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평화누리길10/경기둘레길9코스(장남교-원당리-사마천-노곡리-비룡대교-학곡리고인돌-숭의전지)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평화누리길(경기둘레길)

평화누리길10/경기둘레길9코스(장남교-원당리-사마천-노곡리-비룡대교-학곡리고인돌-숭의전지)

無碍人 2023. 9. 28. 23:54

2023년 9월 25일 월요일 맑음 나 홀로

 

"역사는 시간도, 사건도 기록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저 먼 옛날로부터 저 먼 뒷날에 걸쳐서 살아서 꿈틀 거리는 생명체인 것이다.

올바른 쪽에 서고자 한 무수한 사람들의 목숨으로 엮어진 생명체.

그래서 역사는 관념도 추상도 과거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뚜렷한 실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크는 것이다."

- 조정래 태백산맥 4부 10권 36장 중에서 -

 

태백산맥 10권 마지막 장을 덮었다.

이 나이 되도록 난 근 현대사에 이렇게 무식했나 싶다.

잘못 끼워진 첫 출발이 민족 비극의 시작이였다.

우리 자력으로 얻지 못한 광복

타의에 의한 해방이 또 다른 비극의 출발점이었다.

지도 위에 저들 맘대로 38선을 긋고, 미. 소는 그렇게 한반도 남북으로 무단 진입했다.

그리고 자기들 입맛에 맞는 무슨 무슨 주의를 한반도에 나눠 심었다.

북에는 공산주의, 남에는 자본주의

찬탁이니 반탁이니 하는 망령을 떨쳐낸 북쪽은 일찌감치 친일청산과 토지개혁으로

민심을 얻고 남쪽을 해방시키겠다는 거대한 꿈을 꾼다.

남쪽도  미군정을 거치며 북진통일의 공염불을 외치지만

이 남쪽이 문제였다.

출발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미군정과  그 앞잡이 이승만은 저들의 편의와 권력욕에

눈이 멀어 바짝 엎드려 숨어 있던 친일파 경찰과 관료들을 불러 들였다.

그리고 해방 전의 친일파 경찰과 관료가 국가를 장악하고 친일청산을 외면하여

토지개혁을 염원하던 민중을 빨갱이로 몰아 탄압했다.

이때 올바른 편에 서고자 했던 사람들은 

'나라가 공산주의 만들고,친일파가 빨갱이 만든다'는 원망을 품었다.

친일파라는 원죄가 있는 경찰과 관료,

그리고 북쪽의 친일청산과 토지개혁을 피해 대거 남하한 친일파와 악덕지주, 

새로 생겨난 기회주의 자들은 좌익척결에 앞장선다.

광복군 잡던 친일 경찰은 이제 공산당 떼려 잡는 애국자로 변신한다.

이들이 만든 대한민국은 결코 올바른 편이 아니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항쟁 으로 끊임없이 올바른 편에 서고자

했던 민초들이 만들어낸 나라다.

북쪽은 어땠는가?

한국전쟁 그들이 말한 해방전쟁까지는 나름 올바른 편에 서려했다.

출발은 산뜻했으나 한국전쟁 휴전 후 남로당 출신을 제거하며 권력 장악에 나서면서

염원하던 공산혁명은 물거품이 되고 일당독재, 전무후무한 공산주의 왕조 국가가 탄생한다.

남쪽은 어둠에서 광명으로 정통성을 만들어 가고

북쪽은 광명에서 어둠으로 정통성이 퇴색하고 있다.

 

혼자 놀기 시작이다.

새로 개통된 서해선(소사-일산) 전철 타고 경의선 환승

문산역에서 92번 버스로  적성전통시장 하차, 설마 천 둑방길 따라 장남교 건너

평화누리길 10코스 고량포길에 접속한다.

제법 많이 선선해진 날씨에 구름이 낮게 드리워 걷기는 최적이다.

원당리 마을 어귀를 돌아 돌아 밤나무 아래 기웃기웃 알밤 줍는 재미도 괜찮다.

푸르름이 가시고 황금들녘이 넘실댄다.

아직 추수를 시작하지 않았는데 고개 숙인 벼논엔 이미 풍년가가 들리는 듯 평화롭다.

사미천

아 그런데 돌다리 물이 넘친다.

신발을 벗고 강제로 족욕을 강요당한다.

반듯반듯한 돌다리는 이곳이 언제나 물이 넘치는지 물이끼로 미끄럽다.

엉거주춤 불편하고 불안한 자세로 간신히 사미천을 건넌다.

황해북도 장풍군 서쪽 자라봉에서 발원하여 연천군 백학면 두현리에서 

임진강으로 합류하는 31.6km 하천이다.

안내판에 아호비령 산맥에서 발원하여 수량이 풍부하여 심한 가믐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단다.

아호비령산맥?

생소한 이름이다...

궁금하면 못 참는 성미라 ㅎㅎ

마식령산맥의 지맥쯤 되는 산맥이다.

아호비령은 산맥에 있는 고개 이름으로 아흔아홉 고개를 뜻한단다.

억새가 만개한 사미천 고수부지는 장관이다.

활짝 핀 억새가 아니라 이제 마악 만개한 꽃봉오리 억새다.

으악새 우는 소리가 바로 저 소리인가?

들리는 듯 들리는 듯 홀로 걷는 나그네 심장도 쿵쿵...

사미천과 임진강이 만나는 아우라지에서 임진강 둑방길 따라 코스모스 한들한들... 정겹다.

비룡대교 앞 노곡리

서너 곳의 맛집이 보인다.

딱 점심 먹기 안성맞춤이다.

시간도 거리도.... 순댓국에 막초 1병 혼밥혼술이다. 괜찮다.

아프리카 열병 방제용 멧돼지 출현 철문을 열고 임진강에 내려선다.

임진강물에 발을 담글 수 있다.

여기저기 멧돼지 응가 흔적이 보이고 지네를 닮은 돈벌레가 콘크리트 포장 여기저기

징그럽다. 얼른 벗어나고 싶다.

학곡리 고인돌 군락지에서 구석기시대 누군가와 마주하고 다음에 올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길을 비껴간다.

숭의 전지

연천군 미산면에 있는 조선 전기 고려 태조 등 7 왕의 신위를 봉한 한 곳이란다.

여기저기 알밤이 툭툭 잠깐 주머니 가득이다.

낼은 밤밥을 먹을 수 있겠다.

오늘 접속포함 한 20 km 쯤 걸었지

근력에 좋을까? 뱃살에 도움 될까? ㅊㅊ

 

1. 탐방코스

   적성전통시장-설마 천 둑방길-장남교-원당리-사미천-노곡리-학곡리고인돌-구미리새둥지마을-숭의전지

   (접속포함 5시간 30분, 20.6km)

 

@. 교통편

   7호선, 서해선, 경의선 문산역 92번 버스

   52번 버스 동두천중앙역 1호선 인천 1호선

 

2. 탐방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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