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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3구간종주(사치재-아막성-복성이재-짖재-봉화산-광대치-중치)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백두대간(完)

백두대간 3구간종주(사치재-아막성-복성이재-짖재-봉화산-광대치-중치)

無碍人 2009. 9. 8. 09:07

2009년 9월5일 토요일 아침 낮은안개 맑음

 

며칠전부터 이번 산행에 기대감으로 흥분상태였다.

왜냐하면 이번 산행구간은 오롯이 내가 태어나 유연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내고향 장수 번암을 두르고 있는 구간을 종주하기 때문이다.

너무나 낯익은 산줄기 그 아스라함이  내마음을 흔들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내 감성의 90%가 여기서 만들어지고,내잔뼈를 키워준 ....내아버지 내할아버지가

여기서 나고 자라고,또 여기에 묻혀야하고 또 묻혀있는곳,내 탯줄을 묻었던 이곳을 종주하는것은

백두대간의 어느 구간보다더 의미가 있고,흥분하기 충분한 구간이다.

영등포에서 9월4일 22시 58분에 출발하는 남원행 기차에 몸을 싣는 순간부터 난 이미

고향산 그봉우리를 날고 있었다.

익일 새벽 03시에 남원역에 도착,흥정할것도 없이 택시에 올라 사치재에서

내려달라 했다.

멈칫멈칫하던 택시총각 고참들에게 묻고나서야 감을 잡았는지 출발하는거다.

내가 잘안다고 해도 용의주도한 이친구 못믿겠다는듯...

03시30분 천사와 나는 가로등이 어슴프레 안개속에 졸고있는 사치재에

덩그러이 남았다.

지난번 종주시 살펴두었던 진입로를 찾아 단숨에 마루금으로 진입 오늘 산행도 시작이다.

 

1.산행코스

  사치재-새맥이재-아막산성-복성이재-짖재-꼬부랑재-봉화산-944봉

  -광대치-월경산-중재(총 19.4km ,산행시간 11시간 35분)

 

2.산행경로

  03:40분 - 사치재 출발

                헬기장

                갈림길:우측 지리산 휴게소 내려다 보임

                          갈림길 이후는 억새와 잡풀이 키를넘게 숲이 우거져 진행이 더딤

  04:45분 - 새맥이재:경운기가 다닌흔적으로 봐서 인근에 마을이 있는듯  음력

                            7월 보름이 엊그제이니 달이 있어야 하나 안개와 구름에 가려 달은

                             지 심심하면 한번씩 얼굴을보인다. 그래도 안개낀 새벽 이런 산행은

                             언제나 상큼하다. 

                 헬기장:헬기장부터는 철쭉 군락지인듯 진행이 어려울정도로 철쭉이 앞을 가로막는다.

  06:30분 - 아막산성

                여명이 밝을 무렵 안개속에서 무너진 성벽과 돌탑이 보인다.

                고향이지만 말로만 들었지 처음방문한 이성터는 밝아지는 날과 더불어 우리부부에게

                행복한 선물을 안겼다. 지천으로 널려있는 보리수나무는 모두 익은 보리수로 붉은빛이고

                잘익은 으름은  입을 쩍쩍 벌리고 있고,주렁주렁 달려있는 다래는 그 단맛이 꿀보다

                더하다. 1시간 이상 으름나무아래와 다래 나무밑을 헤매며 산과일 채취를 하다가

                이른 아침을 산성 샘터에서 해결했다.

                산행구간중 유일하게 식수를 구할수 있는곳이다. 산성을 그냥 지나치면 찾지 못하지만

                잠깐만 성터 안을 둘러보면 무속인이 거주하는지 암자인지는 잘모르겠으나 제법 큰

                독립 가옥이 있고 연등이 걸려있는 함석으로 지붕을 이은 집이있다. 성문밖에는 코란도

                승용차가 있는 것으로봐 자동차도 접근이 가능하나보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성터를 다래향과 함께뒤로 하고 07:40분 출발...

                여기서 미련을 남겨둔 으름다래가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행복을 줄지는 여기서는

                모른채,떠나면서 두고온 으름 다래때문에 떠나기 싫었다.

               복성이뒷재:성암마을(복성이마을)입구

  08:30분 - 복성이재 (사치깃점 7.3km)

                장수군 번암면과 남원군 아영면을 잇는 도로 아스팔트포장이 잘돼있고 바로옆에

                성암(복성이)생태마을로 연결되기도 한다.

                복성이재부터 짖재구간은 초기는 억새가 장관이고 짖재 부근은 철쭉군락으로 이어진다.

                봉화산과 연결하여 관광지로 개발이 시급한 구간이다.

                내가 태어난 신기마을 뒤 범골에서 출발하여 복성이재-짖재-꼬부랑재-봉화산으로

                등산로를 개발하면 가을과 겨울에는 억새가 장관이고,봄에는 짖재의 자연그대로 철쭉이

                어찌 봉화산의 인공으로 재배한 철쭉에 비교돼랴.....(복성이재에서 짖재는 1시간정도소요)

  09:35분 - 짖재

                짖재는 이름부터 정의하고 가야겠다.

                이곳 번암사람 특히 바로 아래동네 신기마을 사람은 예부터 여기를 짖재라 불렀다.

                그런데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사람들이 치재라 왜곡하고 있다.

                여기사는 여기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이 짖재라 하는데....고쳐불러주길..

                짖재는 더이상 재로서 역할은 다한것같아보였다.

                산행을 하면서 많은 재(고개) 지나 봤지만 엣날에 산넘어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던

                재(고개)는 교통의 발달로 도로가 나면서 이름만 있는곳이 많았는데...여기 역시

                번암에서 아영면으로 연결된 도로덕분에 더이상 이곳을 이용하지않아 어린시절

                수십번은 넘었을 짖재가 길은 끊기고 숲으로 막혀있고 반대로 예전에는 없었던

                능선과 능선을 연결하는 대간길이 뚜렷이 생겼으니. 오히려 더 잘된일인지 모르겠다. 

 

                *  짖재부터 봉화산 구간은 환상이였다.

                 왜냐구 ?? 아막산성에서 맛보았던 다래 으름이 지천으로 널려있고, 보리수는 산과일로서

                 자리를 으름다래에게 내주고 빨간 열매 만으로만 존재하는 산과일 천국 이였다.

                 으름 다래  맛을 본 내 입이 이미 고급스러워져 달콤하지만 뒷맛이 약간 떪은 보리수는

                 우리에게는 더이상 관심 대상이 아니였다.

                 어린시절 귀하게 먹었던 으름 다래가 이산중에 이렇게 지천으로 널려있을 줄이야...

                 산행을 포기하고 으름과 다래나 채취하고 싶은 욕심이 자꾸 생겼으나 그 욕망을

                 억누르느라고...ㅋㅋㅋㅎㅎㅎ

                 으름과 다래 제법 수확했으나 으름은 보관하여 가져올 방법이 없어 꿀꺽하고 다래는

                 최대한 절제된 양만 배낭에 담아왔다.(다래술 한번 담아볼려고..)

               꼬부랑재

               다리재

  11:00분 - 봉화산(11.5km)

              봉화산 정상은 온통 억새밭이다.

              철쭉은 성리쪽에서 올라오는 곳에 있는것같고 다리재에서 접근하는 구간은 억새 천국이다

              봉화산 표지석에서 사과 한개를 반쪽시 나눠 먹고 있는데 부부산님이 도착했다.

              무주에 사는분인데 매요재에서 3시에 출발했다고 한다.

              우리보다 3km뒤에서 출발했는데 무척빠르다.

              40대 전후반으로 보이는데, 발이 어찌나 빠른지 함께가다가 먼저 보내자는 천사 말에

              나도 은근히 힘들어 먼저 가시라 작별인사를 하고 천천히 가기로 했다. 

              봉화산을 지나오면서 뒤돌아보니 가까이는 고남산이보이고 멀리 고리봉아래로 세걸산

              바래봉 능선이 이어진다.

              왼쪽 옆으로는 우뚝솟은 속금산이 길을 따라오고 좌측 멀리는 장안산 앞쪽으로는 월경산

              백운산이 바라다 보인다.

  13:17분 - 광대치(16.2km)

              왼쪽으로 내려가면 장수 번암면 광대동이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경상남도 함양 대안리다.

              그러나 여기도 다니는 사람이 없어 길은 끊긴듯하다.

              점심을 먹기로 하고 했반을 데우고 있는데 아까 쉼터에서 우리가 지나왔던 무주 부부가

              우리을 지나갔다.

  13:50분  - 광대치 출발

               가파른 길을 오르면 1시방향으로 월경산이다 대간 길은 월경산 비껴가기때문에

               바라만 보고 지나가기로 했다.

  15:15분 - 중치(19.4km 총 11시간 35분 산행)

              중치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함양 백전 중기 마을이고,좌측으로는 장수번암 지지계곡이다.

              모든 산행안내가 중지 마을로 되어 있으나,중지쪽은 경사가 완만하나 거리가 멀고

              지지계곡은 급경사이나 거리는 가깝다.(하산 20분소요)

              또한 지지계곡은 내려가자 마자 754번 군도(번암 장계간군도 )와 연결되고 걸어서

              5분거리에 민박과 팬션이 많다.

              지지계곡은 관광지라 성수기는 관광차가 수십대씩 들어오나 버스는 하루 3회(9시,2시,5시)

              남원에서 온다고 한다.

              번암 택시를 부르면 번암까지 10000원정도면되고 번암에가면 1.5시간간격으로 남원으로

             연결되는 버스가 있어 수도권 접근은 함양보다 훨씬쉽다.

 

   밤차로 이동하여 하룻밤 잠을 못자 무지 피곤했다.

   더욱이 내일 일정은 벌초와 제사가 있어 피곤할것같아 일찍 쉬기로 했다.

   계곡을 건너(계곡에는 음악이 요란하고 관광버스 2대가 도로에 주차) 단독가옥에가서 민박집을

   물어보니 5분정도 걸어올라가면 민박촌이 있다 한다.

   잘지은 팬션에가서 하룻밤 유할수 있냐고 했더니 10만원이란다.넘 사치한것같아 펼침막에

   적혀있는 민박집에 전화 했더니 3만원이라고 여기서 유하기로 했다.

   제법 넓은 마당에 헛간방이였을것같은곳을 개조하여 민박으로 쓴 것같은 방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기로 하고 값을 지불하고. 햇반과 맥주2병을 시켜  천사와 나누어 먹고,6시부터 취침

   12시간을 잤다.

   잠에서 깼는데 승기생각이....

   친구가 아랫동네에 집을 짓고 있다는데..그냥 지니칠수는 없는 노릇...

   좀 바지런을 떨면 벌초 전에 들러 갈수 있을것같아 새벽에 출발하는 동생들에게 전화 했더니

   5시에 출발했단다. 아직 도착하려면 시간은 많고....민박집 주인 할머니에게 하동까지

   걸어가면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반시간 정도란다.

   이리 가까울까 의심돼 재차 물었더니 역시 반시간이란다.

   이 반시간이 반나절이라는것을 안것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아내와 나는 다람쥐 세수를 하고 길을 나섰다. 반시간이라는 거리는 한시간 반을 걸어도

  끝나지 않고 서울서 출발한 동생들이 상동 근처에서 픽업해줘 하동슈퍼에 정차

  슈퍼 할머니께 승기네 집을 물어 들렀는데. 어머니가 계실거라고 해서 열려있는

  아래채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주무시고 식사하시다 어디 가신 흔적만...

  밖에서 동생들이 기다리고 있어 몇번 엄니를 찾다가 집을 한번 둘러보고 돌아섰다.

  서두르지 않고 꼽꼽하게 잘짓고있는 승기가 많이 부러웠다.  

  승기야 미리 전화 않해 미안하다. 근디 전날은 우리 너무 피곤했다.이해해줘 ㅎㅎㅎ

 

@ 교통편

   남원까지는 서울 인천 등에서 접근하는 교통편 많음(기차 고속버스,시외버스)

   사치 마을은 가산리가는 버스가 남원에서 1일 3회 번암에서 3회 

   번암은 남원에서 직행버스 1시간 반정도 배차간격

   지지계곡은 번암경유 남원에서 1일 3회(시간은 확인요)

   택시 이용시 남원에서 사치는 20000원정도 흥정가능

   남원에서 지지는 30000원 흥정가능

  주의할것은 메타요금으로 간다고 하면  요금이 200원씩 올라가기때문에 사치30000원이

  넘는 요금이 나온다. 정상 요금은 아닌것같은데 횡포가 심한것같음(일부 겠지만) 

 

3. 산행개념도

 

   

 

 

   여기서 날이 밝아지고

  아막성

  돌로 쌓은 이 산성은 아영고원 줄기에 자리한 산봉우리를 에워싼 것으로 둘레는

  633m 가량이다. 이곳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 사이에 격렬한 영토 쟁탈전이

  벌어진 곳으로 신라에서는 [모산]이라 불렀다.

  성터는 대체로 사각형으로 이루고 있으며,동서북쪽에 성문터가 있다.

  북쪽 성벽은 거의 완전하게 남아 있는데, 네모 반듯하게 다듬은 돌을 가지런하게

  쌓아 정교함을 보여준다.북문터 부근에 직경 1.5m 돌로 쌓은 우물터가 있다.

  성안에는 삼국시대의 기와조각 백제의 토기 조각이 쌓여있다.

   으름 다래 보리수  따다 배고파 아침 식사

 

  이 으름 맛 환상 그자체...

 

 

  잘익은 다래는 세상 어느 맛과도 비교 안돼요....

 

  으름 다래에 밀렸으나 보리수 천국

   복성이 뒷재

   복성이재

   장수군 번암면과 남원군 아영면을 연결하는 도로로 이도로가 생긴후

   인월  함양과번암 5일장을 보러 넘어다니던 짖재가 퇴락....

  복성이재에서 짖재가는 길 억새 군락

   잘록한 부분이 짖재

   철쭉이 엄청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짖재의 철쭉 아래로 통과하려면 허리를 굽혀야한다.

   뒤로보이는 길이 짖재 옛길 ...

   우리가 여기 넘어 일대 저수지 소풍갔지...

   옛길은 끊기고 대간길은 뚜렷해지고....

   봉화산 가는길에서 조금만 아주 조금 가져왔어요...

   내삶의 로망 장수 번암,   초등학교 중학교 다보이고...

   봉화산(919.8m)

 명산 지리산에 가리워 그 이름조차도 생소하게 들렸던 장수 남원의 봉화산은 덕유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 남부구간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산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라북도 남원시와

장수군, 그리고 경상남도 함양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무릇 우리나라에 봉화산이란 이름붙은

산들이 수도 없이 많은 것처럼 이 산 역시 과거 봉화가 피어올랐던 자랑스러운 산임에는

틀림없었을 터이다. 

 속금산

   944m봉

  봉화산에서 광대치 가는길은 이런 잡목과 억새 숲길

  광대치

  장수군 번암면 광대동과 함양군 대안리로 연결되는 옛길

   중치

   장수군 번암면 지지 계곡과 함양군 백전면 중기마을로 연결되는 옛길

 

  

  힘찬 민박(TEL 063-353-2320,010-5704-7765)

영화[행복]에 나오는 우리슈퍼

  시골 버스가 뿌연 먼지와 함께 사라진 정류장, 영수는 낡은 트렁크와 함께 불편히 선다.

슈퍼에서 주섬주섬 소주 한 병을 들고 나와 평상에 앉자, 은희는 머쓱한 표정으로 자리를

피해 일어난다.
그러고는 몰래 손거울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살피던, 하얀 플레어스커트의 여인.

영화 도입부에서부터 시종 일관 막걸리와 소주, 라면 등을 영수가 줄기차게 먹어대던

‘우리슈퍼’가 바로 이 원지지 마을 입구에 자리한다.

폐가로 버려진 곳을 개조한 촬영팀은  이후 간판을 함께 떼어 가고 다시 폐가로...

장수군 관계자가 답답하다. 영화 [행복]은 그렇게 크게 성공하지 못했어도 스터디

셀러가 되어 잔잔하게 영화펜들에 남아 여기를 찾는데..곳곳에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데 이좋은 자연환경과 조건을 썩히다니.....   

안내판이라도 세웠으면.....

  내 친구 승기가 짓고있는 보금자리...

   영수와 은희가 데이트하며 자장면 먹던 그 자매반점

   영화에서 마루에 앉아 발(그늘막)넘어로...그 발도 보이네

   바퀴벌레는 절대 안나와요. 안심하고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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