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리 부부 산방
합천&성주가야산 종주산행(백운동-만물상-칠성봉-우두봉-봉천대-해인사) 본문
2012년 11월21일 물의날 맑음 가인산님23명
가야산 산행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먼저 시기가 문제였다 한국명산 12경중하나요 조선8경에 속한 가야산을 가을철 단풍이 멋있을때 가려고 아껴두었는데 실기하고 11월 산행이라...
아꼈다가 내년 봄에 진달래 철쭉 필때 다녀오자는 의견이 분분 했는데..
결국 산행일정은 잡히고 참가자가 겨우 23명 열악한 산악회 사정이 뻔한데...그래도 눈치로보니 여기저기 십시일반 찬조금모아 겨우겨우....
집행부에서 한발 비껴있는 나로서는 구경이나 하고 떡이나 먹는 몰염치 할 수 밖에...
인천에서 가야산은 장거리라 새벽 일찍 출발하고(만수동기점 06:00)
쉬임없이달려 성주백운동에 이른다.(10:00)
가야산 동쪽의 백운동지구는 1987년 조성된곳으로 가야산성과 여러개의 암자터가 산재한 가야문화의 박물관격인 지역이다.
만물상코스가 38년동안 통제되다가 2010년부터 등산로정비가 끝나 개방되면서 현재는 가장 각광받는 등산코스로 인기가 있고,용기골 심원골등 아름다운 계곡이
만물상 코스 개방으로 찾는이로 넘쳐나고 있으며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과 온천도 갖추고있는 종합관광위락 시설로 발전중이다.
오늘 산행은 해발고도를 500m급에서 1400m까지 급하게 올려야하는 난코스로 만만한 산행이 아니다.
채비를 단단히하고 야생화 식물원을지나 만물상코스 초입 1km의 흙길을 급하게 고도를 높인다.
금새 입에서 단내가 나고 숨이 목에까지 찬다.
그렇게 많은 산행을 하면서도 산행초반의 컨디션 조절은 항상 숙제다.
이렇게 단체 산행은 군중심리에 준비운동도 제대로 하지않고 다투어 나가는 생리라...홀산을 하는 나로서는 적응하기가 쉽지않다.
일행에서 뒤로 물러나 천천히 가려하지만 그리 맘대로 되지않는게 사람인지라....함께 다투고...
백운동탐방지원센터 600m라는 표지에 서니 온몸이 땀에 젖고 방한 내피를 벗어 새로운 채비를 갖추고 산아래 백운동을 처음으로 내려다 본다.
저 산아래 어딘가에 나라를 세우고 서로 영역다툼을 벌였을 고대로부터 민초들의 그 고난의 삶을 지켜봐왔을 이 산정이 때로는 전쟁터가되고 때로는 청춘남녀의
소박한 꿈을키우고 사랑을 나누는 삶터가 되었으리라...
산성흔적이 뚜렷한 가야산성터에 이르러 본격적인 암릉코스가 시작된다.(11:00)
가야산성은 합천군과 성주군사이의 가야산에 있는 산성으로 성안에 용기가 있어 용기산성이라고도 하며 축조연대는 알수 없으나 삼국시대 산성으로 보이며
임진왜란때는 승병장 유정(惟政)·신열(信悅)이 수축했다는 기록이 있다.
만물상은 바위와 봉우리가 만가지 형상을 하고 있다하여 금강산의 만물상을 본따 지어진 이름이다.
선두 산님들의 보조를 맞추다보니 뒤돌아보는 여유를 잃고 자꾸 급해지기만 하는데 아예 뒤로쳐저 카메라 셔터를 눌러보기로 하고 뒤로 빠진다.
봉우리도 많고 바위이름도 각양각색 일일이 거명하고 품평한들 그 아름다움에 누가 될까봐 만물상은 그냥 만물상이라.....
작은 금강산이 여기 있는듯하다.
여기저기 형상이 많은 바위 봉우리를 만물상이라 이름짓는데 소금강의 만물상,금강산의 만물상,그리고 가야산의 만물상...조물주는 우리에게 이렇게 자기가
만든 형상들을 다시 보여주며 무엇을 가르치려 했을까?
삶에지친 우리에게 세상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며 삶을 돌아보고 천천히 천천히 옆도보고,뒤도보고,위 아래도보며....
이렇게 유유자적하라고...그런데 오늘 나는 유유자적 할 수가 없다. 일행에 뒤쳐지면 빠듯한 산행시간에 집행부 마음 조릴테고....기다리는 산님 ...
이래저래 나는 홀산꾼이다.
사진 찍느라고 뒤쳐진 발걸음 서두르고 다시 뒤쳐지고 만만찮은 등로에 오늘 몸은 고단하지만 여기저기 눈시리도록 아름다운 암봉과 암릉들...절벽과 바위틈의
소나무...천길 낭떨어지를 이어가는 철계단....자연과 인간이 만든 조형물이 함께 어우러져 만물상의 묘미를 더한다..
인간의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조각인것처럼 사람이 오고가는 섭리가 여기 만물상에 그 신비한 속살을 드러내 보여주고...
지나는 산객은 여기 만물상에서 생의 신비한 비밀을 엿보며 옷깃을 여민다.
그리고 알수도 없는 이름의 산 그리뫼가 파도처럼 물결치는 산정....
남산 제일봉이 서로 이어지고 북으로 저기 어디쯤 대덕산과 덕유산이...1000m급 고산준봉이 즐비하게 줄을서며 다가선다
이름하여 개구멍이라는 바위구멍넘어로 상아덤에 이르고...(12:00)
상아덤(서장대)은 대가야와 금관가야의 건국신화를 간직한 성스러운곳이다.
가야산신 정견모주(正見母主)는 하늘신, 이비하에 감응되어 두아들을 낳는다. 큰아들 '뇌질주일'은 대가야의 시조 이진아시왕이되고 둘째아들'뇌질정예'는
금관가야의 시조 수로왕이 됐다. 예컨대 산신과 하늘신이 만나 가야국을 탄생케 한것이다.
가야산은 우두산(牛頭山).설산(雪山)·상왕산(象王山)·중향산(衆香山)·기달산(怾怛山)등 여섯가지 이름이있었다한다.
가야산은 대덕산에서 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에서 비껴서있으면서 산세가 높고 수려하여 삼재불입지쳐(三災不入之處) 라하여 병란을 피하고 먹고살기
편안한 영험한 산으로 1,2세기에 합천고령지방에 일어난 대가야국땅으로 대가야국에서 따온 이름이 가야산이 되었다는 설과 불교가 들어오면서
범어의 '가야'가 소를 뜻하는것으로 불교가 들어오기전 이산이 소머리형상을 하고 있어 우두산(牛頭山)으로 불렸는데 인도의 가야산이 불교성지이므로 가야산으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설이다.
서성재에서 용기골로 올라온 가인산님들과 막걸리 한잔씩 나누어 마시고 용기골에서 오신 산님은 만물상코스로 하산하고 일행보다 한발앞서 가야산 정상
칠불봉으로 향한다.사진촬영을 해야하는 나로서는 뒤로 쳐질수밖에 없으니 산행시간이 빠듯한 동절기 산행에서 뒤로 쳐지는것은 민폐다.
가야산 정상부의 모양새가 불꽃이 피어 오르는듯하다 하여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석화성(石火星)의 절정"이라 했다.
이산의 최고봉인 상왕봉(우두봉1430m)과 칠불봉(1433m)사이의 칼날같은 바위군이 마치 '불꽃이 피어 오르는 듯 수려하다'는 표현이다.
이산이 품고있는 해인사쪽의 계곡을 가을단풍이 너무붉어 계곡물까지 붉게보인다하여 홍류동,여름에는 금강산의 옥류천을 닮아 옥류동이라 부른다.
서성재에서 칠불봉에 이르는길은 가야산성터를 지나며 암릉부로 철계단이 장단지 근육을 팽팽하게 긴장케하는 오름이 체력의 극한점에 이르게 하고 칠불봉은
행정구역상 성주군으로 건너 우두봉보다 3m가 높아 성주 사람은 이곳이 실질적인 가야산 정상이라 주장한다.
칠불봉에서니 땀에 흠뻑 젖었던 몸이 식어 금방 한기가들고 오래 지체할수없는 추위가 엄습한다.
맑고포근한 날씨였는데도 상고대 날씨는 급변하고 산아래 나즈막한 산마루가 손바닥안을 들여다 보는듯하고 건너 우두봉이 친근하다.
우두봉은 소의 머리형상으로 정상부에는 사철마르지않는 우비정이라 이름붙여진 고인샘이있다,
泉自金牛鼻孔通 우물이 금우(金牛)콧구멍속으로 통해있으니
天將靈液置롱종 하늘이 신령스런물을 높은산에두었도다(가파를롱.산우뚝할종 컴이인식못함)
당能一揷淸穿肺 혹 한번 마신다면청량함이 가슴을찌르니(빼어날당 인식안됨)
頃刻翩翩遠御風 순식간에 바람타고 멀리날아 가리라
이미 이곳은 한겨울이라 꽁꽁 언 우비정에 불경스런 썰매타는 모양을 연출하고...우비정은 글자그대로 소의코를 지칭한다.
우두봉아래 봉천대에서 정상주로 막걸리한잔을 나누어 마시고....(13:20~14:00)
조선시대 가야산에올라 호연지기를 키우던 한강 정구일행이 봉천대와 인근 남산제일봉(매화산)을 올라 지었던 시한구 옮겨본다.
한강정구는 조선시대 명문장가로 이 시에서 조선시대 젊은이의 기상과 꿈,그리고 기개를 엿볼수있다.
此地位儘高矣. 차지위진고의
然更有上峯, 연갱유상봉
豈非所謂慮字地位乎?기비소위려자지위호?
이자리도 정말높긴 하지만
다시 더 높은 봉우리가 있으니
어찌 려(慮)자 지위라고 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慮) 자 지위’는대학(大學)에 나오는말로 ‘정밀히 생각한 뒤에야 사리판단이 최선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慮而后能得]’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학습목표를 4단계로하고 차선에 만족하지말고 더 노력하라는 철학적교훈이 있는단어다
즉 최고에 이르기전에 차선으로 만족하거나 안주하지말고 더 노력하라는말로 정구는 봉천대에 오르는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건너 매화봉까지 올랐다는 기록이있다.
봉천대 앞의 한시 한구를 음미하며 해인사를 향해 줄달음친다.
伽倻山上有仙靈 가야산 꼭대기에 신령한곳 있으니
澗水冷冷草水榮 개울물 차갑고 초목은 무성하도다
당使雲宗極丹懇 혹 구름에 지극히 정성을 다하면
沛然雷雨起峰靑 패연히 뇌우가 산봉우리에 일어나도다
봉천대는 기우제를 지내던곳이라 간절히 구름에 빌면 뇌우가 일며 비가 쏟아진다 했는데 오늘 비는 빌지않아도 안전산행을 빌어 본다.....
해인사는 선사시대이래 산악신앙부터 불교신앙의 성지로 팔만대장경판을 600년동안 보존해온 법보종찰로서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삼재불입(三災不入)의
영기가 서린 명찰이다.
임진왜란때 왜군이 들어오지않았지만 이후 일곱번의 대화재에도 불구하고 대장경판이 있는 장경각만은 한번도 피해를 입지않았다니 이또한 해인사가 영험한
사찰임이 분명하다. 이곳 해인사는 화엄10찰의 하나로 공부하는 승려가 5000을 넘어 이지역에서는 주민보다 승려가 많은적도 있다하고 거느리는 암자만도
1000여곳이나 됐을정도라한다.
택리지에서는 "세상을피하여 숨어사는이들이 수양하는곳" 세종실록에서는 "옛말에 천하의 명산은 중이 많이 차지하였다"라고 했던곳이 해인사다.
가야산을 유람하고 <가야산기행문>을 쓴 정구는 가야산과 해인사를 유람하고 "마음을 넓히기를 힘씀이지 안계(眼界) 넓히기 위함이아니다"
혹은 "천년처사의 마음 말없는 가운데 합하네"라고 해인사와 가야산을 유람하는 이들에게 무엇을 느끼고 깨달아야하는지 가르쳐주고 있다.
또한 20여년전 입적하신 우리시대의 큰 스님이신 성철스님은 이곳 해인사의 초대 방장으로 이곳 백련암에서 수행하시고 퇴설당에서 입적하시며 그 유명한
"산은 산이요,물은 물이다"라는 법어를 남기신 곳이다.
삼국시대 최치원으로부터 조선시대 정구 근세의 성철스님까지 해인사는 그 시대를 사는 큰스승이 머물거나 유람하며 이땅의 스승들의 수양처가되고 깨달음을
주는 명상터가 되어온 영산 영지라 아니 할 수없다.
봉천대로 부터 한시간 반 정도면 해인사에 이르고(15:30) 그 유명한 해인사 외나무 다리에 이른다.(지금은 잘 다듬어진 돌다리)
해인사외나무다리(海印寺獨木橋)
橋起通馬牛 다리에 소와말이 지나는것을 꺼림이니
後人信此規 후세사람들은 이를 본보기 삼을지니라
古來架一條 예부터 한가닥으로 건너 지름이니
愼勿加添浦 삼가 첨가하거나 덧붙이지 말도록하라
ㅋㅋ 해인사 외나무다리는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으로 말탄 양반님네들이 법당앞까지 들어오는길을 막기위해 만들어 졌다하며 언제부턴가는 이 다리를
건너야 극락에 들수 있다고 한다. 모처럼 고소함이 코 끝을 상큼하게 하는데...
혹 오늘도 불청객 산꾼이 누비고 다닌 여기저기 법당안에서 공부하는 스님들께 민폐가 안됐으려나....
해인사를 한번 휘휘돌아 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산채 비빔밥으로 늦은 점심을 하는걸로 오늘 산행도....(16:00~17:00)
1. 산행코스
백운동 탐방지원센터-전망바위-상아덤-서장대-칠불봉(1433m)-우두봉(1430m)-봉천대-해인사
(9.7km, 6시간)
2. 산행경로
04:30분 - 집출발
부평경찰서 가인탑승 시내한바퀴
06;00분 - 만수동출발
10;00분 - 백운동주차장
가야산식물원
전망바위(666m)
11:00분 - 가야성터시작(945m)
쉼터바위-덮개바위
만물상
촛대바위
개구멍-상아덤
12:00분 - 서장대(1136n)
서성재
가야성터
입석바위
13:10분 - 칠불봉(1433m)
13:20분 - 상왕봉(1430m)
정상아래서 정상주(40분)
20:00분 - 봉천대
대피소
토신골갈림길
마애불갈림길
15:30분 - 해인사
16:00분 - 해인사터미널(9.7km,6시간)
16:50분 - 해인사출발
21:50분 - 집도착
@ 교통편
가인차량 영동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주 IC
3. 산경표
백운동 탐방지원센타
백운동
가야산성
만물상능선
서성재
개구멍
석화성이라 일컫는 칠불봉
만물상능선
칠불봉
만물상능선
우두봉(1430m)
매화산(남산제일봉)
우비정
봉천대
해인사외나무다리
용탑선원으로 넘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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