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호남정맥 13구간종주(어림재-별산-묘치재-천왕산-서밧재-천운산-돗재) 본문
2015년 5월1일 금요일 맑음 안개비 천사랑
정맥 종주중에 자동차를 가져가지 않는데 화순을 지나며 적벽을 지나칠수 없어 노루목 적벽을 예약하고 화순적벽과 담양의 정자를
둘러 보는 시간을 갖기위해 1박2일 일정으로 천사랑 출발한다.
5일간의 징검다리 황금연휴라 도로는 차들로 가득하다.
밤 10시 인천 집을 출발하여 정안 휴게소에서 30여분 눈을 붙이고 광주 두암동 어느 김밥집에 들러 아침을 해결한다(02:30)
풍수지리상 물고기가 사는 숲처럼 생겼다 하여 어림마을 이라 부른다는 마을 회관에 주차를하고 동북칼두와 화순칼두의 경계 지점 어림고개에서
마루금에 든다.(03:30)
열이틀 달이 서산마루에 걸리고 허허 하늘에 별들은 총총한데 등로는 안개가 계속들어 칠흙같은 어둠을 만들고 숲은 안개비가 내린다.
인근 동북호에서 발생하는 물안개가 온통 숲을 감싸고 안개비로 연초록의 나뭇잎이 젖고 산객의 옷도 젖는다.
온몸이 젖고 신발이 벌컥 거리는것은 순식간이다.
힘든 산행길이 될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새벽부터 든다.
벌목지대를 알바하지 않고 무사히 별산(鱉山687m) 암릉에서고 산불 감시탑에 인증샷 후레쉬를 터트린다.(04:30)
별산은 이서면과 동북면 산벼랑에 있다하여 별산(鱉山)이라 부른다.
한때 오산이라 했는데 자라 별(鱉)을 자라 오(鰲)로 오기하여 그리 불렸다 하는데 지금은 별산으로 통용된다.
별산 내림에서 묘치에 이르는 등로는 온통 취나물 군락지다.
등로 전체가 취나물로 취를 채취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금새 비닐백에 하나 그득하고 여명 무렵의 어둠에서 만난 두릅 군락지는 울 천사의 짜증을 한순간에 날린다.
온몸이 안개비에 젖고 신발도 벌컥거려 짜증이 날둥말둥 하는 순간 손타지 않은 두릅은 횡재다.
금새 두릅과 취나물이 배냥가득해지고 안개 가득한 묘치에서 동북호를 바라 보기는 난망하다.
묘치(苗峙243m)는 화순군 동면과 동복면,남면이 만나는 경계에 있는 고개다.(06:40)
묘치에서 동북호와 화순적벽을 바라볼수 있다는데 안개로 내일 적벽투어에 그 기회를 양보 해야겠다.
화순적벽은 동복천 상류인 창량천의 7km에 걸친 절벽경관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노루목 적벽,보산리 적벽,창량리 적벽,물염 적벽으로 나뉜다.
창량리 적벽과 물염 적벽은 멀리서나마 감상 할수 있으나 노루목 적벽과 보산리 적벽은 상수원 보호구역 안에 있어 쉽게 접근 할 수 없다.
화순군청에서 예약자에 한해 노루목 적벽을 1주일에 3일(수 토 일)개방하고 있어 내일 토요일 예약을 하고 왔다.
적벽(赤壁)이라는 이름은 기묘사화로 동복에 유배와 있던 신재 최산두(崔山斗)가 중국의 적벽과 같다 하여 붙인 이름이다.
석천 임억령(林億齡)은 적벽동천(赤壁洞天)이라 했고,하서 김인후(金麟厚)가 적벽시를 읊음으로 천하 제일경의 명승지가 됐다.
한말에는 방랑시인 난고 김병연이 생을 마감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유람 할 정도로 적벽의 풍광은 많은 시인 묵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무등산에서 발원한 물은 광주방면으로 광주호를 만들고 화순방면으로는 동복호를 만든다.
광주호는 영산강 수계이고 동복호는 섬진강수계다.
영산강 수계의 광주시가 섬진강 수계의 물을 식수원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묘치에서 주리치를 지나 천왕산에 이르는 구간도 취나물은 지천이다.
정맥종주를 포기하고 취나물이나 채취하고 싶은 유혹이 생길 정도다.
사람의 욕심이란 한이 없다. 갈길이 바빠 그냥 지나치려 해도 탐스런 취가 눈에 띄면 갈길을 멈추고 허리를 굽힌다.
천왕산 부터는 고사리까지 끼어 들어 산꾼의 발길을 붙들어 진행은 자꾸 느려진다.
천왕산(424m)은 이름 만큼은 거창한데 조망도 없고 이렇다할 표지석도 없다.
해가나고 안개가 사라지며 옷은 말라가는데 벌컥거리는 신발은 대책이 없다.
궁여지책으로 신발을 벗고 양말을 짜서 다시 신으니 한결 낫다.(09:00)
구봉산(九峰山310m)은 동면과 남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봉우리가 아홉개 있다하여 구봉산이라 부른다.
구봉산아래 복암리는 전남지역의 유일한 석탄광산이 있던 화순탄광이다.
화순탄광은 강원도의 탄광과 달리 메탄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무연탄 탄광으로 화순은 땅만 파면 석탄이 나온다 하여
인근 처녀들이 화순탄광 광부와 결혼하는게 최고의 꿈이던 호시절이 있었다.(10:00)
서밧재(185m)는 동면 천덕리와 남면 벽송리를 잇는 고개다.
서밧재는 누에를 키우는 섶처럼 생겼다하여 섶밭이라 불렸는데 섶밭이 변음되어 서밧재가 되었다.
인근 남면 모후산은 고려 인삼의 시배지로 알려져있고 대대적인 시배지 복원을 하며 생태관광지로 개발중에 있다.(10:50)
횡단보도를 건너 고려인삼 시배지 표지석을 지나 가파르게 오름을 극복하면 광주 학생 교육원에 이른다.(11:20)
학생 교육원부터 천운산까지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나 계속된 오름과 신발이 젖어 힘겨운 산행이된다.
좀처럼 중도 하차라는 생각을 안하는데 울 천사 그만 가고 싶은 표정이다.
모른체 외면하고 가는 내 마음도 편치는 않다.
천운산 오름은 고사리 천지다.등로 정비를 하느라고 베어낸 잡풀이 고사리가 나기에 적합 했나보다.
정비된 등로 따라 즐비한 고사리 덕분에 힘겨운 오름을 잘버텨 오른다.
천운산(天雲山601m)은 구름산이라 불리기도 하는 동면 운농리와 한천면 평리,남면 벽송리에 걸쳐 있으며 동복호와 주암호 중간에 위치한다.(13:30)
514봉의 암릉을 지나 오름 하나를 극복하면 돗재다
돗재(315m)는 한천면 오음리에서 반곡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천운산의 산세가 어미 돼지가 새끼 돼지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
돈치(豚峙)라 부르던게 돗재라 변음된것이다.
오른쪽으로 한천 휴양림이 있고 1977년도 박대통령 하사금으로 도로가 개통 됐다는 표지석이 있다.
국민의 세금 일텐데 대통령 1인 치적으로 표기된 표지석이 부끄럽다.
이 표지석을 보고 누군가는 자나 깨나 국가발전만 고민한 대통령이라 칭송 하던데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간다.
그 뿌리를 이어 받은 인간들은 걸핏하면 토목공사를 벌이고 그 공을 자기 이름으로 내세우는 표지석 세우기에 여념이 없으니....(14:30)
사평택시를 불러 서밧재를 지나 어림 마을회관에서 자동차를 회수하여 물염정으로 향한다.
물염정(勿染亭)은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물염공 송정순(1521-1584)이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 가던중 경치가 좋아
띳집을 지은데서 연유한 정자다.
물염정을 방문한 최산두 김인후 권필 이식 김창협 김창흡 홍대용 정약용등의 대학자요 문인들이 있다.
또한 김삿갓으로 알려진 방랑 시인 난고 김병연(金炳淵1807-1863)은 세상을 조롱하며 각지를 떠돌다가 만년에 쇠약한 몸을 의탁하여 세상을
떠난곳이 화순 동복현 물염정이 있는곳이다.
물염정은 동복면 창량리에 있고 물염적벽이 바라보인다.
물염정 주변엔 난고의 동상과 시비들이 자리하고 있고 연초록의 푸르름이 더해진 물염적벽과 동복호의 상류 창량천이 유유히 흐른다.
당연히 시인 묵객들이 머물며 시를 짓고 풍월을 읊었음직한 풍경이다.
물염정은 1566년 건립된 후 물염공 송정순은 외손들에게 물염정을 물려주었다.
이 물염정을 물려받은 이가 바로 물염공의 외손 금성 나씨 창주 나무송과 구엽 나무춘 형제다.
이후 수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다 1966년에 중창하였고, 이를 다시 1981년에 보수한 것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광주시 관광협회와 무등일보가 선정한 광주 전남 8대 정자에 당당히 1호로 지정된것이 물염정이다.
물염정(勿染亭)을 짓고서...
창주 나무송(羅茂送1577-1653)
수간모옥결동고(數間茅屋結東皐) 두어 칸 초가를 동쪽 언덕에 지으니
문항의연사사도(門巷依然似謝陶) 문 앞길은 의연하여 사안과 도연명 살던 곳인 듯
강우야래어정습(江雨夜來漁艇濕) 강가의 비 밤이 되니 고깃배 젖어 있고
동운조산옥봉고(洞雲朝散玉峯高) 골짜기 구름 아침 되어 흩어지니 옥봉이 높네
동수락엽소홍율(童收落葉燒紅栗) 동자는 낙엽 모아 붉은 밤을 굽고
처적황화범백료(妻摘黃花泛白醪) 아내는 국화꽃 따서 술잔 위에 띄우네
임하조지여차락(林下早知如此樂) 숲 속에 일찍이 이와 같은 즐거움을 알았다면
청포신세기증노(靑袍身世豈曾勞) 청포의 신세로 어찌 찾아오지 않았으리오
물염정을 내려와 자동차로 40여분 거리의 화순군 도곡면 도곡온천에 숙소를 정하고 힘들지만 보람 있는 긴 하루를 마감한다.
1. 산행코스
어림고개-별산-묘치-주릿재-천왕산-구봉산-서밧재-천운산-돗재
(11시간, 19.4km)
2. 산행경로 03:30분 - 어림고개(440m)-성산
04:30분 - 별산(687m)
05:005분 - 595봉 삼각점-368봉
06:40분 - 묘치(243m)
07:40분 - 390봉 삼각점
주리치
09:00분 - 천왕산(424m)
10:00분 - 구봉산(310m)통신탑
10:50분 - 서밧재(185m)
이정표,천운산 3.6km
11:30분 - 호남정맥 중간지점
12:50분 - 능선 삼거리(565m)
13:30분 - 천운산(601m) -514봉
14:30분 - 돗재(315m)산행종료
@. 교통편
자동차 이용
돗재-어림재 사평택시(30000원) 010 3640 7244
27000원이면 가능(3000원 더줌)
3. 산경표
어림고개
별산 통신탑
젖은 등로는 취나물 천국이다
금새 비닐팩이 넘친다
해는 올라도 안개비는 계속내린다
오늘의 선물 취와 두릅 중간 점검이다.
진행은 더뎌도 신난다
묘치
온통 물에 빠진 생쥐꼴이다.
아직도 숲은 젖어있다.
천왕산
구봉산
으름꽃 향이 밤꽃향처럼 요사스럽다.
서밧재
광주학생교육원
주화산(조약봉)에서 외망포구까지 중간 지점이란다.
어쩐다나 울 천사 엄청 힘들단다.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그래도 고사리는 계속 채취중이다
능구렁이는 역시 능글맞다.
쫒아도 안 달아난다
한판 붙자는 심산이다
무서워 피하나 징그러워 피한다.
천운산
오늘 선물 최종결산이다.
무등산
가야할 태악산
드뎌 돗재다
마지막 한걸음이다
물염적벽
물염적벽
난고 김병연과 시비
물염정
전남누정의 1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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