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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방방곡곡 여행기

청풍명월의 본향 제천&단양뒤지기

無碍人 2012. 7. 27. 09:54

2012년 7월22일 일요일 소나기 가족모두

 

어제 산행후 인근 여주에 사시는 처 고모님 칠순잔치에 온가족이 참석하기위해 다녀온 여독으로 우리 가족 모두는 일찍 잠자리에들고....

물론 목적이 판돌리기인 처남들과 동서는 밤새 판을 돌린 모양이지만...나와 울 천사 처남댁 장모님은 ㅎㅎㅎ

청풍명월(淸風明月)의 본향이라는 제천시 청풍면 도화리의 두번째밤은 편안했다.

어제의 산행으로 장모님 건강이 걱정됐는데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셔서 운동하고 있는 모습이 안심이 된다.

도화리의 아침은 이곳이 청풍명월의 고장이란것에 걸맞게 청풍호반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더불어 산중턱에 걸려있는,구름으로 강과산의 푸르름에 흰색의 조화는

께끗한 바람에 맑은 산하가  정말 잘어울린다. 맑고 깨끗하다는 의미의 청풍명월이라면 달없어도 충분하다.

금새 구름이 들어오는듯 하던이, 차분하게 내리는비는 소나기가 아닌듯 호반에 조용한 물결을 그리고 전혀 부산할거없는 아침 풍경이 참좋다.

오늘 아침은 어부네집 팬션의 주인장이 청풍호반에서 잡은 빠가사리 매운탕이다.

민물매운탕중에 가장 깔끔하다는 빠가사리(동자개)는 우리 토종물고기로 어릴적 내고향 요천에 지천으로 있던 물고기로 내게는 고향의 맛이다.

어부네 안주인 음식 솜씨는 프로급이다. 깔끔하고 시원한 매운탕 맛에 정갈한 밑반찬, 깊은맛의 강된장에 막따온 풋고추는 우리 가족 모두를 행복하게 했다.

늦은 아침을 해결하고,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단양 뒤지기에 나섰다.(10:00)

비는 잦아드느듯 가만히 차창을 때리는 호반길을 달려 장희나루 직전 옥순대교 전망대에선다(10:30)

가족 누구도 차 밖으로 나올 생각이 없는듯 주차장에 차를 세우긴 했는데...그도 그럴것이 아직 어젯밤 돌린 카드패가 눈에 아른거릴테니...ㅉㅉㅉ

나혼자 달음박질처 전망대에 오르고 잦아드는듯하던 비는 전망대에 서니 금새 소나기로 변하고 어느새 따라온 천사가 우산을 내미는 행복한 여정의 시작이다. 

비오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옥순봉은 그이름과 절묘하게도 딱 들어 맞는다.

옥순봉(玉筍峰)은 비갠후 여러개의 봉우리가 죽순이 솟아나듯 우뚝 우뚝 솟아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아닌가?

구름이 산허리에 드리운 모습이 지금 막 땅을 뚫고 올라온 죽순이 눈앞에서 살며시 낙엽을 제치고 솟아오르는것 같다.

옥순봉은 제천땅에서는 제천 10경중 제8경이라고 강조하지만 단양에서는 단양8경중 제4경이라한다.

원래 옥순봉은 제천(당시청풍) 땅이였는데 이곳이 단양팔경에 속하게된것은 조선명종때 단양군수였던 이황이 옥순봉을 단양에 속하게 해달라고 청풍부사에게 청하였으나

허락하지 않자,옥순봉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기면서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는 설화가있어 단양은 단양팔경에 제천은 제천10경에 넣고 있는것이다.

이내 빗속을 뚫고 우리 가족은 장희나루에서 오늘의 유람선 코스관광에 나선다.(11:00)

장희나루 제비봉,신선대.강선대,구담봉,금수산(둥지봉),두향묘,채운봉,현학봉,옥순봉,옥순대교를 돌아오는 충주호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관광코스로 1시간여 소요된다.

입담좋은 유람선선장의 구수한 말솜씨에 즐거움은 배가되고 부슬부슬 비내리는 선상에서 특석이라 일컫는 선미 벤치를 서로 차지하려 눈치보다, 잽싸게 천사와 나는

상석에 자리잡고 금방이라도 날아오를것 같은 제비한마리가 비상을 하는형상의 제비봉을지나 투구봉 구담봉의 절경에 입을 벌리고 만다.

구담봉은 단양팔경중 제3경으로 커다란 거북 한마리가 절벽을 기어오른듯한 형상이 물에비춰 거북무늬가 있다하여 구담봉(龜潭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하며

일찌기 퇴계 이황은 구담봉을 일컬어 '중국의 소상팔경이 이보다 나을수없다' 예찬했고,조선인종때 이지번은 이곳에 머물며 구담의 양안에 칡덩쿨로 줄을메고 비학(飛鶴)

타고 놀았다하여 신선이라 불렸다고 하는, 신비로운 풍경으로 절로 전설이 만들어지는 비경이다.

그리고 금수산의 장엄한 산세 금수산 둥지봉 암릉에 초가집 찾기는 난 아무리봐도

어느지점인지 알수가 없는데 울천사는 초가집 같지않은 바위를 초가지붕이라 우긴다.

더불어 선장님의 구수한 입담도 덧붙여지며"여자분은 백이면백 다 찾는데 남자는 못찾아요?"

정말 그럴까 혹 여자들은 다 찾는척 하는거 아닐까? 그런 심리가 있지않을까? 여자에겐 무리에 끼고 싶은 심리...그냥 내 생각일뿐이지만...ㅋㅋ

선장님의 구수한 입담은 계속되고 전시된 팝콘은 전시용이아니라는 농반진반의 멘트는 소박하면서도 정감이가 전혀 부담스럽지않다.

산기슭의 조그만 봉분하나가 있으니 물이차도 넘치지는 않겠지만 묘주인인 안두향은 자기마당에 이렇게 많은 물이차고, 날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기를 기억하고

이야기 하고 있는걸 알고나 있을까?

18세의 어린관기가 고을 원님으로온 이황을 모시고 아내와 아들을 잃은해에 단양군수로부임한 48세의 이황은 어린 관기를 품고 얼마나 많은 죄의식의 날을 보냈으면

10개월의 단양군수의 임기를 마치고는 한번도 두향을 돌아보지않았을까?

그 절절한 아품이 느껴지는 순애보가 여기있는것이다.

18세의 두향은 한번모신 지아비를 평생을 그리며 살고, 아무리 관기지만 나이어린 두향을 품은 이황은 왜 그리 모질게도 두향을 돌아보지 않았는지 그들의 아품이

느껴지고 두향의 외로움이 절절하다.

그래서 외로운 두향을위해 이렇게 우리는 배를타고 그 묘앞을 지나며 두향을 기리고....

옥순대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옥순봉과 유람선에서 바라본 옥순봉의 느낌은 다르다.

전망대에서는 정말 죽순이 솟아오르는 힘찬 기운을 맛보았다면, 푸른빛을띈 암릉의 모습은 선상에서 보기엔 한폭의 동양화속으로 노저어 들어가는 강태공처럼

내가 여기있음을 실감케한다.

이보다 더한 아름다움이, 이보다 더한 황홀함이 또 있을까 싶은 절경이다.

옥순대교를 깃점으로  우리 유람선은 다시 장희나루로 돌아오고 1시간여 유람선코스는 우리모두를 행복하게 하기에 충분했다.(12:00)

장희나루에서 원래대로라면 상선암,하선암,중선암,사인암을 거쳐야 하지만, 짧은 하루해에 다 볼수는 없는 노릇이고 가족들의 요청에 의해 우리 가족은 고수동굴관광에

나서기로했다.(12:30)

이곳 고수동굴은 삼척 환선굴과 마찬가지로 석회석동굴로 제주의 용암동굴과는 다르다.

석회석동굴은 지하 깊숙히 인간의 손이 미치지 않는 미지의 석회동굴이 수십개씩 자리하고 있으며 특히 고수동굴은 천연기념물 256호로 1700여m의 길이로

자연동굴로는 삼척 환설굴과 더불어 동양최대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동그랗게 입을 벌리고 있는 동굴입구에서 우리 가족모두 인증샷을 하고 동굴 깊숙히 속내를 들여다보기위해 동굴로 천천 빨려들어간다.

공기와 물이만나 만들어진 예사롭지않은 모양의 종유석과 석순들로 지하궁전에 들어온 느낌으로 폭염으로부터 탈출이나 되는듯 이보다 더한 냉방은 없을듯하다.

어디선가 누가 "아저씨 냉방좀 줄여요.너무추워요"하는 농담에 까르르웃고 바라보는 동굴에는  신심이 없어도 절로 두손을 모우게하는 마리아상,금방이라도 힘차게

날개짓하며 동굴밖으로 날아갈듯 날개를 펴는 독수리바위,실제 도담삼봉을 쏙 빼닯은 도담삼봉바위, 1년에 겨우 0.1mm씩 가까이 다가가 수십만년후에나 만날수

있다는 사랑바위,천국의 성벽을 옮겨놓은듯한 천당성벽,모두가 신비하고 상상력을 뛰어넘을 아름다움과 황홀함으로 다가온다.

미로처럼 엉겨있는 동굴 전체를 관람하는데는 40여분 걸리고 환선굴과 달리 이곳 고수동굴은 입구와 출구가 달라 일방으로 진행만 하면 되게 되어있다.

시원한 동굴관광에서 벗어나니 누구랄것도 없이 찜통더위를 견디지못해 막걸리 한사발씩 들이키고 다음 행선지 도담삼봉으로 이동한다.(13:30)

도담삼봉은 단양팔경중 제 1경으로 삼봉이라는 호를 쓰는 삼봉 정도전이 이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낸곳이다.

정도전이 이곳에 자라 도담삼봉과 관련된 설화도 있지만 이 아름다운 풍광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쓰게된것도 이곳에서라 하고

퇴계이황은 도담삼봉을 다음과 같이 노래 하기도했다..

 

山明楓葉水明沙 (산명풍엽수명사)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三島斜陽帶晩霞 (삼도사양대만하)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
爲泊仙橫翠壁 (위박선사횡취벽)          신선이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졸적에
待看星月湧金波 (대간성월용금파)       별빛 달빛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

 

남한강의 푸른 물결을 비단삼아 두르고 있는 도담삼봉은 남편봉을 중심으로 처봉과 첩봉이 양옆으로 아담한 모양새로 서있으며 남편봉에는 삼도정이라 불리는

육각정자가있다.

그런데 이렇게 신비하고 고혹적인 모습의 도담삼봉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뭔가 금방 그 신비함이 사라지고 짜증과 싫증같은 마음에 내내 부담스럽다.

주차장 앞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는내내 마음 한구석의 그 무거움이 뭔지 고민고민했는데 내 결론은 남편봉에 있는 삼도정이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옛모습은 아닌것같고,어울리지않게 삼도정 정자모습이 지나치게 크고 언발란스가난다.

아예 정자가 없다면 어떨까? 아니면 지금보다 자그마한 순수한 목재 정자는?

난 건축에 문외한이지만 뭔가 불편하다. 여기에 정자를 세운것은 삼봉 정도전이라 하지만 분명한것은 단원 김홍도의 도담삼봉도에는 정자가 없다.

지금같은 정자있는 도담삼봉보다는 정자없는 도담삼봉은 어떨까?

나만이 느끼는 불편함인가?

마지막 코스인 단양팔경중 제2경인 석문은 도담삼봉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있는데 우리 가족은 이미 지쳤다 

꽉짜여진 일정과 어제오후 칠순잔치 참석 그리고 밤새워 돌린 카드놀이탓으로 누구도 석문에 대해서 관심이없다.

아쉽지만 가족들 의견에 따라 도담삼봉에서의 점심을 끝으로 이번 여행도 마쳐야할시간이다.(15:00)

그래도 함께할 가족이 있고 개성은 다르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이틀내내 웃고 떠들며 보낸 나들이가 생활에 활력소가 되고 새로운 힘이 되고,

내년여름엔 꼭 제주도를 함께 하기를.....

 

1.단양팔경개념도

도담삼봉석문구담봉옥순봉사인암하선암중선암상선암단양팔경 지도

 

 

어부네 팬션에서 한컷...

 

깔금하고 정갈한 어부네 팬션 빠가사리매운탕

전망댈에서 바라본 옥순봉

옥순대교

 

 

장희나루

 

 

제비봉

신선대

투구바위

안두향묘

강선대

 

구담봉

 

구담봉

 

금수산 엄지바위

 

 

옥순봉

 

장희나루

고수동굴입구

 

 독수리바위

도담삼봉

 창현궁

 

옥바위

마리아상

 

산돼지바위

 

 

 

 

도담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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