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호남정맥 6구간종주(감상굴재-대각산-칠립재-어은재-도장봉-분덕재-생화산-항목탕재-밀재-추월산-수리봉-가인연수원-북추월산-산신산-천치재)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호남정맥(完)

호남정맥 6구간종주(감상굴재-대각산-칠립재-어은재-도장봉-분덕재-생화산-항목탕재-밀재-추월산-수리봉-가인연수원-북추월산-산신산-천치재)

無碍人 2014. 7. 26. 11:36

2014년 7월23일 수요일 구름많고 안개 찜통더위 오후 땡볕 나홀로

 

천사의 여름 휴가를 강천산 구간으로 정했는데,추월산구간 정맥길이 다급해 졌다.

마침 일기예보가 수도권엔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하나 추월산 구간은 장마가 소강 상태인것 같아, 지난 주말 가족 여행 직후지만 급하게 정맥길에 나선다.

앞이 안보이게 쏟아지는 비를 뚫고 부개역을 거쳐 영등포역에 이르는 전철 안에서 모두 힐끔 거린다.

'이 비에 어딜 가려고 등산복 차림??? ' 하는 표정이다.(22:18)

비는 경기권을 벗어나면서 부터 오지 않고, 백양사역엔 달랑 나혼자 하차다.(03:05)

백양사역은 조그만 면 소재지 역인지라 가을 단풍철이 아니면 승객이 전혀 없는 듯 역무원도 나와 있지 않다.

다행히 택시를 미리 예약해둬 백양사 개인택시 이병천 기사님이 마중나와 있다.

홀산을 하다 보면 부득히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사전 예약은 필수다.

제법 큰 도청 소재지에도 사전 예약이 안돼면 낭패를 볼수 있다.

사전에 거리,요금 등을 알아보고 예약하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것을 10여년 홀산에서 터득한 경험이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 아침 안개가 소복히 내리는 어둠을 뚫고 감상굴재에 선다(03:40)

감상굴재는 순창과 장성을 잇는 곡두재를 대신해서 도로가 뚫리며 만들어진 도로로 장성군 북하면 중흥리와 순창군 복흥면 금원리를 잇는 고개다.

택시에서 내릴때는 도로의 이정표와 대각산 진입로 표지목이 뚜렷 했는데, 순식간에 아침 안개가 몰려와 칠흑 같은 어둠을 만든다.

대각산 표지목을 지나 민가가 있는듯 어둠 속에서 개 두마리가 계속 짓어돼고, 화물차와 트랙터가 임도를 막아 서는데 그 윤곽이 코앞에 가서야 확인이 된다.

순간 당황하고 도저히 진입로를 찾을 수 없다.

화물차에 기대어 찬찬히 선답자의 산행기를 훌터보지만 이 어둠에 GPS 없이 길을 찾는다는게 난망하다.

나름 GPS 사용을 안하는 철학이 있는데 필요성을 절감 하는 순간이다.

콩밭과 복분자 밭을 헤메다가 간신히 임도 비슷한 길을 찾아 오르는데, 헤드렌턴과 손전등 모두를 사용하는데도 도저히 선답자 시그널을 찾을수 없다.

한참을 임도 따라 가면서 묘지 2기를 찾는데 찾을 길 없어 왔다 갔다. 30여분....

간신히 풀이 우거진 묘지 뒤 산님들 시그널 표지기를 확인하고 보니 산행준비 시간을 포함해 1시간은 훌쩍 헤메는 알바다.(04:30)

출발부터 알바로 온몸은 금새 아침 이슬과 땀으로 젖어들고 바람 한점 없는 푹푹 찌는 날씨가 오늘 하루 쉽지 않을거라는 것을 예고한다.

오늘  나의 알바는 칠립재 알바 주의구간의 알바를 포함해 두어차례 계속되는 수난의 날이 기다리고 있었다.

제법 가파른 오름을 아침 이슬에 온몸을 적시며 대각산 표지기에 서니 날이 어슴푸레 밝는다.(04:50)

대각산(大角山528m)은 장성군 북동부에 위치한 산으로 장성군 북하면 중흥리와 순창군 복흥면 금원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영산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을 이루는 산이다.

내장산, 백암산을 넘어온 산줄기가 대각산을 거쳐 추월산,강천산,무등산으로 이어진다.

대각산 오름에 그리 심하던 아침 안개는 순식간 사라지고 칠립재에 내려 서면서 여명이 밝는다.

칠립재에서 분명 선답자의 알바 주의 구간이라 신경 썼는데....어이 없이 20여분 알바를 하고....생각하기 싫다 자꾸 꼬이는 어이없는 알바다.

칠립재는 복흥면 금원리 마을이 바라다 보이고 아침 이슬을 잔뜩 머금은 벼논 을지나,수확이 끊난 복분자 밭이 있다.

장성군 북하면 증평리와 순창군 복흥면 금원리를 잇는 시멘트 도로가 지난다.(05:40)

감투재를 지나며 인천 조은산악회 시그널이 간신히 알바을 면하게 알려준다.

함께 해본적은 없는 같은 부평의 산악회지만 조금 앞서 지나가는 정맥 팀이다.

한순간 이팀에 들어갈까 고민하고 문의도 했었는데,대간과 종주를 홀산으로 하고 싶은 욕심에 포기했다.

그래도 이런 알바의 순간에 알바를 면하게 하는 시그널이 반갑다.

오늘 계속 꼬이고 있어 더욱 힘이된다.

어은재까지는 오르내림 없는 편안한 등로로 이어진다.

금원리 감투마을 뒷산을 지날때 취나물 군락지를 만났다.

철이 조금 지나 얻어 갈 수는 없지만 내년봄 어느 부지런한 산님이 취나물 향에 취하리라 생각하니 흐믓하다.

어은재는 순창군 복흥면 어은리와 장성군 북하면 성암리을 잇는 고개로 300년쯤 되는 수령의 느티나무가 있다.(06:40)

어은재는 순창군 어은리에서 얻어온 이름으로 어은리는 동북쪽만 터진 골짜기에 있는 마을이라 할 수 있다.

어은리는 남으로 담양군과 경계를 이루고 남서쪽의 도장봉, 동북쪽의 생이봉 사이에 위치한다.

이 마을은 물고기가 숨어있는 고을이라 하여 어은리(漁隱里)라 하였다.

날씨는 점점 맑아지는데 기온은 급격하게 오르고 숨이 턱턱 막히는 찜통 더위가 오늘을 예고한다.

도장봉(459m)부터는 장성군과 이별하고 담양군 용면과 순창군 복흥면의 도계를 이루며 지나간다.(06:56)

추령부터 내장산, 백암산,추월산으로 이어지는 이 구간은 순창군 복흥면을 둘러싸고 있는 면계라 할수 있다.

복흥면을 가운데 두고 추령부터 빙 돌아 추월산 천치재로 이어진다.

백암산부터는 면계이면서 도계를 이루며 지나고 있다.

분덕재는 어은리에서 담양군으로 넘는 고개로 느티나무 한그루가 세월을 자랑하고 있고 생화산 오름을 오르면 8부 능선으로 생화산을 슬쩍

비껴 지나간다.

생화산(526m)을 지나  삼각점이 있는 생여봉(520m) 직전에 병풍지맥 갈림봉이 있다.

병풍지맥은 호남정맥 생화산과 생여봉 사이 440m봉에서 갈라져 도마산, 용구산,병풍산(826m),불태산, 이척산성,판사등산,어등산을 거쳐 광주시

송정리 시내를 지나 영산강과 황룡강의 합수점 까지 이어지는 53.6km의 산줄기를 일컫는다.(09:00)

생여봉(520.1m)를 지나 항목탕재 조림지를 내려서면 밀재다.

밀재는 순창군 복흥면과 담양군 월산면을 연결하는 2차선 포장도로로 숲이 우거져 있다하여 밀재라 한다.

밀재를 지나 어제밤에 천사가 싸준 도시락으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고 맥주 한켠을 들이킨다.(10:00)

날이 너무 무더워 벌써 물 2병을 해치웠다.

생수1병,꿀물1병, 미싯가루 1병.(500ml) 이온음료 1병, 맥주 한캔, 바나우유 1개, 포도 한송이가 내가 섭취 할수있는 수분의 전부인데,꿀물 1병과

미싯가루 1병을 해치운거다. 수분 공급이 걱정된다.

물을 안먹는 편이라 배낭 무게를 감안해 적게 들고 다니는데, 가인연수원까지는 이온 음료 1병과 생수1병 포도1송이, 바나나 음료로 버텨야 한다.

추월산의 가파른 오름을 오르는데, 아침 안개가 심할때 이곳은 살짝 비가 내렸나 보다.

등로 전체가 물에 젖어 있다. 신발은 벌컥 거리고 아랫도리는 이미 생쥐꼴이다.

구름은 점점 걷히고 간간히 내민 태양이 무섭도록 이글거린다.

등로 여기저기서 제법 탐스럽게 살찐 영지가 고개를 드미는데 그냥 지나친다.

한때는 욕심껏 보는 즉시 채취 했는데 너무 탐스런 모습이 차마 채취 할 수가 없다.

올가을 야무지게 영글었을 때 누군가에게 요긴하게 쓰였으면 하고 바란다.

추월산(秋月山731m)은 순창군 복흥면과 담양군 용면 사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이곳의 명품 난 추월난이 자생 한다하여 추월산이라 하기도 하고,

가을의 밝은 달을 이미지로 하여 추월산이란 이름을 얻었다고도 한다. 

밀재에서 오르는 추월산은 육산으로 시작되나 정상부에 이르면 암릉으로  정상 아래 보리암은 고려 보조국사가 건축 하였다 하며, 임진왜란시

치열한 격전지로 김덕룡 장군의 아내가 순절한 곳이고, 동학농민 운동의 마지막 항거지이기도 하다..

추월산 정상에서는 담양군의 넓은 들과  멀리 담양읍내가 그림처럼 다가선다.

정상에는 광주 산님 두분이 김밥과 컵라면으로 점심을 들고 계신다. 오늘 처음 만나는 사람이다.(11:30)

추월산 수리봉에서 바라보는 담양호가 일품으로 담양호에 달이라도 비춘다면 선경이 따로 없다.

수리봉(726m)까지는 오르내림은 없지만 암릉길로 담양호가 간간히 조망되지만 수리봉에 서야 제대로 지나온 정맥길이 눈에 들어온다.

복흥면을 가운데 두고 추령에서 내장산, 백암산 백암산에서 곡두재로 떨어지는 내림이 눈앞에 펼쳐져 지나온 길을 더듬게 한다.(12:50)

복리암정상,견양동 정상이라는 표지목이 있는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지나 가인 연수원으로 내려서는 암릉길이 오늘 최대 난코스다.

가파른 직벽의 암릉은 찜통 더위에 지친 심신을 충분히 힘들게 한다.

가인 연수원에서 택시 불러 탈출할까 하는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고 연수원 수도가에서 머리도 감고 고생한 발에 족탕도 시키며 30여분 휴식을

취하니 견딜만하다.((14:20)

가인연수원은 순창 출신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를 기리는 사법 연수원인 듯 한데 사용 여부가 불투명 해 보인다.

가인 김병로(金炳魯)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를 주로 변호한 우리나라 3대 인권변호사로,광복후 초대와 2대 대법원장을 거치며 이승만

독재하에서 사법권 독립을 지켜낸 순창이 자랑하는 인물이다.

연수원 우측으로 돌아 북추월산(500m) 산신산(390.6m)을 오르는 오름을 극복해야 천치재에 이른다.

그런데 이구간이 또 가장 지저분한 난코스다.

오름이야 충분히 극복할 정도지만 가시덤풀과 태풍에 쓰러진 나무들이 완전히 장애물 넘는 수준이다.(15:06)

지친 심신을 더 힘들게 하는 난코스를 이겨 내야 천치재에 설 수 있다.

북추월산을 지나며 담양 용면 용지리 도로가 U자형으로 특이하고 담양호도 조망된다.

천치재(347m)는 순창군 복흥면 답동리와 담양군 용면 용지리를 잇는 2차선 29번 국도로 복흥에서 순창읍을 가려면 담양 용면을 거쳐 다시

강천산이나 순창읍으로 갈수 있다,(16:20)

천치재에서는 순창에서 정읍으로 가는 버스가 1시간 20분 간격으로 있다.

천치재 아래 답동까지 도보로 걷다가 화물차를 히치하여 답동 삼거리 가게에서 아이스 크림 한개로 당분 보충을하고 17:15분 정읍행 버스에

오른다. 온몸에서 썩은 땀내가 풍겨 역전 근처 사우나에서 20여분 사워를하고 KTX로 귀족귀경을 한다.(18:57)

 

1. 산행코스

   감상굴재(49번 지방도)-대각산(528.1m)-칠립재-어은재-도장봉(459m)-분덕재-생화산(526m)-항목탕재-밀재-추월산729m)-수리봉(726m)

   가인연수원-북추월산(500m)-산신산(390.6m)-천치재(29번 국도)(12시간 20분,19.8km)

 

2. 산행경로
   22:20분 - 부개역출발
   23:18분 - 영등포역출발
   03:05분 - 백양사역 도착
   04:00분 - 감상굴재
   04:50분 - 대각산(528.1m)삼각점담양304 
   05:40분 - 칠립재
   06:40분 - 어은재-보호수 느티나무
   06:56분 - 도장봉(459m)철재원형 소삼각점
   08:26분 - 분덕재 / 느티나무
   09:00분 - 병풍지맥 분기봉(440m)
   09:30분 - 생여봉(520.1봉m) 삼각점 담양426
   09:55분 - 항목탕재
   10:00분 -  밀재 절개지
   11:30분 - 추월산(729m)
   12:50분 - 수리봉(728m)
   13:00분 - 복리암정상
   13:12분 -  무능기재
   13:29분 - 가인연수관갈림길(견양동정상)
   14:20분 - 가인연수원,세면휴식 정자
   15:06분 - 북추월산(500m)
   16:07분 - 산신산(390.6m)
   16:20분 - 천치재
   17:15분 - 답동 버스탑승
                  역 근처 사우나에서 대충씻고...
   18:57분 - ktx탑승

 

@. 교통편

   영등포-백양사 무궁화호(23:18분발 02:57분착)

   백양사-감상굴재 택시 20000원 심야할증

   천치재-정읍 버스(1시간 20분 배차,1520분 탑승)

   정읍-용산 KTX

 

3. 산경표

 

 

 

백양사역 나홀로 하차다.

 

 

감상굴재

 

대각산(528m)

 

칠립재

 

감투재

금원리

이 시그널 덕분에 알바를 면했다.

 

 

 

 

 

어은재

도장봉

편백숲

 

 

 

분덕재

 

 

병풍지맥 분기봉(440m)

 

항목탕재 직전 조림지

 

 

 

 

 

 

 

 

 

 

 

밀재

 

 

 

 

 

 

담양읍

 

추월산 정상

 

 

 

 

담양호

 

추월산

 

 

수리봉

 

 

 

지나온 추월산

 

 

 

 

 

 

추령 내장산 백암산 곡두재로 둘러싸인 순창 복흥면

백암산

내장산

 

 

 

가인 사법연수원

담양호

 

 

 

 

 

암릉 내리막 연속

 

 

 

 

충분한 식수보충

 

 

 

 

영지

 

 

 

 

용지리도로

 

장애물 가시덤풀....

 

산신산

 

 

 

 

천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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