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지리산 만복대(1438m) 본문
2023년 10월 14일 토요일 맑음 석기 기수 병선
'야산대(野山隊)’
산 사람이라 불렀던 빨치산은 한국전쟁을 전후한 시기 남한 지역에 있던 사회주의 계열의 무장 유격대를 말한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1994년)을 영화로 만든 임권택 감독은 태백산맥 첫 화면에 다음과 같이 썼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한반도의 분단은 아시아에서 마주친 미국과 소련이 만들어 낸
가장 비극적인 세력 균형의 산물이었다.
미·소의 냉전 구조는 한국 민족 내부의 이기적 갈등을 조장했고 두 개의 정부로 갈라선
남과 북은 적대의 이빨을 들이댄 채 서로 다른 이념의 골짜기를 가고 있었다."
내가 지리산에 들면 꼭 기억해야 할 사람들...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야산대(野山隊)"
산사람이라 불리던 그들이다.
여순사건 이후 지리산 문수골로 들어온 그들은 1948년부터 1955년까지 지리산의 주인이 되었다.
지리산 빨치산의 주 무대는 문수골 피아골 대성골등 겨울엔 따뜻하고 골이 깊은 남사면이었지만
남원도당은 뱀사골이 주무대였다.
만복대(1948m)는 노고단(1507m), 반야봉(1732m)과 함께 지리산 서부를 구성하며
동으로 심원계곡 달궁계곡 뱀사골 계곡이 있다.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쪽 성산재(1090m)에서 북쪽 정령치(1172m)에
이르는 부드러운 산세로 지리산 최대 억세 군락지가 있다.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西施川)이 발원하여 구례 산동면을 적신다.
3년 전 이 등산로에서 한국전쟁 때 국군이 사용하던 녹슨 수류탄이 발견될 만큼 이곳은
치열한 전쟁터였다.
52년 10월 제5지구당 창설을 위한 6개도당위원장 회의가 지리산 뱀사골에서 열렸다.
참석자는 이현상(4지대장), 방준표(전북도당 위원장), 박영발(전남도당 위원장),
김병인(가명 김삼홍, 경남도당 위원장) 등이었다.
이 회의서 5 지구당이 정식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그리고 각 부서 책임자의 인선 결정까지 보았다.
조선노동당 제5지구당 위원장 이현상, 부위원장 박영발(상임), 부위원장 방준표,
조직부장 조병하, 유격 지도부장 박찬봉. 그 아래 가요과 통신과 경리과 등 부서를 두었다.
그리고 이현상 박영발 방준표 김병인 조병하 김선우 박찬봉 들로써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였다.
53년 8월 6일 지리산 빗점골에서 열린 제5지구당 조직위원회 회의에서
반당/반국가적 파괴 암해 분자, 종파 분자인 박헌영과 이승엽 반역 도당의 잔재를 청소하기 위하여.....
(김일성과 박헌영,이승엽의 권력 다툼에서 김일성이 승리 함으로)
그렇게 위원장 이현상이 평당원으로 숙청되고 야산대라 불리던 남부군 사령관이자 5 지구당위원장
이현상은 빗점골에서 산화한다.
그 역사의 현장 6개 도당 5 지구당 위원 창설 현장이
저 아래 달궁계곡 건너 뱀사골에 있다.
아무런 표식도 기억하는 이도 별로 없는
끊임없이 올바른 편에 서려했던 사람들이
언젠가 역사의 올바른 평가를 기다리며 구천에 들지 못하고 이 산하를 유랑하고 있다.
지리산에 들면 나라도 기억해 주고 싶은 영웅들....
달궁계곡과 뱀사골 계곡은 산내면 반선마을에서 만난다.
남원에서 있는 동창 모임에 참석하는 길에 기억해야 할 사람, 추억해야 힐 사람 겸사겸사...
나이 들수록 무박 산행은 버겁다.
일찍 오전 근무 끝내고 낮잠이라는 걸 자려 누웠다.
베개만 머리에 대면 잠드는 습관인데 너무 일렀나 말똥말똥...
천사가 가끔 복용하는 수면제 3/1 먹고 3시간 숙면
푹 잔 것 같은데 깔끔하진 않다.
병선 친구와 동서울에서 심야 버스로 성삼재에 이르고
석기 기수 친구를 찾는다.
석기 친구 혼자다.
기수친구 만나 정령치 주차 후 함께 이동하기로 했는데
이 친구 또 우릴 놀라게 한다.
정령치 주차 후 만복대 넘어 홀산으로 오다니...
놀랍다.
이 친구 체력의 한계는 어디까지 인지... 내 롤 모델인 게 자랑스럽다.
남원 살며 노고단 오는데 빙빙 돌아온 허당 명창 놀리며 기수친구와 조우하고... 출발이다.
오늘의 숲은 처녀가 아니다.
이미 석기 친구가 지나온 길 거미줄은 석기 친구가 다 거두어 갔다.
이 산 어느 바위 어떤 나무 아래 산화해 간 앞선이 들을 잠시 기억하며 묵념하고...
두어 번 숨 돌리며 금새 만복대 정상이다.
동으로 지리산 주능선이 어둠에도 뚜렷하고건너 노고단 송신탑 불빛은 깜박깜박 존재를 알린다.
반야봉은 검은 산그림자로 다가오며 그날 그때 공산혁명을 꿈꾸던 이들을 지켜보았듯
총 대신 먹을 것 잔뜩 짊어진 부르주아를 지켜본다.
오늘 만남이 있을 남원 시 불빛이 참 평화롭다.
저 평화를 꿈꾸던 이들이여 이제 평안히 쉬소서...
당신들의 위대한 뜻 언젠가 역사는 제대로 기록할 겁니다.
정령치에서 기수 석기는 차량 회수하러 성삼재로
병선 친구와 나는 산록 도로 따라 다래넝쿨 아래 기웃기웃
잘 익은 다래 향에 취한다.
이후 번암 선영 가을 제사 참석 후 오후 5시 산리지호텔 go.. go..
1. 산행코스
성삼재-작은 고리봉-묘봉치-만복대-정령치(8km, 3시간)
@. 교통편
동서울 성삼재행 심야버스
2, 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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