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허풍의 퍼즐세계일주(맛의달인 미식가허풍) 본문

가현이기사

허풍의 퍼즐세계일주(맛의달인 미식가허풍)

無碍人 2011. 12. 9. 22:25




허풍과 도형은 상하이에서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을 돌아다니며 상하이요리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선생님, 중국엔 맛있는 음식이 진짜 많아요. 지방마다 음식 특징도 다르고요.”

“중국요리는 크게 북경, 광둥, 사천 그리고 여기 상하이요리로 나뉜단다. 상하이요리의 특징은 해산물을 많이 사용하고 화려한 것이지. 특히 게 요리가 최고야!”

도형은 먹거리에 대한 허풍의 지식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생각한다.

“도형아, 이 근처에는 상하이에서 알아주는 맛집이 세 군데가 있구나.”

“선생님, 이것 어디서 나셨어요? 그리고 지도처럼 안 보이는걸요.”

“도형아, 너는 아직도 배워야 할 게 많구나. 잘 보렴. 숫자가 있는 칸 주변에 그 숫자만큼 맛집이 있는 거지. 그러니까 3이 적혀 있으면 그곳을 제외한 주변 3곳에 맛집이 있는 거야. 만약 숫자가 있는 칸에 맛집이 있다면 그 숫자는 의미 없게 되지. 이렇게 찾아야 할 맛집의 수가 18개란다. 이 중 5곳의 맛집은 숫자 칸에 있단다.”

“굉장히 복잡해 보이는 규칙인데…, 선생님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런데 어째서 평상시에는 이런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 거예요?”

도형의 한숨 섞인 말을 못 들었는지 허풍은 벌써 저만치 앞에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그나저나 그 지도는 어디서 나셨어요?”

“이거? 어제 숙소로 가는 길에 어떤 착한 꼬마 아이가 나눠주던데…. 무역과 관광이 발달한 도시인 만큼 외부사람들이 많잖아. 가게를 홍보하려고 나눠주는 것 아닐까?”

“에이~, 그럼 보기 쉬운 지도로 알려주지 왜 퍼즐로 만들어 놓겠어요?”

“응? 찾기 쉽잖아. 뭐가 어려워?”

퍼즐이 어렵다는 도형을 이해할 수 없는 허풍.






저녁이 늦도록 맛집을 탐험한 허풍 일행은 양손에 간식거리를 잔뜩 사 들고 숙소로 향한다.

“선생님, 뭘 그렇게 쓰시는 거예요?”

“어, 잠깐만. 조금만 하면 되거든. 기둘려. 아까 들른 집이 18번째니까 여기. 다했다. 아까 지도에서 찾아낸 맛집을 전부 표시하면 다른 지도를 받을 수 있다고 그랬거든. ”

도형은 곰곰이 생각하다 허풍의 능력이 아주 위험할 때와 배가 고플 때만 발휘된다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이때 허풍이 귀여운 꼬마를 가리킨다.

“아, 저기 있구나. 꼬마야, 하하하 여기 어제 받은 지도란다. 이 몸께서 싹 다 돌아보고 표시했단다.”

“우와~, 아저씨 정말 대단하세요. 이걸 하루 만에 푸는 사람도 없었지만 다 돌아본 사람도 지금껏 아무도 없었어요.”

“음식에 대한 우리 선생님의 관심은 세계 제일일 걸. 나도 처음엔 몰랐는데, 세계일주를 하고 나니 거의 증명된 것 같아.”

“정말? 진짜 세계일주를 한 거야? 그럼 혹시 이분이 조선 최고의 여행가이자 탐험가인 허풍 선생님? 전 세계를 여행하며 온갖 어려운 퍼즐을 해결했다는? 너는 도형이고?”

“하하하, 중국에까지 이 몸의 명성이 알려지다니. 그렇단다, 꼬마야.”

꼬마의 이름은 링링. 우연히 허풍의 명성을 듣고 혹시나 허풍이 상하이를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허풍을 만나는 상상을 하며 허풍에게 줄 퍼즐을 준비했다고 한다.

“정말 꿈같아요. 저 아저씨 팬이거든요. 설마 했지만 이렇게 만날 줄이야. 여기 다른 퍼즐 지도예요. 각 칸의 합이 같도록 네 개의 블록으로 나누면 중국 4대 요릿집을 알 수 있죠. 한번 풀어보세요.”

“후후, 이 정도는 쉽게 해결하지. 도형아, 내일 우리의 일정이 정해졌구나. 빨리 자자꾸나~.”


 



다음 날 아침. 눈을 비비고 일어난 도형은 테이블에 앉아 느긋하게 아침 커피를 마시고 있는 허풍을 바라본다.

“선생님, 일찍 일어나셨네요. 우아하게 아침 커피까지 드시고…. 참, 어제 링링이 맛집을 안내하고 싶다고 숙소 앞에서 기다린댔어요.”

“암, 빨리 만나러 가자꾸나.”

“링링, 안녕. 오늘 갈 곳이 중국의 4대 요릿집이라고 했지? 빨리 가자.”

링링의 안내로 중국 각 지방의 음식을 맛보던 허풍 일행.

“선생님, 사천지방 음식은 너무 매워요. 특히 마파두부요. 그리고 특이한 향이 나요. 이 향만 없어도 좋을 것 같은데…. 하지만 맛있어요.”

“사천요리에는 고추가 많이 들어가 맵지. 이건 사천요리의 기본이 되는 레시피야. 고추가 들어가는 양을 표시한 거지. 각 줄의 숫자가 제곱수가 되도록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넣으면 돼. 어떤 수의 제곱인지 알아야 고추의 개수를 알 수 있거든."

“그렇구나. 그런데 자꾸 먹다 보니 조금 느끼해.”

“링링, 도형이 말처럼 이 마파두부는 느끼하단 말이지. 말린 고추가 아니라 생고추를 잘게 썰어 처음부터 같이 볶았다면 덜 느끼했을 텐데….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주방장의 노력이 필요하겠어. 그리고 초피를 너무 많이 넣어서 외국 사람들의 입맛에는 안 맞는 것 같다. 초피의 특유한 향이 맛의 깊이를 떨어뜨린달까?! 초피의 양을 줄여야겠어. 주방장을 불러서 말해줄까?”

“말린 고추가 아니라 생고추를 처음부터 넣는다고요? 사천요리에서 고추를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하지만 생고추는 보통 요리 마지막에 넣거든요. 한번 만들어 봐야겠어요. 초피를 뺀 마파두부도요.”






(중략)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