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유배의 섬 대청도 1일차(농여해변-모래사막-매바위전망대-러브브릿지-모래울해변-광난두정자-해넘이전망대-독바위전망대-돼지가든)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방방곡곡 여행기

유배의 섬 대청도 1일차(농여해변-모래사막-매바위전망대-러브브릿지-모래울해변-광난두정자-해넘이전망대-독바위전망대-돼지가든)

無碍人 2021. 7. 28. 08:57

2021년 7월 25일 일요일 맑음 폭염 천사랑

 

아이들과 함께 가기로한 제주행 항공권을 반납했다.

코로나19로 제주 방역 단계가 3단계로 격상됐다.

제주는 아이들만 다녀오기로 하고..

인천에 살면서 인천의 섬 여행을 거의 못해 본 것 같아 가볍게 백령도, 대청도를 다녀오기로 한다.

가볍게라 했지만 배로 4시간(인천에서 211km) 걸리는 접경지역이다.

수도권이 방역 4단계로 집합이 금지됐다.

백령도행 쾌속선 코리아 킹 호 정원이 449명인데 휴가철인데도 100여 명 남짓 탑승이다.

여행객은 거의 없고 군인 주민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대청도에서 1박 하고 백령도에 1박 후 돌아오는 여정을 계획했다.

3일 내내 날씨는 쾌청으로 예보됐다.

멀리 올림픽이 열리는 이웃 나라 도쿄에 태풍이 상륙한다는 예보가 있긴 하지만...

바다는 조용했고 미끄러지듯 달리는 쾌속선의 탑승감은 프리미엄 버스처럼 부드럽고 편안하다.

인천대교를 지나 팔미도 등대의 배웅을 받는다.

덕적군도 주변의 부표들이 이곳이 우리들 식탁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구나 싶다.

부대시설이 거의 없는 소청에 두어 명의 승객을 내려준 배는 배를 돌려세우는 거리쯤에 대청이다.

픽업 나온 펜션 사장님이 안내하는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해결한다.

홍어 매운탕이다.

특별한 맛이 없는 밋밋한 홍어 특유의 식감이 그저 그렇다.

방배정을 받고 백령도 여행을 마치고 나오는 6명의 일행과 합류해 대청 투어가 예정돼 있다.

펜션은 특별하지 않지만 깨끗하다.

 

대청도는 제주와 더불어 고려 원 간섭기에 원의 유배지였다.

원의 왕자 고관들이 대청에 유배되었다.

원의 마지막 황제 기황후로 유명한 순제(혜종)가 태자 시절 이곳에 유배되었다.

충혜왕 원년 1330년 7월 원 명종의 장자인 태자 토곤 테무르가 11살 나이로 이곳에 1년 5개월 유배되었다.

지금 선착장이 있는 선진포에 600명의 식솔을 데리고 와 대청초등학교가 있는 서내동에

1주일 만에 도착하여 대청초 자리에 궁궐을 짓고 기거했다 한다.

선진포에서 대청초까지 2km 정도의 거리인데 1주일이나 걸린 것은 숲이 우거져 길을 만드느라 그랬다.

그러고 보니 대청도의 숲은 대마도 숲 못지않게 울창하다.

100년 이상되는 금강송이 섬 전체를 풍요롭게 하고 있다.

한국 전쟁 중에 이 숲이 보전되었다는 게 경이롭다.

토곤 테무르는 1년 5개월 유배를 마치고 돌아가 2년 만에 황제가 되었다.

이런 대청과의 인연으로 고려 공여인 기 씨를 총애하여 황후로 맞이한 게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600명의 이방인이 갑자기 들이닥친 그 시절 이 섬의 민초들은 또 어떤 고초를 겪었을까?

섬에 이때 남은 유민의 후손은 없다는데 정말 그럴까?

왜 이 땅이 저들의 유배지여야 하는지 힘없는 나라 백성으로 산다는 게 슬프다.

 

갑자기 정하고 출발한 여행지라 여행사 상품인 패키지로 왔다.

패키지여행은 해외여행이나 가는 거라 생각했는데 국내 여행도 괜찮다.

무엇보다 어딜 가야 할지 무얼 먹어야 할지 고민 안 해도 된다.

게으른 자의 여행으로 딱이다.

기사이자 펜션 사장이고 가이드인 오늘의 인솔자의 입담과 여행지마다 배치된 관광 해설사와

만남도 유쾌하고 즐겁다.

옹진군에서 참 세심하게 많이 준비했는데 난데없는 코로나 재난으로 대청도 식당의 90%가

문을 닫고 펜션과 여행사는 개점휴업 상태란다.

작은 섬인지라 날씨만 괜찮다면 도보로 돌아도 될법한데 유래 없는 폭염으로 펜션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에 탑승하여 농여해변, 모래사막, 광난 두정자를 거쳐 미리 예약한 저녁 식사까지 편안한

황제 여행이다.

우리 저녁 식사는 대청도 특산인 홍어회로 정했는데 요즘이 금어기라 선어는 없고 냉동이란다.

흑산도에서는 삭힌 홍어로 먹지만 이곳은 주로 회로 먹는다.

흑산도보다 대청도가 더 많은 홍어가 잡히는데 수도권에 홍어를 먹는 식 문화가 없어

여기서 잡힌 홍어는 대부분 택배로 목포로 가 삭힌 홍어로 흑산도 홍어로 팔린다.

흑산도에서 잡힌 홍어나 여기서 잡힌 홍어 모두 같은 종의 참홍어인데 그 값은 흑산도의 1/3 수준이란다.

냉동이지만 삭힌 흑산도 홍어보다 비위가 약한 내겐 오히려 먹기에 부담이 없다.

참치를 먹는 식감과 비슷하다.

점심에 처음 접한 홍어 매운탕이 또 저녁 매운탕으로 나왔다.

분명 우럭 매운탕으로 주문했는데 어디서 착오였는지 좁은 식당에 일손 없이 혼자 고군분투하는

식당 아주머니 모습에 그냥 입 다물기로 한다.

해가 지면 이 섬은 출입 금지란다.

일몰부터 일출까지 가능한 바닷가에 나가지 말라는 펜션 사장님 당부에 일찍 잠자리에 든다.

4시간의 배 여행은 균형감각을 흩트려 많이 피곤하다.

낼 아침 남들보다 일찍 식사를 한 후 삼각산 입구에 내려주면 산행 후 다음 일정이 시작되는

광난두 정자에서 일행과 합류하기로 하고...

코리아 킹호

인천대교

팔미도등대

우리나라 최초등대

 

덕적군도

G펜션

 

농여해변

발자국도 남기지않는 단단한 모래 해변

넓은 풀등과 천연 풀장

 

나이테바위

모래사막

한국의 사하라라 불린다.

부드러운 모레는 오렌세월 모래알을 쌓아쌓아 산을 만들고 골짜기를 만들었다.

러브브릿지

모래울해변

1km에 걸쳐 폭100m의 넓은 백사장이 펼쳐지고 야트막한 언덕에 해송숲이 압권이다.

여름엔 파도가 크게 일어 여기가 접경지역이 아니다면 파도타기 적격인데..

 

파도가 친근하다.

소청도

소청도 등대는 팔미도에 이어 우리나라 2번째 등대다.

독바위

갈매기들의 쉼터

 

대청도 맛집 돼지가든

홍어회 홍어애 홍어매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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