향노루 뿔이었다.

낮잠을 자는 사향노루 뿔을 나뭇가지로 착각했다.

노루가 가져다준 옷을 입고 선녀는 무사히 하늘나라로 돌아갔다.

선녀는 자신에게 은혜를 베픈 사향노루를 칠선계곡에 살게 하고 곰은 인근 국골로 쫓아 버렸다나...

선녀탕에서 오십 보 백보 지근거리 옥녀탕이다.

옥녀탕으로부터 비선담까지 무명의 소와

계류가 제각각 비경을 연출한다.

오늘 우리 선두 가이드 참 유쾌하다.

구김 없이 어느 질문에도 거침이 없다.

사진도 열심히 찍는다.

사진 찍기는 쉬는 타임?.. 산꾼은 안다.

약간 허당끼도 있다.

선녀가 날아 올랐다는 비선담부터는 본격적으로 비 지정 탐방로다.

그런데 가이드 잠긴 문을 열 키가 없다.

월담이다.

비선담을 뒤로 하고 물따라 가면,

산죽길을 헤치고 계곡을 건너니 바위굴하나....이름하여 청춘홀이다.

옛날에 숯을 굽던 사람들이 머물던 곳인데 '숯 굽다 내청춘 다갔다'하며 한탄 했던 곳이란다.

무명폭포,칠선폭포,대륙폭포,삼층폭포...

그리고 마폭이다.

마폭 직전 작은 소동이 있었다.

물을 건너던 일행중 한분이 풍덩 뒤로 넘어졌다.

결국 이 산님 하산을 결정하고 낙오한 한분과 후미 가이드 인솔하에 되돌아 갔다.

마폭은 오른쪽 삼단 폭포와 함께 마폭이라 한다.

중봉과 천왕봉 사이 물줄기와 통천문아래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골이다.

천왕봉까지 1,7km 수직고도 500m....

정상은 상고대다.

60~70도의 직벽에 가까운 바위길을 걷고 철계단을 올라야 한다.

상고대는 대기의 물방울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나무, 돌 등과 만나서 하얗게 얼어붙는 것을 말한다.

대기중의 수증기가 승화하거나, 과 냉각된 안개나 구름속의 미세한 물방울이 나무나 돌에 부착,

순간적으로 생기는 얼음이 상고대다.

한마디로 기온과 바람 그리고 안개 구름들의 합작품이다.

나무의 눈꽃(설화)은 눈이 내려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것이다.

눈꽃은 나무를 살짝만 흔들어도 떨어져 버린다.

상고대는 얼어붙은 상태라서 잘 안떨어진다.

날씨가 따뜻하면 나무의 상고대는 해가 나면 금방 사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곳은 다르다.

점심때가 훨씬 지났는데 그대로다.

벌써 정상은 춥다.

체감 온도가 장난이 아니다.

피부에 느껴지는 온도는 이미 한 겨울이다.

손이 시리고 자꾸 바람을 피해 양지를 찾는다.

오름은 추성 주차장으로부터 7시간

하산은 백무동으로 3시간이다.

오르는 시간은 의미가 없다.

단체 산행이고 가이드 통제하에 있다.

 

행복이 내게 가만히 속삭인다.

"니 웃는 모습이 참 좋아"

내가 말한다.

"나도 그래

친구들과 함께해 맘껏 웃었다.

나도 니가 참 좋다"

 

1. 산행코스

    추성주차장-용소갈림길-두지마을-망바위-선녀탕-옥녀탕-비선담-청춘홀-무명폭포-

    칠선폭포-대륙폭포-삼층폭포-마폭포-천왕봉-장터목-백무동(17km, 10시간)

 

@. 교통편

     동서울-마천 2359분 심야버스

     배법차로 이동(1800분 동서울행 백무동출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