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호남정맥 7구간종주(천치재-치재산-용추봉-오정자재)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호남정맥(完)

호남정맥 7구간종주(천치재-치재산-용추봉-오정자재)

無碍人 2014. 8. 25. 10:25

2014년 8월 22일 금요일 맑음 나홀로

 

산행은 인생이란 열차에서 쉬는역과 같다.

쉬는역에선 여행중 발생한 쓰레기를 버리는것과 같이 산행에서도 걱정과 근심 이라는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다.

오늘도 난 쓰레기를 버리러 간다.

 

조선의 석학 서거정은 순창을

"在淳昌郡 淳湖南之勝地 有山水之樂 土田之饒 禽魚之富(재순창군 순호남지승지 유산수지락 토전지경 금어지부)

 순창은 호남의 승지로 산수의 아름다움과 논밭의 풍요로움 금어의 넉넉함이 있다"라고 했고,

풍수학자 최창조는 순창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장"이라 했다.

구절재를 지나면서 순창땅을 바라보며 가지만 정작 순창에 들지 않는 산행이 계속된다.

특히 추령부터 내장산,백암산 추월산을 지나는데 순창군 복흥면 면계를 돌고 있는데도 한번도 복흥땅을 내리지 않는다.

마루금을 잇기위해 복흥을 버스로 지나지만 등로만 따른다면 그냥 지나쳐도 되는 곳이다.

그런데 이 복흥땅이 참 매력 있다.

복흥면은 백방산(栢芳山 650m),내장산,백암산,추월산으로 동서 남북이 꽉막힌 천혜의 요세로 면 중앙이 해발고도 300m의 평야다.

분명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복흥에 이르려면 어디선든 300~600m의 고개를 넘어야 하는 산지인데도 지평선이 보이는  평야지대가 복흥면이다.

북으로 정읍시에서 추령을 넘어야하고 북서로 장성에선 감상굴재를 서쪽으로 담양에서 천치재를 넘어야 이르는 곳이 복흥이다.

순창땅에서 발원한 물은 한방울도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 섬진강으로 흐른다고 한다.

복흥면을 가로 지르는 추령천이 그렇다. 

내장산에서 발원한 물은 서쪽으로 흐르지 않고 면의 중앙을 지나 동쪽으로 흘러 섬진강에 합류한다.

풍수 문외한인 허접한 산꾼이 봐도 복흥땅은 명당이고 풍요로워 보인다.

새벽부터 부산을 떨며 Ktx로 정읍역에 내려 순창행 임순여객을 환승(08:40)하여 천치재에 선다(09:50)

천치재(347m)는 순창군 복흥면과 담양군 용면을 이어주는 고개로 담양쪽에서 봤을때 제일 높은 하늘밑에 위치한다 하여 천치라 부른다.

창고로 쓰는 하우스 옆을지나 지금막 끝낸 벌초로 풀냄새가 상큼한 묘역을 올라서니 많은 산님들 시그널이 반겨준다.

오늘 구간은 원래 천치재에서 강천산 넘어 방축재 까지 도상거리 28km의 구간이다.

그런데 새벽 기차로 천치에 이르는 택시 요금도 만만찮고 내 체력도 예전 같지가 않다.

밤차로 잠 안자고 와서 28km는 폭염에 자신이 없다.

다행히 오정자재에서 내리면 교통편도 양호하고 가볍게 아침 기차로 이동해 등로에 든다.

어제 내린 비가 등로는 촉촉하지만 바지 가랑이를 적시는 정도는 아니다.

산길과 임도를 반복해 오르면 묵은 헬기장이 있는 532봉 이다.

서래야 박건석님이 치재산 정상이라는 코팅지를 붙여 놨는데 이곳이 치재산 정상은 아니다.(10:49)

산님들 산행기서 봐왔던 노란 주전자가 여전하고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은 편안한 등로 따라 산죽 군락지를 헤치고 가면 오늘 유일하게

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치재산(591m) 정상이다(11:30)

치재산은 담양군 용면과 순창군 복흥면,구림면에 있는 산으로 오늘 왼쪽발은 순창땅을,오른쪽 발은 담양땅을 지나는 산행이 계속된다.

치재산에서 용추봉에 이르는 담양쪽 사면에 모아지는 골짜기를 가마골이라 한다.

담양 북동쪽 그트머리 용소를 품고 있는 가마골은  옛날에 '그릇을 굽는 가마'가 많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용추봉(523m)을 중심으로 사방

6km 산세가 수려해 가마골 이라 부른다.

가마골에서 모아진 물줄기가 담양호에 잠시 머물다가 담양 평야와 장성군 일대 농지의 젓줄이돼 영산강으로 흘러드니 우리나라 5대강 중

가장 짧은거리 115.5km의 영산강 시원이된다.(한강(482 km), 낙동강(522 km), 금강(396 km), 섬진강(212 km))

특히 가마골은 6.25 전쟁중 인민군 사령부가 위치하여 휴전 이후에도 2년여을 미수복 지구로 1955년 마지막 토벌 작전에 피아간 1000여명의

사상자를 낸 .피의계곡'으로 불리는 슬픈 상처를 갖고 있다.

맑은 날인데도 숲이 우거져 보일듯 보일듯 담양호는 추월산에서 처럼 그 전체를 보여 주지 않고 임도 안부에 이르니 신선봉과 용추봉 갈림길

표지석이 이곳이 가마골임을 각인 시켜준다.(11:50)

예전 같으면 치재산 정상에서 신선봉(490m)에 이르는 500m 정도의 등로를 다녀 왔을 텐데 내 호기심이 무뎌 졌는지 내가 너무 많이 나이 먹었는지...

세월이 한스럽다.다음에 한번 가마골과 신선봉에 올라 담양호를 제대로 조망 할 날을 기약해 본다.

용추봉(龍秋峰523m)은 영산강 발원지 용소(龍沼)와 용추사를 품고 있는 봉우리로 용에 대한 전설이 내려 온다.

옛날 담양에 부임한 부사가 가마골 풍경이 아름답다 하여 가마골로 행차 하려 하는데 꿈에 신령이 나타나,오늘 용이 승천 하는 날이니

행차를 하루 늦춰 달라 부탁을 한다.

그러나 부사는 신령의 말을 무시하고 행차를 하고 승천 하려던 용은 하늘로 오르다 피를 토하며 골짜기에 떨어져 죽고,이를 보고 놀란

부사도 죽었다 한다.

후에 용이 승천 하려던 연못을 '용소'라 하고 용이 피를 토하고 죽은 계곡을 '피잿골'이라 불렀다 한다.

이 피잿골이 가마골로 영화 '남부군'을 여기서 촬영 했다.

용추봉 정상엔 전라북도 일대 산에 있는 스텐으로 된 표지석이 있고 헬기장도 있다.

전망이 좋아 추월산과 강천산이 그림처럼 다가 서지만 담양호는 연무와 숲에 가려 오늘 내게는 허락 돼지 않는다.(12:40)

용추봉부터 오정자재 까지는 편안한 등로가 계속된다.

묵은 임도를 지나고 헬기장도 지나는 등로엔 예전에 여기가 성터 였을것 같은 돌무더기도 보인다.(13:25)

깃대봉(516m)를 지나면 제법 아기자기한 역암으로 이루어진 타포닌 지형의 암릉도 만난다.

암릉에 서면 추월산과 강천산의 산그리메가 아름답고 지나온 마루금도 정겹게 뒤따른다. (13:39)

암릉에서 내려서면 방화선이 있는 안부를 지나 전기가 흐른다는 경고가 있는 철선이 있는 농장 능선이 계속돼고 농장안 밤나무는

제법 살이 올라 탱글탱글 해 보인다.

아마 다음 산행시는 토실토실한 밤송이를 만날것 같다.

오정자재에 내려서니 아침에 알아둔 버스 시간에 정확하게 맞춘것 같다.(14:45)

14:40분에 순창을 출발한 버스가 15:00에 이곳을 지난다.

잠시 갈등을 한다. 4km 지점의 강천산 계곡을 다녀서 가느냐 그냥 가느냐....

종주 산행은 능선을 타다 보니 계곡이 아름다운 산의 봉우리만 지나는 아쉬움이 있다.

머리가 복잡한데 이내 버스가 모퉁이를 돌아온다.

더 생각할 겨를 없이 버스에 오르고 코레일 앱으로 기차표를 검색하니 아뿔사 오늘 금요일이라 표가 없다.

간신히 2장남은 새마을호 표 한장을 구매하고 보니 정읍역에서 시간이 많다.

Ktx와 새마을호 요금차가 얼마 안돼 Ktx를 타는게 좋은데 표가 없으니 오늘 귀경길은 지루 하겠다.

정읍역에서 사우나 들러 여유롭게 쉰내 나는 몸을 닦고.....

마음을 비우고 여유를 가지니 종주 산행도 충분히 즐겁다.

누가 그러지 않았는가? 산행은 반은 걷고 반은 즐기는 거라고....

 

1. 산행코스

   천치재-532봉-치재산-임도안부-용추봉-깃대봉-오정자재

   (11km,4시간 55분)

 

2. 산행경로

   03:55분 - 부개집출발
   05:09분 - 구로역
   05:35분 - 광명역
   07:40분 - 정읍역
   08:40분 - 정읍터미널 순창행버스
   09:50분 - 천치재(347m)9번도로
                  임도만남-좌측산속-임도만남-좌측산속
   10:49분 - 헬기장(532m) 서래야 박건석님 치재산 이정표 주전자-497봉
   11:00분 - 안부.임도(472m)
   11:10분 - 538봉(산죽)
   11:30분 - 치재산정상(591m)
                  임도만남.정광사표지석(431m)
   11:50분 - 안부.임도삼거리.이정표(400m)
   12:05분 - 묵은 헬기장-560봉
   12:40분 - 용추봉(560m)이정표.헬기장-전망양호(빵과 포도로 점심)-498봉-묵은임도(437m)
   13:25분 - 507봉 묵은헬기장
   13:30분 - 깃대봉(516m삼각점)
   13:39 분 - 504봉/바위-묘지2기-370봉
   14:20분 - 319봉(방화선)-344봉(소나무)-송전탑
   14:45분 - 오정자재(300m)

   15:00분 - 임순여객 탑승

   16:10분 - 정읍터미널-사우나

   17:20분 - 새마을호 팁승

   20:45분 - 영등포착

 

@. 교통편

   부개-구로 88번 지선버스

   구로-광명 셔틀전철

   광명-정읍 kTX(정읍역-터미널 도보3분거리)

   정읍터미널-천치재 하루 8회 버스 첫차(08:40)

   오정자재-정읍 하루8회 15:00버스 이용

 

3. 산경표

 

 

 

천치재

 

 

 

이 임도가 치재산 8부능선까지 계속된다.

 

 

꿀꽃인데 여느 꿀꽃보다 2% 부족한 느낌이난다.

 

 

싸리버섯

 

 

 

치재산

그냥 한번 찍고 싶었다.

 

 

 

 

 

까치바위

용추봉

 

 

용추봉안부

 

 

 

 

 

 

용추봉

 

 

 

 

 

 

 

갓대봉

 

 

추월산

 

 

 

 

 

 

강천산 방향

 

 

 

 

마이산과 같은 타포닌지형(역암) 암릉

 

 

성터 흔적이...

 

 

 

한 여름 방화선 구간은 힘들다.

 

 

가을이 여문다.

많이 아프제....성장의 고통

 

오정자재 담양쪽

 

 

오정자재

 

 

 

 

 

 

 

 

오정자재

 

 

 

 

 

오정자 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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