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강원평화누리 1코스(신탄리역-역고드름-백마고지역-소이산-노동당사-도피안사-학저수지-대위리)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평화누리길(경기둘레길)

강원평화누리 1코스(신탄리역-역고드름-백마고지역-소이산-노동당사-도피안사-학저수지-대위리)

無碍人 2024. 2. 7. 05:30

2024년 2월 3일 토요일 나 홀로 맑음

 

2월

 

겨울밤이

아무리 길어도

키 작은 2월이 있어

견딜만하다.

봄은 벌써

산 넘어 길쎂에

까치꽃을 숨겼다

 

천사 손잡고

섬진강 꽃마실 가야겠다

 

참 더디 오는 것 같지만 봄은 어느새 길가 풀숲에 와있다.

재넘어 복수초가 피었고 이름 생경한 바람꽃들이 풀섶에 한참이다.

평화누리 경기권을 지난번 신탄리역에서 끝냈다.

역고드름까지 경기권 끝내고 강원권 시작이다.

폰에 오 디어북 다운로드 하고 출발이다.

혼자 걷는 길은 읽.걷.쓰  기본 읽(듣) 기다

한 번에 두서너 가지 일을 해야 하는 성미라

걸으며 듣고, 걸으며 상상하고... 그러다 메모하고 사진 찍고..

모임 참석은 두어 시간 전 걸어가야 하고...

집안 행사 참석에 여행과 산행을 끼어 넣는 것은 기본

급기야 사촌으로부터 핀잔 아닌 핀잔을 받았다.

"형은 한 번도 순수한 모임 참석만 하는 법 없고 꼭 어딜 다녀오는...."

"그래서 내가 너에게 피해 준 적 있어?

미리 오면 미리 왔지 늦게 온 적도 없고 먼저 간 적 없는데"

일갈했지만...

동생들도

추석에, 설에, 차례 지내러 가면 형은 아침운동 간다고....

차례 모시기 전에 내 일상인데..

천성이 짜인 각본대로 사는 습관인데...

남은 삶이 얼마라고

읽고 싶은 책도 많고..

가고 싶은데도 많고

지켜야 할 것(근육)도 많고...

한 가지 일만 하고 보내기엔 내 시간이 너무 아깝다.

 

출발지 신탄리역은 내 기억 한토막이 있다.

50년도 훨씬 전

중학 1학년 때로 기억한다.

군에 간 외 삼촌이 보내온 흑백 사진 한 장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표지판에

군복 입고 서있는 삼촌

갓 중학생이 된 

공산당은 괴뢰군이고

괴뢰군은 사람이 아니라 늑대로 인식하다 간신히 사람이라고...

그리고 분단의 현실을 어렴풋이 이해하던 나이다.

그때 철도가 중단된 그곳에 삼촌이...

철도 끝에 괴뢰군이 있을 것 같던 그 생경한 기억....

그 종단점에 선다.

사진 속 표지판과는 많이 다르지만

사진에서 봤던 장소를 50년이 훨씬 넘어왔다.

함께 오던 경기 둘레길은 고대산으로 방향을 틀고

평화누리길은 역고드름, 백마고지역 방향이다.

연천군에 접어들며 약방에 감초처럼 등장한 역고드름

싱겁다.

이 땅 동굴이라면 어디나 있을 법한 겨울 고드름인데...

역고드름이라고 호들갑이다.

천장에 물이 떨어져 생기는 고드름이라면

우리 동네 오래된 지하차도에도 있다.

진안 마이산 탑사에 있는 역고드름 현상을 연상케 하는 사기다.

금 생산지 였던 내 고향 번암은 버려진 폐 금광이 많았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고

그 동굴이 놀이터였다.

겨울엔 당연 동굴 입구는 고드름이...

백마고지(395m)

한국전쟁 당시 12번이나 주인을 바꿨던 

열흘동안 2만 명의 사상자 30만 발의 포탄

한국전의 가장 잔인한 전쟁터다.

전쟁 전에 이곳에 역은 없었다.

신탄리역 다음은 철원역

2012년 신탄리역에서 5.6km 북쪽에 새로 개통한 역이다.

새로운 철도 종단점이고 시작 점이다.

소이산 방향으로 금학산을 오른쪽 정면에 두고 간다.

넓은 농토지만 민가는 없다.

마을이 없다.

농기구를 보관하는 농막이 간혹 보인다.

철새들이 높이 날고 재두루미가 무리 지어 배회한다.

침입자에 대한 경계로 긴 울음을 토한다.

소이산(362m)은 60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멈췄던 산이다.

민간인 통제선 밖이지만 군사적 목적과 지뢰등으로 출입이 통제되다

최근에 모노레일이 설치된 안보 관광지다.

건너 3층짜리 노동당사가 있다.

인간으로부터 고립된 도시숲이 어떻게 복원되는지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더 훼손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노동당사 뒤로 언덕을 넘으면 철원의 넓은 평야 한가운데를 지난다.

마을도 사람도 없다.

한낮인데도 적막하다.

사람은 살지 않지만 출입영농을 하는 곳인 듯하다.

지난 세기말에는 이곳을 이렇게 혼자 걸을 수 없었다.

도피안사

철조불상이 피안(열반의 세계)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민통선 안에 있어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지만 지금은 민통선이 많이 후퇴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특히 철조 비로자나불 좌상은 국보로 우리나라 금속 가공 기술이 이웃 일본이나 중국보다 앞섰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문화재다.

철은, 은 구리보다 구하기는 쉬운 반면 재료를 가공하기 힘들어 금속을 다루는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야 한다.

당시엔 용광로가 없어 쇠를 여러 개 도가니에 넣어 1200도 이상 온도로 녹인 뒤 동시다발로 부어 주조했다.

중간에 멈췄다 다시 부으면 불상이 깨지기 십상이었다.

이런 제약 탓에 철불은 중국에서도 후대인 12세기 송나라 때 주로 유행했고, 

일본에서는 이보다도 훨씬 늦은 13세기 가마쿠라(鎌倉) 시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등장했다.(나무위키 펌)

중국보다 200년 일본 보다는 300년 앞선 철 가공기술이다.

자료를 찾다 보니 한때 개금 했던 모습이 사진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개금층 피막을 제거 하고 철불 상태로 복원됐다.

법당 문이 꼭꼭 닫혀 있어 살며시 열고 철불에 카메라  알현의 무뢰를 범한다.

도피안사를 나와 뱀산 동주 최씨 망배단을 지나 학저수지 둘레길 따라 대위리

교차로에 이른다.

 

1. 탐방코스

  신탄리역-역고드름-백마고지역-소이산-노동당사-도피안사-학저수지-대위리

   (22km, 5시간)

 

@. 교통편

      1호선 전철 동두천역,

       G2001 버스 신탄리역

       동송-동서울터미널 1시간 배차(1시간 4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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