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지리산 둘레길 15코스(원부춘-가탄)/황장산(942.1m)/화개십리벚꽃길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지리산 둘레길(完)

지리산 둘레길 15코스(원부춘-가탄)/황장산(942.1m)/화개십리벚꽃길

無碍人 2022. 4. 6. 13:02

2022년 4월 3일 일요일 맑음 곱방친구(기수 병선 석기 환춘)

 

최악의 컨디션이다.

나이들면서 피곤하면 늘 달고 다니는 구내염 때문에 한동안 고생이 심했다.

그런데 근년에 와 운동으로 극복했다 싶었는데 내 몸 어딘가 부족하면 결정적인 순간에

내 발목을 잡는다.

쉬라는 내 몸의 경고인데 그 경고를 받아들이기가 아직 쉽지 않다.

약속된 산행

코로나도 아닌데 번복할 수도 없고...

편도와 혀에 생긴 구내염으로 목소리까지 쇳소리가 난다.

진통제와 소염제를 챙겨 go go...

 

그럴이유가 없는데 시간을 당겨 살았나 싶다.

서둘러 남도땅 지리산 둘레길에 매화 찾아갔다가 헛발질하고 돌아왔는데

겨울은 어느새 한참전에 자리를 비워 떠나고 봄은 서둘러 오느라 순서를 잊었다.

매화가 피고 개나리 진달래 벚꽃 이렇게 순서를 지켜오던 녀석들이

앞집 매화가 담을 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나 여기 있소 하며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난리 부르스다.

그중에서도 남도 섬진강변에 매화가 한참 요란을 떨더니 매화는 아직 물러나지도 않았는데 벚꽃년이

요즘 한참 요사를 부린단다.

그 춘심을 못 이겨 곱게 미친 청춘이 또 남도를 향해 간다.

꽃들은 저마다 자기 빛깔과 향기로 피고 지는데

우리는 어떤 향기로 무딘 가슴에 설렘을 불러올 수 있을까?

 

지리산 둘레길 원부춘-가탄 구간은 들머리 원부춘 마을회관에서 냅다 시멘트 도로로 치받는다.

형제봉에 있는 활공장으로 이어지는 도로인데 형제봉에서 내려온 능선과 맞닥뜨릴 때까지

곧추세운다.

이른 봄 아직 아침 공기가 쌀쌀한데 등줄기에 땀이 흥건할 정도로 깔끄막이 불친절하다.

그래도 아무리 가파른 산길에도 쉬어 갈 자리는 있는 법 완만한 능선 그리메가 어둠에 정답고

요란한 계곡의 물소리는 시원하다.

아무 데나  도로에 주저앉으면 거기가 쉼터고 천국이다.

여기저기 어둠에 노란빛으로 반딧불이 반짝인다.

생강나무 꽃이 한창인데 내가 비추는 랜턴 불빛에 언득언득 반딧불이...

형제봉 쉼터부터 숲길 따라가다 둘레길중 가장 험하고 길게 내리꽂는다.

내리막 급경사는 게걸음으로 걸어야 한다.

프로 런너 석기 친구를 빼고는...

중촌마을(하늘호수) 차밭 따라 대비사 1km 오름을 올라 내리면 화개골 가탄 마을이다.

화개골?

꼭 기억하고 지나야 할 인물이 있다.

차일혁

이현상..

차일혁 경무관 당시 총경

이현상 빨치산 사령관

1953년 9월 18일 오전..

빨치산 사령관 이현상이 사살되었다.

1953년 9월 18일 오전 빨치산 사령관 이현상은 대성리 5km 지점 벽소령, 명선봉, 삼각봉 아래 빗점골에서

차일혁 총경이 지휘하는 전투부대원에 의해 사살되었다.

우리 입장에서 이현상은 적장이었고

차일혁은 우리의 경찰이었다.

이데 올리기는 떠나서

전쟁이란 아군이든 적군이든 누구도 정의는 없다.

옳고 그름도 없다,

단지 잔인한 인간성만 있을 뿐이다.

차일혁 총경과 이현상은  군사적 재능을 가진 명장이자 부하들의 절대적인 존경을 받은

탁월한 지휘관으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했다..

어쩌면.. 어떤 면에서는 서로 묘한 동질감 같은 것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전장에서 목숨 내놓고 싸우다 보면 칼 정(情), 피 정(情) 다 든다고 한다.

이들은 그 존중은 승패와 생사가 갈린 그 순간에서도, 이후에서도 마지막까지 그랬다.

​차일혁(車一赫, 1920~1958) 경무관의 경력을 보면.. 황포 군관학교를 졸업하고 조선의용대에 입대해서

일본군과 수차례 유격전을 벌였던 독립운동가 출신이다.

이현상(李鉉相, 1905~1953)도 그냥 악질 공산주의자, 대한민국 정부에 가장 위협적이고 악질적인 반정부

주의자, 빨치산 사령관으로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데 올리기를 떠나고 보면,

6.10 만세운동 등 열렬한 독립운동가로 활동하며 일제 치하에서 13년을 감옥에 있었던 애국자이며

지식인이었다.

이현상의 시신은 방부 처리돼 반공교육에 전시까지 하고 사진을 찍어 전단까지 만들었다.

당시 전북 금산 출신인 이현상은 가족들과 친지들에게 시신을 찾아가라 했지만 보복이 두려운

가족들이 시신 인수를 거부해 차일혁 총경에 의해 장례를 치렀다.

이현상의 시신과 그가 남긴 유품 염주를 함께 화장했고, 스님을 불러 독경해주며

명복도 빌어주었고, 적장에 대한 예우도 했다.

권총을 꺼내어 하늘에 조총(早銃) 3발을 발사했다.

화장해서 나온 이현상의 뼈는 M1 소총을 빻아서 차일혁 경무관이 철모에 담아 섬진강 물에 띄워 보냈다.

​(1953년 10월 8일)

이 때문에.. 차일혁 경무관은 빨갱이를 예우해 장례 했다고,

혹시 증거인멸 아니냐? 의심받고, 고초를 겪었다.

그 악명 높은 빨갱이, 빨치산 총수인 이현상을 죽이는 큰 공을 세워 놓고

이현상 장례 때문에

부하들만 무공훈장 받게 하고, 자신은 그 공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게 우리 역사고... 전쟁이다.

"대한민국 군경의 손으로 따뜻이 묻힐 것이다"

화장해서 강물에 띄웠다고...

조총 발사했다고... 떠들던 잔인함은.... 누구

하긴 아직도 수의도 못 입고 그 산하 어딘가에 뒹굴고 있을 그 젊음은...

1. 산행코스

   원부춘-형제봉쉼터-중촌마을-정금마을 3거리-대비암-백혜마을-가탄마을(13.2km,5시간)

   화개터미널-전망대-둘레길갈림길-586봉-올빼미바위-촛대봉(728m)-황장산(942.1)-쌍계사입구

   (.5km,6시간)

   십리벚꽃길(쌍계사입구-화개터미널 5.8km, 1시간30분)

 

@. 교통편

    센트럴시티-남원

    남원-원부춘 친구 자동차

    구례구-광명역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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