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 또한 지나가리/山·名山산행기 (172)
지나리 부부 산방
2020년 7월 18일 토요일 맑음 병선&환춘 笑觀山色山亦笑 (소관산색산역소) 泣聽水聲水亦泣 (읍청수성수역읍) 웃으며 산을 보면 산도 웃고 울면서 물소리 들으면 물도 운다 -농암(聾巖) 유의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렸다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생각을 바꾸면 된다.
2020년 7월 12일 일요일 맑음 친구 배 법이랑 "맨날 가는 산행 하필 오늘..." 친구로부터 받은 전화다. 단체 모임을 주선 하진 않던 친구가 모처럼 '모여라'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 만나는 친구도 있다고? 그런데 선약이 있다. 사정을 말하고 난감해하는데... 많이 섭섭해하는 이 느낌, 나 역시 많이 불편하다. 산행 약속 골프 약속처럼 파기하면 안 되는 불문율이 산꾼에게도 있다. 그만큼 변수가 많은 운동이라 하늘이 말리지 않는 한 약속을 지키려 한다. 특히 계곡 산행은 비가 많이 와 물이 많으면 위험하고 물이 없어도 재미가 없다. 적당한 비와 잘 맞는 시간 대간, 정맥 종주 10년중 8년을 혼산(홀산)으로 했다. 그 10년 중에 가끔 나를 응원해주고 마지막 2년, 낙동을 함께한 친구와 약속이..
2020년 6월 27일 토요일 구름 많음 천사/배병선/최복순 예전 같으면 설악산 무박산행이라 하면 일단 한계령 혹은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향했다. 오늘 산악회 무박 산행 코스도 한계령-서북능선-대청봉-공룡능선-마등령-천불동-설악동이다. 이코스를 접어두는 여유로움... 산꾼에겐 정말 매력 넘치는 코스다. 대청봉 찍고 소청에서 봉정암 수렴동 백담사 아니면 공룡능선 마등령에서 백담사 아니면 아예 귀떼기청-대승령-십이선녀탕-남교리 이렇게 변화무쌍하게 코스 응용이 가능한 산행인데 온종일 설악동이라... 오랜 산행에 이제 나도 여유라는 게 생겼나? 올라야 한다는 강박을 벗어난 이 여유... 꽤 괜찮다. "산에 오르는 날이 많아질수록, 나는 산을 조금씩 닮아 간다" 해인 시인 말처럼 나도 산을 닮아 조금은 여유롭고, ..
내가 1년 중 100번쯤 오르는 원적산에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처음엔 나무 이름도 모르고 봄이면 제일 먼저 잎이 피고 가을 이면 가장 먼저 잎이 지는 나무쯤으로 여겼다. 언제부터 그 나무 아래 배경이 좋아 지날 때면 폰으로 찍어 뒀다. 나무 이름도 모르는 체 수년을... 그러다 보니 궁금해 몇 년 전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봐서 "귀룽나무"라고 통성명을 하게 됐다. 그 사진을 정리했다. 귀룽나무는 구룡목(九龍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 '귀롱나무', '귀롱목', 꽃이 핀 모습이 마치 흰 구름이 내려앉은 듯하다 하여 '구름나무'로도 불린다. 귀룽나무는 주로 정원수로 심는데,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 봄에 제일 먼저 잎을 피워 숲에 초록 기운을 불어넣고, 농부들에게 농사철이 돌아왔음을 알..
2020년 6월 5일 토요일 친구 환춘. 병선이랑 "그해 가을 빨치산한테 돌 석골로 잡혀간 니 백부가 보름 만에 뼈만 남아 돌아왔지?" 언제부턴지는 모르지만 아주 어린 유년부터 늘 들어오던 할머니 넋두리였다. 돌석 골? 짐작컨대 돌돌 골(뱀사골)을 그리 불렀다는 것을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야 알았다. 지재를 넘어 인월 읍내를 지나 30리만 가면 되는 곳 하루 반나절이면 다녀오는 곳을 보름 걸려 돌아온 큰아들이 다 죽을 모양을 하고 돌아왔다. 할머니는 그게 한이였고 그 아들을 온갖 정성을 다해 살려 놨다. 그랬더니 "부역" 했다는 죄명으로 두들겨 패고, 고문하고 잡아다 감옥에 처넣었다. 그렇게 나는 할머니가 말하는 "인공 때"를 배웠다. 낮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밤만 되면 인공기가 휘날리는 대한민국과 인민공..
2020년 5월 16일 토요일 비 온 뒤 맑음 친구 배 법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 세어 무엇 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피천득 "오월"중에서 월악산 영봉을 만난 후 내 종주 본능이 꿈틀 된다. 내친김에 낙남 종주 중 새벽에 굉음을 들으며 올랐던 한신이 보고 싶다. 한신계곡 45년 전 18살 그 푸르던 날에 지리를 처음 만난 게 한신이다. 교련복에 런닝화라 불리던 운동화를 신고 올랐다. 그 시절 아웃도어라는 개념도 없었다. 내게는 한신은 특별한 기억이 있다. 질풍 로도와 같은 방황기 였다. 그때 친구 용태와 학교 수업을 빼먹고 탈출했던 곳이 한신 계곡으로 지리에 드는 거였다. 입학시험이 있던 때였다. 고등학교 입시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으로 시골 읍내..
2020년 5월 1일 금요일 맑음 친구 배 법이랑 생각은 긍정! 행동은 열정! 열심히 살았다. 아니 치열하게 살아왔다. 긍정? 어쩌면 '안돼!', 하고 부정에 더 가까운 인생 이었을지... 그러나 후회는 없다. 필요하면 언제나 배낭 하나 둘러메고 훌쩍 떠나는 이 삶도 괜찮았다. 그게 내게 열정이고 나를 지탱해 주는 에너지였다. 월악산(靈峰 1097m) 백두대간 중에 월악산 국립공원 내 신선봉, 마패봉, 탄항산, 포암산이 지나지만 주봉인 영봉이 대간길에 살짝 비켜서있다. 언제 한번 다녀와야지 하면서 비켜 두다가 내 안의 열정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대간 정맥 완주 후 처음 떠나는 홀산 동네 뒷동산, 원적산 산행에 푹 빠져 좀처럼 외지 산행에 흥미가 없었다. 가끔 영리 목적 산악회 따라 오지 산행을 다니며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