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호남정맥 12구간(백남정재-북산-신선바위-규봉암-장불재-입석대-서석대-장불재-낙타봉-안양산-둔병재-어림재)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호남정맥(完)

호남정맥 12구간(백남정재-북산-신선바위-규봉암-장불재-입석대-서석대-장불재-낙타봉-안양산-둔병재-어림재)

無碍人 2015. 3. 26. 11:40

2015년 3월23일 월요일 맑음 나홀로

 

광주를 들락거린게 벌써 왕복으로 치면 다섯번째 날이다.

처음 접한 광천터미널의 그 크기와 복잡함에 서울 촌놈 어리버리 했는데 이젠 이 넓은 터미널이 내집 같다.

익숙하게 해장국집 찾아 아침을 해결하고 일찌 감치 택시로 담양 남면 무동리로 이동한다.(04:20)

무동리는 북산 기슭에 있는 마을로 아이가 춤을 추는 형국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 샘터를 지나 1km정도 마루금에 접속하면 백남정재다.

백명의 장정이 모여 넘어야 할 만큼 도적이 많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야기 이외에도 동학농민 운동과 임진왜란때 많은 장정이 넘었다 하여

그리 불린다는 이야기, 또다른 이야기로는 배가 넘어갔다하여 '배넘이고개'라 불리던게 백남정재가 되었다는 이야기 까지 무동리에서 경상리로

넘어가는 조그마한 고개에 무등산 만큼 이야기 거리도 많다.(04:35)

백남정재(370m)로부터 북산(778m)에 오르는 오름은 오늘 산행중 안양산 내림과 함께 가장 난코스다.

400여m의 고도를 단숨에 올려야 한다.

이마에 불 밝히고 20여분 단내 나게 오르니 북산 직전 전위봉(650m)이다.(05:20)

억새숲을 지나며 한숨돌리고 다시 북산 오름을 극복하니 동녘이 붉게 물들며 비로소 여명이 밝아오고 광주 시가지의 찬란한 불빛도 장관이다.

좌측으로 어슴프레 무등산이 다가서고 부지런한자 만이 느끼는 여명의 아침을 북산 정상에서 맞는다.(05:50)

북산은 담양 남면 정곡리에 위치한 산이다(778m). 호남정맥이 남쪽으로 뻗으면서 무등산으로 오르기 전에 자리잡고 있으며, '신선대' 또는 '고산()'

이라고도 부른다. 주변은 억새평전이고, 정상에 주상절리가 있다.

신선대를 지날쯤 이마의 불을 접을 정도로 날은 환하게 밝는다.

아직 신선대를 제대로 카메라에 담기는 조명이 부족하다.(05:55)

드디어 무등산이 내품에 들어온다.

내가 무등산에 안기는게 아니라 내가 무등산을 안는것처럼 사랑스럽다.

신선대 억새평전에서 우측으로 돌아 꼬막재로해서 정상인 천왕봉으로 오르는게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에 따른 정맥길이다.

그러나 무등산 정상은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 규봉암을 거쳐 장불재를 지나 정상 직전 서석대까지 다녀오는게 일반적 코스다.

그러다보니 규봉에 이르는 길에는 간간히 실개천을 건너는 정맥꾼에게는 있을 수 없는 행보가 계속된다.

신선대 억새평전을 지나자 구름 한점없는 날씨에 힘차게 솟아오르는 일출을 시무지기 갈림길에서 맞는다.(06:40)

을미년 들어 처음으로 산행중에 맞이하는 일출이라 더 뜻 깊고 힘차다.

좀 천천히 올랐더라면 신선대 억새 평전에서 일망무제로 떠오르는 일출을 맞았을 텐데 아쉽다.

규봉은 규봉암이라는 암자보다 규봉 자체가 주상절리의 절정으로 그 아름답고 웅장함이 암자와 잘 어울린다.(07:00)

원래 규봉이란 절 입구에 우뚝 솟은 세개의 돌기둥이 마치 임금앞에 나갈때 신하가 들고있는 홀같이 생겨서 규봉이라 한다.
이 바위를 또 삼존석이라 부르는데 여래존석, 관음존석, 미륵존석으로 불리우며 도선국사가 명명했다고 전한다. 
또 규봉십대가 있는데 광석대, 송하대, 풍혈대, 장추대, 청학대, 송광대,능엄대, 법화대, 설법대, 은신대 등이 그것이다.

규봉에는 두 바위 사이로 길이 나 있는데,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어 문바위라 한다.

이곳에는 김덕령장군이 문바위에서 화순 동면 청궁마을 살바위까지 화살을 쏘고 백마가 먼저 도착하는지를 시험하였다가 화살을 찾지 못하고

백마가 늦었다하여 백마의 목을치니 그제서야 화살이 날아와 바위에 꽂혔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김덕령 장군에 대한 전설은 광주시내 말바위 시장에도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김덕령은 광주 사람이다 아니 무등산 사람이다.

그에 대한 무수한 전설과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그만큼 그는 임진왜란때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하는데 혼신을 다했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거치며 나타난 영웅호걸 이순신,김덕령,곽재우 같은 인물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선조는 결국 이몽학의 난에 무고로 연류된

김덕령을 여섯번이나 국문하여 직접 형문을 가한다.

죽음을 직감한 김덕령은 "춘산에 불이나니"라는 시를짓고 고문 휴유증으로 옥사 한다.

 

춘산(春山)에 불이 나니 못다 핀 꽃 다 붙는다.

저 뫼 저 불은 끌 물이나 있거니와
이 몸의 내 없는 불이 나니 끌 물 없어 하노라

 

이로 인해 임진왜란때 전국에서 들고 일어나던 의병이 병자호란때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김덕령의 억울한 죽음이 조선

선비들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2km에 걸쳐 펼쳐지는 너널지대가 규봉을 지나 백마능선이 바라보이는 지점에서 절정을 맞는다.

장불재와 규봉사이에 있는 너덜이 지공너덜이다.

이 너덜경은 지공대사가 법령으로 수많은 돌을 깔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장불재(990m)는 광주시와 화순군을 이어주는 고개다.(07:50)

규봉과 입석대 서석대로 가는 길목이다

예전엔 동북 이서 사람들이 광주를 오갈때 지나던 고갯마루로 정상을 향해 왼편이 서석대,오른편이 입석대다.

장불재에서 0.4km 오른편에 있는게 입석대다.

잘다듬어진 바윗길을 오르면 오각형 혹은 육각형 또는 칠각형 팔각형으로 된 돌기둥이 반달 모양으로 둘러 서있는게 입석대다.

이런 절경은 전국의 명산이란 명산은 다 순례하고 있지만 보지 못한 절경이다.

오랜 세월 풍상을 겪어 온 입석대는 석수장이가 먹줄을 퉁겨 세운듯 하늘에 닿을세라 조심 스럽게 늘어 서있다.

아름답기도 하고 우람 하기도하고 간간히 누워 있는 입석을 볼라치면 입석대의 미래가 보이는거 같아 가슴 철렁 하기도 하지만 지금 이순간 이 모습을

볼 수 있다는게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해준 조물주께 감사 할 뿐이다.(08:08)

입석대에서 0.5km  더 진행 하면 서석대(1100m)다.

천왕봉이 군사 지역이라 실질적인 무등산 정상이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인데 강풍은 장난이 아니다.

모자를 쓰고는 서 있을 수 없어 모자는 돌멩이로 눌러두고 진행한다.

입석대와 같은 돌기둥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줄지어 서 있다.

다만 펜스로 인해 이 모습을 정확히 감상 할수 없으나 팬스 난간에서서 강풍을 맞으며 사진 한장이라도 얻으려 안간힘을 쓴다.

저녁 노을이 들때 이바위가 수정처럼 빛나기 때문에 수정병풍이라는 뜻으로 무등산을 서석산이라 부른다.

무등산(無等山118m)이란 명칭은 서석산(瑞石山)과 함께 고려 때부터 부른 이름으로 ‘무돌’, ‘무진’이라 했던 것이 무등산으로 바뀐 것이다. .
무등산의 ‘무등’은 앞서 적은 바와 같이 ‘무돌’의 이두음인데, 이 ‘무돌’에는 옛 농경사회의 보편적 지명인 ‘물둑(水堤)’이라는 뜻과 순수 우리 옛말의

조어인 ‘무지개를 뿜는 돌’이라는 뜻에서 연유했다는 설이 있다.

한국산악 연맹 회장을 오랫동안 했던 노산 이은상은 이 산이 불교적 영장(靈場)이 된 뒤에 불교적인 가치를 설명한 이름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불교사전(동국역경원 간)에 의하면 ‘無有等等’은 부처님네는 세간의 모든 중생과 같지 않으므로 무등(無等)한 것이요, ‘無等等’은 '부처님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어서 견줄이가 없다'는 뜻이라 하니 결국 무등산은 불교의 이 말을 빌려다 이름으로 삼아 불교적 가치를 더욱 높인 것이라 했다.

결국 무등산은 견줄만한 산이 없으니 등급을 메길수 없는 산이라는 광주 사람들의 자존심과 같은 산이다.

정상인 천왕봉을 향해 셔터 한방 날리고 강풍에 쫒겨 서둘러 장불재로 하산하고 장불재로 부터 능선암 낙타봉 백마능선에서 안양산에 이르는

억새길도 내내 강풍과의 싸움이다,

무등산은 부드러운 육산이며 주상절리가 발달한 명산이지만 여름엔 폭염과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고 겨울과 이른 봄엔 강풍과 맞서야

하는 결코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다.

장불재로부터 안양산까지를 백마능선이라 하는데 철쭉이 피는 5월이면 다시 찾고 싶을 정도로 철쭉 군락지다.

강풍에 온몸울 꽁꽁 여미고 진행한 코스지만 탁트인 조망 안겨도 좋고 안아줘도 괜찮을 무등산을 바라보며 걷는길이 편하고 좋다.

안양산(安養山853m)의 동쪽은 화순군 이서면 안심리 서쪽은 화순읍 수만리에 걸쳐 있으며 무등산 장불재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낙타봉의 백마능선을

따라 내려 오면 평평하고 두툼한 봉우리의 산이다.

안양산은 편안할 안(安)자와 기를양(養)자로 쓰여진 산이름 답게 무등산이 북서쪽의 한랭한 계절풍을 막아주어 푄현상으로 안온하고 따뜻해 봄철 비탈면에

새싹이 일찍 올라와 식물이 잘자란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10:05)

안양산에서 둔병재로 내려 오는 내림은 가장 난코스다.

산행을 많이 해본 산꾼들이라면 오름보다는 급한 내림이 훨씬 힘들다는 것을 안다.

아무렇지도 않던 무릅 관절이 시큰 걸릴정도로 힘들다.

둔병재(屯兵峙)는 안양산 편백 자연 휴양림이 조성된곳으로 임진왜란때 의병들의 주둔지였다하여 둔병재라 부른다.

지금도 옛성곽과 참호 흔적이 남아 있고 병기를 만들었던 쇠메기골에는 쇠 찌거기가 나오고 있다.

둔병재를 지나는 도로가 삿갓로인데 난고 김병연이 팔도를 방랑하다 화순 동북에서 쉰일곱에 생을 접었는데 그가 어느해 가을 이곳을 지나다

양반님께 유숙을 거절 당하고 가난한 농부 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낸 난고는 인정의 소중함이 얼마나 중요한것을 깨닫고

가난은 죄가 아니라는 시 한 수를 농부에게 남겨줬다,

 

地上有仙仙見富(지상유선선견부)   지상에 신선 있다면 부자가 신선이겠지

人間無罪罪有貧(인간무죄죄유빈)   인간에겐 죄 없고 가난함이 죄가 있네

莫道貧有別有種(막도빈유별유종)   허나 가난하고 부자됨이 종자가 따로 있나

貧者還富富還貧(빈자환부부환빈)   가난한자 부자되고 부자가 가난한자 되는거지

 

둔병재의 출렁다리는 폐쇄되었다.
용감한 호기심으로 출렁다리를 넘어 편백나무 숲길따라 전망대에 서고 655봉을 휘휘돌아 오늘 목적지 어림고개에 선다,

어림마을으 갈머리(刀頭)였는데 산 능선을 경계로 물이 나뉘는 곳이라 하여 갈무리라 불리다 갈물-갈몰-갈머리 로 와전 된것이다.

축약하여 갈두라 하였고 강하게 칼두라 한다.

예전에 대밭을 경계로 동복 칼두와 화순 칼두로 불렸으나 동복 칼두는 인구가 감소하고 화순 칼두는 발음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어림 마을로 개칭 하였다.

어림 마을이라는 이름은 풍수지리상 물고기가 사는 숲처럼 생겼다 하여 지었다.

이 동북칼두와 화순칼두의 경계를 어림고개라한다.

 

1. 산행코스

   백남정재-북산-신선대-규봉암-장불재-입석대-서석대-장불재-능선암-낙타봉-백마능선-안양산-둔병재-655봉-어린고개

   (7시간 35분,15.1km)

 

2. 산행경로

   23:00분 - 인천터미널
   02:30분 - 광천터미널
   04:20분 - 무동리
   04:35분 - 백남정재
   05:20분 - 북산전위봉
   05:50분 - 북산
   05:55분 - 신선바위
   06:10분 - 신선대 억새평전
   06:40분 - 시무지기 갈림길
   07:00분 - 규봉암
   07:30분 - 석불암 갈림길
   07:50분 - 장불재
   08:08분 - 입석대
   08:20분 - 승천암
   08:30분 - 무등산 서석대
   09:00분 - 장불재 갈림길
   09:10분 - 능선암
   09:30분 - 낙타봉
   09:45분 - 들국화 갈림길
   10:05분 - 안양산
   11:00분 - 둔병재-625봉-임도
   12:20분 - 어림재 산행종료
   12:45분 - 217-1번 광천터미널행    버스탑승(1일3회운행)
   14:25분 - 인천행탑승
   18:00분 - 인천터미널

 

@. 교통편

   인천-광주:심야우등

   광주-백남정재:택시30000원

   어림마을-광천터미널 :217-1번버스(1일3회)

   광주-인천:우등고속

 

3, 산경표

 

 

 

 

무동리

 

 

광주시야경

북산

 

무등산

 

 

 

 

신선대

북산

무등산정상

 

 

 

 

 

 

 

 

 

 

 

을미년 산행중 첫 일출

 

 

 

 

 

 

 

 

 

 

 

광석대

 

 

규봉암 광석대

 

 

 

 

 

 

백마능선

 

안양산

 

 

지공너덜

낙타봉

 

 

 

 

입석대

 

 

 

장불재

 

 

 

 

 

 

 

 

입석대

 

낙타봉 안양산

 

 

 

 

 

 

승천암

 

 

 

 

 

낙타봉 안양산으로 이어지는 백마능선

 

 

 

 

천왕봉

 

광주광역시

 

 

 

서석대

 

 

 

 

무등산 정상부

낙타봉

 

 

 

 

 

 

 

 

 

안양산

 

 

철쭉 군락지

 

 

 

무등산

 

 

 

 

화순읍

 

동북호

 

 

 

 

 

출렁다리폐쇄

 

편백나무 숲

 

 

 

 

 

 

 

 

 

 

 

어림마을

 

 

어림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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