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 또한 지나가리/山·名山산행기 (172)
지나리 부부 산방
2022년 1월 3일 월요일 맑음 석기,환춘,병선 곱방친구3 임인(壬寅) 첫 산행 지리산에 구름 그리고 거리두기 강화로 모든 국립공원 입산통제 신년 일출 산행은 아무래도... 정초 천왕봉 일출을 만나려면 3대가 공들여야 한다나 그만큼 변수가 많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날도 연무가 끼면 일출은 없다. 날씨를 검색하다 한라산 청명 이틀 남겨두고 비행기표 검색하고 한라산 백록담 정상 일출이나 윗세오름 돈내코 코스 중... 정상은 예약제라 입산 예약이 안되고 3대 국립공원(지리, 설악, 한라) 개방된 등산로 중 최근 2년래 미답 지역으로 지리산 화엄사 계곡과 한라산 윗세오름 돈내코 코스가 남았다. 거리두기 영향으로 제주행 항공권이 지리산행 ktx 보다 싸다. "곱게 미치자" 일명 "곱방"에 번개팅 윗세오름..
2021년 10월 23일 일요일 맑음 환춘이랑 오색의 새벽은 부산하다. 열이레 달이 처연히 밝고 아직 이른 추위지만 옷깃을 자꾸 여미게 하는 바람이 차다. 수천쯤 될 산님들이 설악의 단풍을 맞으러 모였다. 굳게 닫힌 철문 앞엔 발 디딜 틈도 없다. 가까스로 차지한 자리에 두 발을 모으고 철문이 열리길 기다려 어둠 속으로 몸을 마낀다. 산님들의 거친 숨소리와 스틱과 바위가 부딪히는 둔탁함이 고요를 깨운다. 선두로 치고 나가지 못하면 산님들 엉덩이를 바라보며 내내 올라야 한다. 군중 속 산행의 불편함을 알기에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 초반 속도를 올려 스무 명 정도의 선두 그룹에 선다. 후미와는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청에 오른다. 5km, 2시간 20분 오전 5시 20분이다. 오늘 대청봉 일출이 6시 40..
2021년 9월 11일 토요일 맑음 병선, 복순 오늘 특별한 날이다. 시유가 우리에게 온 지 7년 만에 새로운 식구가 는다. 태명 단풍 이름 우주 내게 두 번째 손주다. 요즘 자연 분만이 없으니 병원에서 정한 시간에 태어나겠지만 흥분과 긴장이다. 코로나19로 모든 게 멈춰버린 시절 하물며 산모에게는 더 말할 나이 없다. 아무도 저희 부부 외에는 병원에 가지도 못하는 상황 아침에 며늘아기에게 전화하고 문자로 격려하고.. 팔영산행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이동 간에 우주의 탄생 소식을 문자로 받는다. 10시 54분 3.37kg 건강한 사내 아이다. 우주 한자는 생략하고 순 한글 이름이란다. 마음 같아선 항렬을 따져 짓고 싶은데 저희 부모가 그리 하고 싶단다. "우주처럼 넓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세상에 이로운 ..
2021년 9월 5일 일요일 흐림 친구 석기, 기수랑 돌아보지 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 마라 아직 지리산이 된 사람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정호승의 "가을"이다. 40일 넘게 기승을 부리던 열대야는 가을비 몇 번에 맥을 못 추고 오늘 새벽 백무동은 긴팔 긴바지도 모자라 손이 곱아 보온 장갑이 그립다. 지난해 5월 이후 8번째 지리산행이다. 지난해 코로나로 비대면이 시작되며 시작한 지리산 뒤지기는 오늘 한신을 통해 남부 능선에 들며 그 끝에 선다. 첫 번째로 중산리 천왕봉 한신계곡 탐방을 시작으로 지리 주능선, 지능선과 계곡을 완주했다. 시작의 끝이 한신이었는데 또 그 끝의 시..
2021년 8월 21일 토요일 비 친구 배 법이랑 "세상에 떠도는 위로의 말들을 믿지 마라. 그건 가진 자들이 그렇지 못한 자들을 달래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네가 힘들어할 때, 너의 가깝거나 먼 친구나 경쟁자들이 네 앞에 불경기라고 엄살을 떨 때, 경계하라. 그는 위로를 핑계로 너의 의지를 꺾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경기란 없다. 네가 좀 더 현명하거나, 네가 좀더 열정을 보인다면" 유대인 격언에 나오는 말이다 '불경기란 없다' 그런데 거리 두기 4단계에선 이런 격언도 소용이 없다. 다들 힘들다. 그러나 새로 시도한 방법에 희망은 보인다. 어둠 속에 가늘게 비추는 불빛이 정말 희망의 빛이 되길 기대해 본다. 누군가는 명예를 위해 열심히 달린다. 또 누군가는 부를 축적하기 위해 아직도 달리..
2021년 8월 14일 토요일 천사랑 선선한 날씨 설악산 천불동계곡 계류 미가 보고 싶어 토요 무박 산행을 신청했는데 폭우로 등산로 폐쇄 천사랑 관악산 무박 야등에 오른다. 코로나19로 도심은 예전 같지 않다. 하긴, 불 밝히고 호황을 누리던 쇼핑센타는 외국인 발길이 끊긴 지 오래고 유흥업소는 개점 휴업, 폐업에 단축 영업 중이다. 말복이 막 지난 시점인데도 산에 오르니 반팔 반바지로는 춥다. 600m급 관악산 날씨를 얕봤다 난데없는 추위로 오돌오돌 떨었다.
2021년 5월 23일 일요일 날씨 맑음 병선 환춘 남설악 탐방 지원센터 새벽 3시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산악회 차량이 수시로 정차하며 산님을 쏟아 낸다. 수백 명쯤 되는 산님들이 굳게 닫힌 철문 앞으로 모여들고 마라톤 선수들이 출발 선에 선 것처럼 모두 비장하게 철문이 열리길 기다린다. 9년 만의 공룡능선 산행이다. 2012년 9월 26일 백두대간 종주산행 중 다녀가고 오늘 다시 공룡을 만나러 왔다. 철문이 열리고 가파른 설악의 오름에 하나 둘 이마에 불 밝히고 산님들 거친 숨소리와 스틱 부딪히는 소리가 설악의 적막을 깬다. 천성이 무리 중 산행을 못하는 성질이라 앞으로 치고 나갈 수밖에 없다. 산님 무리 중에 섞이면 산님들 엉덩이만 보고 올라야 하니 더디고 힘들다. 출발 시간이 같으니 초반 무리수를 ..
2021년 5월 2일 일요일 안개비 맑음 곱방친구 3(기수, 환춘, 병선) 대간과 정맥을 종주하며 물길과 산줄기를 나누며 확인한 지 15년여... 지리산 천왕봉을 출발한 대간길은 서쪽을 향해가다 노고단을 지나 만복대에서 방향을 살짝 틀어 북쪽을 향한다. 정령치를 건너 고리봉에서 급하게 서쪽으로 고도를 낮춰 고기리, 덕치리, 노치마을까지 남한에서 유일한 곡중분수계(谷中分水界)를 이루며 물길을 나누고 수정봉에서 본격적으로 북진을 시작한다. 고리봉에서 대간길을 떠나보낸 산줄기가 대간길에 미련을 보이며 북쪽을 향해 따르는 지맥이 있으니 당당히 지맥이라 이름도 얻지 못한 세걸산 바래봉 능선이다. 대간 바래기 바래봉 능선은 대간길이 고남산을 지나 북진하는 지점에서 임천을 사이에 두고 구인월 마을에서 맥을 다한다. ..
2020년 2월13일 토요일 맑고 포근 종찬 친구랑 바람이 좋고 상쾌한 날 나가 놀지 않음은 하늘의 때를 거스르는 일이요, 깨끗이 닦은 창을 내다보며 책을 읽지 않음은 세상의 이치를 깨닫지 못함이며, 친구가 먼데서 찾아 왔는데 술을 마시지 않음은 우정을 해치는 일이다. 모처럼 우석 종찬과 관악에 오르자 했는데 우석 친구 감기 몸살 증상으로 종찬 친구와 관악에 올랐다. 고등학교 졸업후 40년 만의 동행인데 여전한 체력에 감사하다.
2021년 2월 4일 목요일 맑음 석기 병선이랑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 보니 걸어온 길 모르듯 갈 길도 알 수가 없다. 살아오며 삶을 사랑했을까? 지금도 삶을 사랑하고 있을까? 어느 자리 어느 모임에서 내 세울 번듯한 명함 하나 없는 노년이 되었나 보다. 이제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걱정하지 말자 아쉬움도 미련도 그리움으로 간직하고 내 노년이 맞이 할 겨울 앞에 당당해 보자" 설산이 보고 싶어 평일 지리산행 반더룽 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지리산 겨울 산행은 제약이 많다. 지리산은 동절기에는 입산이 제한된다. 유일하게 정상부인 천왕봉(1915m)에 오르는 길 중 백무동-장터목-천왕봉-로터리대피소-중산리 코스만 개방한다. 장터목이나 로터리산장 대피소를 13시에 통과하는 산님만 정상 출입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