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他人能解 뒤주는 잠기고...지리산 둘레길 16,17코스(가탄-작은재-기촌마을-목아재-송정-의승재-솔까끔마을-오미마을)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지리산 둘레길(完)

他人能解 뒤주는 잠기고...지리산 둘레길 16,17코스(가탄-작은재-기촌마을-목아재-송정-의승재-솔까끔마을-오미마을)

無碍人 2022. 5. 24. 13:26

2022년 5월 21일 토요일 맑음 곱방친구(강석기,배병선,모환춘,장기수)

 

경영 사상가 찰스 핸디는

"행복이란?

할 일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꿈꾸는 일이 있으면 행복하다."라 했다.

지리산 둘레길도 반환점을 돌아 그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끝이 보인다는 것은 꿈의 끝도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

지리산 둘레길의 끝은 다시 시작

또 다른 꿈을 꾼다.

해파랑

남파랑

서해랑 길....

여기서 멈추면 꿈도 멈추고 행복도 멈춘다.

 

벚꽃 필때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화개 십리 벚꽃길...

벚꽃 필때 종아리 아프게 걸었던 길 따라 작은 재 넘어 송정으로 간다.

밤길은 꽃길로 이어지고

꽃은 떠나야 할때를 알고..

 

분분한 落花
訣別이 이룩하는 祝福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綠陰과 그리고
멀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向하여
나의 靑春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이병기 "낙화"중에서-

 

목아재 임도를 지나

효심이 부족하면 보이지 않는다는 두꺼비 바위를 찾는다.

마치 두꺼비 바위를 놓치면 불효자나 되는 것처럼...

옛날에

외곡리의 한 마을에 거동이 불편한 노모가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가난한 아들은 삶의 고단함을 견디다 못해 노모를 산에 버리기로 했다.

아들이 노모를 업고 목아재를 넘어가는데 등에 업힌 어머니가 자꾸 나뭇가지를 꺾었다.

아들이 까닭을 물었다.

“애야, 네가 이 깊은 산중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을까 봐서 표시를 해 둔 거다.”

그때서야 크게 뉘우친 아들은 노모를 업고 오던 길을 되돌아갔다.

가는 길에 아들이 발을 헛디뎌 그만 노모가 땅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비탄에 빠져 통곡하던 아들이 자신의 불효를 탓하며 노모 곁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모자는 두꺼비 바위로 환생했다.

아들은 여전히 노모를 등에 업고 지금도 마을로 내려가고 있다.

아들이 통곡하며 흘린 눈물이 섬진강이 되었다.

그때부터 모래가 많아 다사강(多沙江)으로 불리던 강이

두꺼비 섬(蟾) 자를 붙여 섬진강(蟾津江)으로 불리게 됐다.

섬진강엔 두꺼비 전설이 또 있다.

우리 고향

섬진강 상류 요천에 동산치가 있다.

번암면 소재지 노단리에서 3km 되는 지점이다.

옛날에 경치 좋은 동산치에 신선 둘이 장기를 두고 있었다.

그런데 논실(논곡리) 쪽 산에서 큰 뱀이 요천의 두꺼비를 보고 막 잡아먹으려 하고 있었다.

그걸 본 신선이 뱀을 멈추게 하고 두꺼비를 구했다.

신선이 멈추게 한 뱀은 산이 되어 사두봉(巳頭峰)이라 하고

두꺼비가 목숨을 구한 바위는 두꺼비 섬(蟾) 자를 써 섬암(蟾癌)이라 한다.

사두봉은 논실 마을 뒷산으로 뱀 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그 섬암엔 비 오는 날이면

섬진강의 두꺼비가 몰려와 신선에게 감사의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송정에서 오미로 가는 길은 초반 포장 임도를 오르면 꽃길이다.

한번 살아보고 싶은 그 길...

이순신이 걸었던 백의종군길...

정유재란 때 구례 선비 왕득인과 의병들이 백병전으로 계곡물을 피로 물들여

석주곡수라 불리던 원송 계곡

그 길이 역사엔 결코 아름답지만 않았던 고난의 길... 통한의 길이였다.

바라만 봐도 위로가 되는 구례 벌

모내기 직전의 논에는 풀사료 수확이 한참이다.

건초나 사일리지용으로 수확하는 호밀인 듯싶다.

풀 사료용 호밀은 이삭이 패기 직전은 건초용

이삭이 팬 후 수확하면 사일리지용이다.

풀사료용 풋베기가 끝난 구례 벌은 황금 들판이다.

남한 3대 명당이라는 오미 마을

그 운주루 타인능해(他人能解)는 잠겼다.

퇴락한 고옥

후손들이 관리하기엔 벅차 보인다.

누구나에게 열리기엔 전통이 부끄럽다.

낮은 굴뚝

누구나 가져갈 수 있는 뒤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 칭송 하기엔.... 글쎄다.

여유롭게

화개 터미널 단골 삼겹살 집은 마지막 코로나의 벽을 넘지 못했나 보다.

거리두기가 과거의 유산이 됐는데도...

옆집 삼겹살로 막초를 비우고 남은 시간 화개천에서 시간을 거슬러 본다.

그래 지금이 행복이다.

 

탐방코스

화개터미널
법하마을(2.0km) 작은재(1.1km) 기촌마을(1.9km) 목아재(3.4km) 송정마을(3.4km)
의승재(1.1km) 원송계곡(2.1km) 노인전문요양원(2.8km) 솔까끔마을(2.0km)

문수저수지(0.8km) 오미마을(1.7km)(9시간 40분,21.3km)

 

교통편

센트럴시티-남원

화개터미널-남부터미널

구간이동 승용차

두꺼비 바위

아들은 엄니를 업고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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