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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이기사

허풍의 퍼즐세계일주(조선로맨스 허풍에도 이런일이?)

無碍人 2011. 12. 9. 22:30




“선생님, 드디어 돌아왔어요. 저기 보이는 항구가 인천항이에요. 와~!”

도형이 환호를 하는 사이 허풍은 폭포수 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흐엉. 엄마, 아빠~, 저 돌아왔어요!”

잠시 뒤 배가 항구에 멈춰서고 허풍과 도형은 가장 먼저 배에서 내렸다. 허풍은 땅바닥에 엎드려 혼잣말을 하다 벌떡 일어서 외친다.

“이게 얼마 만이야! 너무 그리웠어, 흑흑…. 아, 참! 조선의 여성들이여~, 이 허풍이 돌아왔어요! 더 이상 슬퍼하지 말아요.”

“크크. 어? 선생님, 저기 사람들이 우리를 향해 몰려오는데요?”

“이놈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몰라.”

허풍과 도형을 둘러싼 기자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며 질문을 한다.

“세계 일주를 마친 기분은 어떻습니까?”

“어느 곳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까?”

번쩍이는 플래시에 정신 줄을 놓은 도형과 달리, 허풍은 갖가지 포즈를 취하며 질문에 대답한다.

“오래간만에 조선 땅을 밟으니 기분이 좋군요. 모든 곳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중에서도…. 앗! 질문은 더 이상 받지 않겠습니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말씀드리죠. 개별적으로 연락주세요.”

“선생님, 너무 많은 사람들이 겹겹으로 쌓여 있어서 빠져 나갈 수가 없어요.”

그 때였다. 기자들 사이를 비집고 불쑥 나타난 손이 도형에게 쪽지를 주고 사라진다.

“어? 선생님, 누가 항구 창고에서 만나자는데요? 주어진 그림의 규칙을 찾아 세 번째 그림에 들어갈 숫자를 알아 내고, 그 숫자가 써진 창고로 오래요. 어? 이 쪽지는 ‘선데이 경성’에서 보낸 거네요. 선생님, 빨리 가 봐요.”

도형의 말이 안 들렸는지 허풍은 계속해서 포즈를 취한다. 도형은 허풍의 손에 쪽지를 쥐여 주고 혼자 창고로 향한다.







“저기요. 안에 누구 없어요? ‘선데이 경성’에서 오신 분 안 계세요?”

창고 문을 열며 도형이 조심스레 말했다.

“여기예요. 역시, 퍼즐로 여러 문제를 해결하며 세계여행을 했다는 소문이 틀리지 않았군요. 금세 찾아오셨네요. 그런데 허풍 씨는…?”

“아, 선생님은 사진 포즈 취하시느라 바쁘세요.”

“이런, 아름다운 숙녀를 기다리게 했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도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풍이 나타났다. 허풍은 중절모를 손에 든 채 창고 문에 기대서 있다.

“허풍이라고 합니다. 숙녀분의 성함은?”

“저…, 저는 차선이라고 합니다. 소문처럼 멋있으시네요.”

차 기자는 허풍에게 푹 빠진 듯 얼굴을 붉히며 허풍과 도형을 잡지사로 안내했다.

세계일주 시작 전 쌀쌀 맞았던 ‘선데이 경성’ 편집장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반가운 얼굴로 허풍과 도형을 마중 나와 있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 경성 최고의 모험가 허풍 선생 아닌가! 하하, 어서 오십시오.”

건물 안으로 들어간 일행은 푹신한 의자에 앉아 편집장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데….

“선생이라면 세계일주에 성공하리라 믿고 있었소. 하하! 세계일주 여행기를 연재하기로 했던 것 잊지 않았죠? 좋은 이야기 많이 부탁드립니다.”

편집장과의 인사를 끝내고 차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허풍과 도형.

“저, 피곤하실 테니 며칠 쉬시다가 연락을 주시면
제가 인터뷰 하러 가겠습니다.”

“아닙니다. 이렇게 아리따운 기자님을 귀찮게 할 수 없지요. 내일 제가 잡지사로 오겠습니다. 여기 음표에 들어갈 숫자가 나타내는 시간에 뵙죠. 하하하.”

허풍은 도형에게 배운 퍼즐을 다양한 곳에 활용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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