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평화누리길 11코스/경기둘레길 10코스(숭의전지-당포성-동이리주상절리-임진물새롬랜드-임진교-무등리허브빌리지-북삼교-군남홍수조절지)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평화누리길(경기둘레길)

평화누리길 11코스/경기둘레길 10코스(숭의전지-당포성-동이리주상절리-임진물새롬랜드-임진교-무등리허브빌리지-북삼교-군남홍수조절지)

無碍人 2023. 10. 9. 05:16

2023년 10월 4일 수요일 흐리고 비 나 홀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 논쟁을 바라보는 내 생각은 분노다.

이 땅의 이념 논쟁은 왜 보수정권이 들어설 때면 반복되는지 답답하다.

정통성 없는 이승만 정권의 후예들이 벌이는 이념 논쟁에 신물이 난다.

아예 삼국시대 계백과 김유신을 소환해 네 편 내 편 나눌 판이다.

대한민국은 '대한제국'에서 따왔다.

조선의 고종은 1897년 10월 조선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꾼다.

500년간 사용한 국호가 중국에 사대를 하던 기자조선(箕子朝鮮)에서 나왔고

주권을 가진 자주 독립국의  이름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충분히 이해가 된다.

대한(大韓)의 한(韓)은 삼국시대 이전에 한반도에 자리 잡았던 마한, 진한, 변한 삼한(三韓)에서 나왔다.

1910년 8월 29일 일본에 주권을 빼앗기고 대한제국은 사라지고 일본에 속한 한 지역인 조선으로 전략한다.

1919년 4월 독립운동 세력은 민족진영의 우익과 공산주의 세력 좌익이 손을 잡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한다.

'조선'은 중국에 사대하던 봉건왕조의 이름이자 일제 치하에서 격하된 일개 지역 이름이었기 때문에

자주독립과 근대적 국가를 지향하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이 적합했다.

그런데 1923년  임시정부의 방향을 두고 외교론의 우익과 무장투쟁론의 좌익이 대립하다

좌익계열이 임시정부에서 나갔고 이들은 국호를 '대한'이 아닌 '조선'으로 바꿨다.

임시정부 정부 정통성을 이어받은 대한민국의 출발은 좌. 우익이 함께였다. 

독립운동의 방향을 두고 각기 다른 길을 걸었지만 궁극의 목적은 국권회복의 독립이라는 하나였다.

이것이 우리의 엄연한 역사로 미. 소의 한반도 진출로 하나가 되지 못하고 갈려 사는 것도 원통한데 

우리는 해방 후 78년 동안 우리의 반쪽을 지우고 또 지워왔다.

우리의 반쪽이 일제치하에서 어떤 저항을 하고 어떤 독립운동을 했는지 우리는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

지금은 체제와 이념을 달리 하는 분단 현실이지만 역사는 언젠가 하나가 된다.

이미 체제 경쟁에서 우리가 북쪽보다 우위에 있음이 자명한데 무엇이 두려워 그 반쪽을 지우려고만 

하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아직도 이념 논쟁이 자기들 권력 유지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면 민족의 미래가 암담하다.

통일 이후 언젠가 하나가 됐을 때도 그 반쪽을 지워 버릴 건가?

이제 북쪽으로 가라 해도 갈 국민이 누구겠는가?

어느 보수 작가 이모라는 사람이 국민의 반 이상이 좌로 기울었다고 통탄하는 기사를 봤다.

그러다간 지난 역사처럼 좌로 기운 국민을 빨갱이로 몰아가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최소한 한국전쟁 이전의 이념과 사상으로 우리 반쪽을 지우고 줄 세우진 말자

지워버린 반쪽의 역사도 찾아 가르치고 배우자.

홍범도 장군은 대한민국 국군이 배우고 따라야 할 위대한 대한민국 국군의 표상이다.

한때 이 땅 보수권력의 육군참모총장들 일본군 이력보다 몇 배 몇천 배 위대하다.

 

숭의전지는 조선시대 고려왕조의 신위를 모시던 사당이다.

그것도 국가가 그 후손을 찾아 관리로 임명하고....

작금의 보수권력의 형태와 달라도 사뭇 다르다

이미 500년 전에 우리는 이랬는데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라니 조선 임금들이 벌떡 일어날 일이다.

구름이 낮게 드리운 날씨에 초가을 아침 바람은 제법 선선하다.

산 밤나무 아래는 잘 영근 늦밤이 지천이다.

제대로 영글어 색깔도 선명한 알밤이 토실토실 주울까 말까 고민하다. 너무 많아 하나씩 주워 모은다.

깔끔하게 벌초 끝난 왕순례 묘지를 지나 도로를 따르니 당포성 입구다.

당포성을 그냥 지날 수는 없다.

경기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에 있는 삼국시대 성곽이다.

고구려 성곽이었다가 나당 연합군에 고구려가 멸망 후 신라 성곽이 되고

신라가 자기들이 불러들인 당과 한판 붙었던 곳이다.

잘못된 신라의 선택이 엿보인다.

임진강 본류와 당포 나루로 유입되는 당포샛강 사이 절벽 위에 있다.

두 강이 깎아 낸 절벽 높이는 10여 m에 이른다.

성곽은 절벽 위 직각삼각형 평탄지에 있다.
잔잔한 임진강은 오늘도 그 유구한 역사를 침묵으로 증언한다.

가냘프게 피어나는 아침 안개가 소소하다.

임진강(臨津江) 은 강원도 법동군 용포리 두류산 남쪽에서 발원하여 남서쪽으로 272km를 

흐르며 고미탄천을 합한 뒤 이천군을 지나 철원에서 평안천과 역곡천을 합친다.

휴전선을 지나 연천군 전곡읍과 군남면 사이에서 한탄강과 만나 파주시에서 문산천과

사천을 합쳐 파주시 탄현면에서 한강과 만난다.

강이름은 신라 경덕왕 때 고구려 진임성(파주시)을 임진성으로 바꾸면서 임진강이 됐다.

강 건너 주상절리가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시지만 선명하다.

동이리주상절리 혹은 임진강 주상절리라 부른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이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도강포(합수머리)에서 북쪽으로 임진강을 거슬러 병풍을

놓은 것 같은 수직절벽을 일컫는다.

강원도 평강군 오리산(680m)에서 분출한 용암이 한탄강의 낮은 물줄기를 따라 흐르다가

임진강을 만나 임진강 상류 쪽으로 역류하며 현무암층을 만들었다.

화산활동이 끝난 후 용암대지가 강의 침식을 받게 되자 강을 따라 기하학적인 형태의 

주상절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햇살이 부셔 카메라에 담기는 어려워도 육안으로는 강 건너 주상절리가 선명하다.

다행히도 이곳이 휴전선에 가까워 인구 밀접 지역이 아니라 그나마 제대로 잘 보존되는

자연 유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정리 너른 농경지가 넉넉해 보인다.

옛 지명 마전군 동면의 '소우물'이라는  마을이다.

옛날 이곳은 너른 평야가 있었지만 수리 시설이 없어 소를 놓아 먹이던 곳으로

분수정(噴水井)이라는 우물이 있었다.

소들이 분수정에서 물을 먹었다 하여 '소물개'라 부르다가 우정리(牛井里)가 됐다.

임진교 주변에 제법 식당이 몇 군데 있어 찾아보았는데 문 연 곳이 없다.

간신히 문 연 곳을 발견하고 혼밥 여부를 물으니 고개를 젓는다.

길가 벤치에 앉아 천사가 싸준 고구마와 호막전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임진교 아래 강변길엔 뱀이 수시로 출몰한다.

어릴 적 논두렁을 걷다가 뱀이 지나가면 그 해에는 그 논두렁을 지나지 않을 정도로 난 뱀이 무섭다.

풀밭이라 뱀을 한 두 번 목격하곤 걷기를 포기하고 서둘러 둑으로 올라선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이 조심스럽다.

문을 닫은듯한 평화누리 게스트 하우스가 청승맞다.

무등리 보루 산길로 접어들자 등로엔 잘 영근 밤이 수북하다.

욕심을 버리고 튼실한 걸로만 줍는다.

무등리 보루는 6세기쯤 사용되던 고구려 방어용 보루다.

호젓한 산길에 밤 줍는 재미를 더하니 천국이다.

무등리 보루에서 고성산 보루로 접어들자 비가 시작된다.

처음엔 가량비 수준이다 점점 빗줄기가 거세진다.

배낭을 준비한 비닐로 단두리하고 우산을 펼쳐 든다.

빗줄기는 거세도 바람이 없어 얌전한 비다.

등로엔 욕심이 목에 까지 차오르는 튼실한 밤이 아예 밤 농장이다.

이 놈의 물욕은 우산 들고 밤을 줍고,

더 좋은 알밤을 골라 못생긴 알밤을 버리기를 반복한다.

허브빌리지를 지나 북삼교를 건넌다.

비는 그치고 파란 하늘이 드러난다.

소나기였나 보다.

장남교에서 임진강 북쪽으로 건넜던 길은 다시 북삼교에서 임진강 남쪽이다.

임진강 남쪽 강변 따라 군남홍수조절지 가는 강변은 예쁘게 포장됐다.

그러나 여기도 뱀이다. 싫다.

꽃뱀이라 불리는 화사(花蛇)만 있는 게 아니라 작고 무섭게 생긴 살모사도 있다.

뱀 농장이 근처에 있나 싶을 정도로 3번을 만나고 나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군남홍수조절지 일명 군남댐은 한탄강과 임진강 합류 지점으로부터 12km에

위치한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홍수 조절목적의 단일댐이다.

두루미 테마파크가 있다.

선곡리 마을회관에서 1시간 기다려 전곡행 버스에 탔다.

 

1. 탐방경로

   숭의전지-당포성-임진강주상절리-우정리-임진교-무등리보루-고성산보루-허브빌리지-북삼교-군남교

  (19km, 6시간)

 

@. 교통편

    1호선 동두천 중앙역 3번 출구 52번 버스(매시 48분 출발)

    선곡리마을회관(배차간격 1시간 내외 버스번호다양)

    전곡전통시장 쇼요산역

    소요산역 1호선

 

2. 탐방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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