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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리 부부 산방
2022년 9월 24일 토요일 맑음 나 홀로 연중행사로 고향 선산에서 지내는 가을 제사가 있다. 묘제(墓祭)라 한다. 예서(禮書)에는 묘제라고 하나 일상생활에서는 시사(時祀), 시제(時祭), 시향제(時享祭)라고도 한다. 주자의 "가례(家禮)"에 의하면, 4대 조상까지는 3월 상순에 날짜를 택하여 묘제를 지내고, 그 윗대의 조상은 10월 1일에 올리도록 되어 있다. 우리 집안에선 기제사를 지내지 않는 4대조 이상의 제사를 10월에 묘제로 지내왔다. 집안 어른인 백부님이 살아 계실 때는 추석 전 벌초와 10월 묘제 두 번씩 고향을 방문했다. 백부님이 작고 하시면서 1년에 2번씩 모이는 게 힘들다 해 가을 묘제 1번으로 모임을 줄이고 벌초는 사촌이 적당한 사례를 받고 하고 있다. 그도 몇 년 전부터는 음식 장..
2020년 6월 5일 토요일 친구 환춘. 병선이랑 "그해 가을 빨치산한테 돌 석골로 잡혀간 니 백부가 보름 만에 뼈만 남아 돌아왔지?" 언제부턴지는 모르지만 아주 어린 유년부터 늘 들어오던 할머니 넋두리였다. 돌석 골? 짐작컨대 돌돌 골(뱀사골)을 그리 불렀다는 것을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야 알았다. 지재를 넘어 인월 읍내를 지나 30리만 가면 되는 곳 하루 반나절이면 다녀오는 곳을 보름 걸려 돌아온 큰아들이 다 죽을 모양을 하고 돌아왔다. 할머니는 그게 한이였고 그 아들을 온갖 정성을 다해 살려 놨다. 그랬더니 "부역" 했다는 죄명으로 두들겨 패고, 고문하고 잡아다 감옥에 처넣었다. 그렇게 나는 할머니가 말하는 "인공 때"를 배웠다. 낮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밤만 되면 인공기가 휘날리는 대한민국과 인민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